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엔가 한국에서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이 위문(?)차 이곳을 들린적이 있었다.

모두들 이틀은 개인 휴가를 내고서 왔는데 별다른 대접을 해주진 못했지만

나름 중국 천진에 사는 내 모습도 보고 그리고 운동도 저렴하게 하고 (평일 할인 티겟을 준비했다가 유용하게 사용했다) 또 다른 그들만의 즐거움도 만끽한 일정이 되었다고 했다.

그 일행 네사람 중에 세사람은 내가 직접 입사면접을 보고서 뽑은 동료이자 후배이면서

같은 부서원이었으니 그 깊은 인연과 정이야 말할 것도 없다.

 

이곳에 온 첫날 같이 식당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예전 이야기로 이야기 꽃을 피웠는데

이젠 나이가 나이인지라 돌고 돌아서 오는 마지막 화제는 나이먹음에 대한 이야기로

옛 얘기들과 버물어져 아쉬움의 향취가 묻어났었다. 

 

그러다 그들이 내게 물었다.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인기 노래방 애창곡이 있는데 아느냐는 것이엇다.

들려준 노래 제목은 "안동역에서"와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였다.

이 곳에서야 한국 노래 들을 일도 부를 일도 없으니 그 노래의 제목 부터가 낯설었다.

간혹 인터냇에서 보는 인기 TOP 노래는 아이돌 노래인지라 아마 중장년층에서 즐겨 부르는 노래로 보였다. 내가 물었다. 도대체 그 노래가 무슨 노래냐고 물어보니 요즘 직장인들이 이 노래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하면서 흥얼흥얼 들려주었는데 그 곡조가 낙설지 않았다. 그 노래 가사를 들어보니 어디서 들어본듯하여 기억을 되살려보니

한국 TV에서 무슨 보험 선전할 때 아줌마들이 나와서 부르는 노래 곡조였다.

 

이야기가 겉돌았는데 오늘 하고자 하는 얘기는 "흰머리"이다.

 

나는 부모님이 주신 덕으로 아직 염색을 하지 않고 있다.

서울에 있을 때 고등학교 동기들 모임에 가면 열에 일곱은 염색을 했다고 하면서 

나는 염색하지 않았다고 하면 녀석들은 깜짝 놀래면서 부러워 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어느새 흰머리가 새치처럼 보이더니 제법 반백이 된듯하다.

 

머리를 감고 말리면서, 또는 외출하려고 머리를 매만질 때 보면 어느새 내머리도 제법 희끗해짐을 실감한다. 아직 염색을 해야 할 정도로 하얀 서리가 내린 수준은 아니지만 이제는 내 스스로 흰머리가 많이 늘었다는 것을 스스로 실감하는 것이다.

 

어느새 흰머리가 많아졌다. 

자신이 나이들었음을 가장 먼저 아는 이는 바로 자신이며 거울 앞에 섰을 때라고 한다.

그리고 남들이 나이들어 보인다고 말할 때에는 이미 생각 이상으로 늙어 보인다는 의미라고 했는데 딱 맞는 말이다. 내 스스로 먼저 나이듬을 느끼니 말이다.

 

이왕 말나온 김에 작년에 한국에 들러 처가에 들렸는데 담양 어머님이 내 손을 잡고 하시는 첫말씀이 " 아니 송서방 자네도 이제 흰머리가 많아졌네. 중국가서 혼자 사느라  고생많네" 라는게 첫인사였으니 그 인삿말을 듣고 있는 내 스스로도 계면쩍어졌다. 이 곳 중국에 있는 시간이 짧았다 해도 나름 심적인 스트레스로 인하여 흰머리 숱이 늘기도 했을거고 더군다나 내 나이가 이제는 그럴 나이이기도 할 것이다.

 

엊그제 거울을 보면서 최근들어 깜짝 놀랬다.

내가 생각한 수준보다 훨씬 흰머리 숱이 많이 늘어났음에 ...

얼마전까지 흰머리를 보면 새치라고 하면서 뽑아 내기도 했는데 

다시 보니 이제는 그 생각 자체도 엄두가 나지 않는다. 

 

거울 속 내가 보아도 이제는 내 나이 이상으로 나이들어 보인다. 
혹자들은 이를 연륜이 느껴진다고 미사여구로 표현하면서 위로를 하지만

그 속내는 나이들었다는 뜻이다.

 

되돌아 보면 최근들어 내 마음속에서 부터 현실을 인정하고 내 나이를 인정하기 시작한 때 부터 흰머리가 급속하게 늘어난 듯하다. 실제 그럴리 만무이지만...

 

마음을 다시 한번 가다듬는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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