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10. 23:41 차한잔 나누면서

바람.

평소 무관심하게 보던 아내의 카톡 !.

그 카톡 대문에  "바람" 이라는 단어가 쓰여 있습니다.

 

관심있게 보는 내가 유나하게 보였던걸가요.

 

아내가 묻습니다.

당신 이 '바람'이 뭔지 알아요?

 

난 망설임없이 대답했다.

"아마 바람風 에 바람望 닐까? 라고

 

아내는 맞다고 환하게 웃다가는 이내 곧 얼굴이 어두워졌습니다.

아내의 어머니 즉 내게는 담양 어머니라 부르는 장모님께서 당뇨 합병증으로 나름 큰 수술을 하신 후

회복중에 걷던 중 잘못하여 넘어지셔서 고관절을 다치신 후 마음 편히 움직일 수 없으시다가

이제는 몸까지 쇠약해지셔서 거동 자체가 어려운 까닭입니다.

멀리 떨어져지내고 속 마음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아내는 내내 숨죽이듯 있었던 것입니다.

 

얼마전 설 때 잠시 들렸던 첨단 소재의 요양병원은 내가 보기에도 안스러운 곳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아내는 그곳에 있는 내내 어머니의 손을 곡 잡고 있었지만

머무는 냐냐 마음이 아리고 아팠을 것임에도 애써 웃고 있었고

아내의 속 마음 심정을 잘아는 나도 안스럽고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나마  그때는 거동의 불편함을 빼고는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었는데

최근에 급작스레 안좋아지셨다는 소식을 접했으니...

 

아내는 시간이 허락하면 따스한 봄날에 어머니 모시고

친언니랑 함께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다녀오고 싶답니다.

어머니랑 함께 나누고 싶은 추억을 만들고도 싶은 

그게 그곳에 숨겨져 있는 바램이었습니다.

 

작년에 제 어머니 모시고 북경을 관광할 때 휠체어를 빌려서

오래 걷지 못하시는 어머니를 휠체어로 밀면서 함께 구경하면서

기쁘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하면서 저도 속으로 눈물을 삼켜야 했습니다.

다행히 뒤에서 휠체어를 밀면서 드는 생각들로 ...

그나마 뒤에서 밀고 이동하였기에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그래도 제게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소중히 기억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어제 장모님께 오랫만에 전화를 걸었는데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기운이 다 빠진 목소리여서

통화를 하는 내내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장모님께 죄송스럽기도 하였습니다.

 

통화를 마치자 말자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번 주에 모든 일정을 다 뒤로 미루고 병원에 다녀오자고 하였습니다.

 

빨리 예전의 건강함으로 돌아오기를 빌어봅니다.

매일 기도 제목 가운데

오늘은 멀리 천진의 레지오 단원들에게 기도를 부탁하였습니다.

기도의 용사들이 함께하니 좋은 소식으로 응답받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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