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으로 와서 첫번째 맞이하는 아버지 기일이었습니다.

주위 사람 아무에게도 '오늘이 아버지 기일'이라고 내 마음을 털어 놓지를 못했습니다.

그들의 관심사항이 아니기에 ... .

 

어머니께 전화를 넣었습니다.

생각보다는 일찍 제사를 마쳐서 어머니와 아내하고만 통화를 했습니다.

 

돌아보니 오늘은 우리 가족 네명이 각자 홀로 자는 날입니다.

 

나는 중국 천진.

아내는 광주 본가.

아들은 부산 (군 복무).

딸은 서울 집.

 

'이렇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아버지가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아버지를 멀리 하늘나라로 떠나 보내면서

임종 순간부터 장례를 마치는 순간까지 한번도 소리내어 울지도 못했고

남들에게 눈물 한번 보이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수군댔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얼마나 존경하고 사랑하는 나를 지켜주는 보루였던 아버지 이셨는데

당신을 보내는 슬픔이 "천붕"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인데도

 

내가 눈물을 보이지 않은 이유는

 

첫째  아버지의 영혼이 나를 지키시는데 내가 울면 당신도 슬퍼하실까 봐서

둘째  내가 무너지면 우리 가족 다 무너질 것같아서 나라도 중심을 잡아야 하기에

        (저는 딸 다섯에 아들 하나인데 제가 맨 위였기에 더욱 더 책임감으로)

세번째 당신이 내곁을 떠나셨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어서였습니다.

 

당신을 보내고 지금까지 세번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첫번째는 삼오제를 지내면서 마지막 인사를 올릴 때였습니다.

그 이유는 내가 당신을 보고 싶을 때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실감으로 다가왔기에

내 삶의 중심이셨던 당신이 안계시는 때 감당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일로 내 가슴이 산산히 부서지는 생채기로 긴 흉터를 냈습니다.

아버지께서 살아 계셨다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만 .... 

 

두번째는 회사일로 여러가지 어려운 일이 겹쳐서 광주 본가가는 길에 산소에 들려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어머니께서 아신 것입니다. 내가 산소에 들려 소리내어 울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아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나 혼자만의 비밀이었는데

 

사실 광주 본가 갈 때 가는 도중에 산소가 있기에 자주 아버지 산소에 들렸는데 그날 만큼은 어려움으로 가슴이 아릿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 왈 "무덤에서 우는 게 아니란다"라는 말씀을 새겨 그 이후에는 산소에 들러 봉분 주위를 살피고 어루만져도 울지는 않습니다.  

 

세번째는 바로 오늘입니다.

멀리 천진에서 당신을 기억하면서 괜히 울음이 났습니다.

아무도 보는 이 없으니 소리내어 울어도 눈치보이지 않으니 얼마나 편합니까?

 

이제 조금 안정이 되어 이렇게 반추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그래도 난 내가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당신을 기릴 수 있어 그나마 행복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정말 많이 보고싶습니다.

오늘 저녁 꿈에서라도 많이 보고싶은 날입니다.

 

                  <130426>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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