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 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안도현의 가을 엽서라는 시이다.
최근들어 어느 시인이 국회에 진출해 비례대표에서 성공적(?)인 재선 국회의원이 되더니 많은 이들이 정치적 색을 지나칠 정도로 드러내고 있다.
그게 신념이라 할지라도
그걸 무기로 남들을 비난하고 몰아부치는 모습은 내 고루한 생각으로는 살짝 거북스럽다.
그러면 시가 주는 공감이 아무래도 탈색될 수도 있어 아쉽다.

안도현 시인도 요즘 그런 모습을 보이곤 한다. 어찌되었던 시인은 가을이 우리에게 주는 배려를 보여준다.

언제나 가을은 우리 모두에게
비록 직접 시를 쓰지는 못해도 생각과 마음만은 시인으로 만들어간다.

요즈음에 어울리는 시를 만났다
낙엽이라는 제목의 이재무 시인의 시이다.
나를 사로잡고 놓아주지않는 대목은
“한 가지에 나서 자라는 동안 만나지 못하더니 낙엽 되어 비로소 바닥에 한몸으로 포개져 있다“ 라는 대목이었다.
 
시를 만나보자.


낙엽
           이재무
 
시를 지망하는 학생이 보내온
시 한 편이 나를 울린다
세 행 짜리 짧은 시가 오늘밤 나를
잠 못 이루게 한다 
 
“한 가지에 나서 자라는 동안
만나지 못하더니 낙엽 되어 비로소
바닥에 한몸으로 포개져 있다“ 
 
그렇구나 우리 지척에 살면서도
전화로만 안부 챙기고 만나지 못하다가
누군가의 부음이 오고 경황 중에 달려가서야
만나는구나 잠시잠깐 쓸쓸히 그렇게 만나는구나
죽음만이 떨어져 멀어진 얼굴들 불러모으는구나 
 
  「푸른 고집/이재무시집/천년의 시작    페이지 90 에서」


많은 생각들이 교차되는 한주간이었고
특히나 주말은 더욱 그랬다.
드러내 보이지는 않지만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위축되는듯 하다.

대학동기모임에 참석했다.반가운 알굴들이었다30여년만에 처음 본사람들이 반수 아상이다.그 시절 내가 과 대표를 했기에 누구보다도 그들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기에.헤어질 때 사람들이 묻는다.
왜 말 한마디 안하느냐? 라고
난 그냥 웃기만 했다.

아래 안개낀 나주호가 내마음 같더니
안개는 조금씩 걷혀가고 있었음에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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