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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16 님의 침묵 만해 한용운

 

 

 

만해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은 설명이 필요없는 시일게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시이기에 오늘은 함께 감상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시는 시인의 마음도 중요하지만

시를 읽는 독자의 마음 또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시인의 마음을 함께 느끼면 더욱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이 시는 교과서에 실린 시로

당연히 시를 외우는 과정에서 다가섰다.

그 당시에는 본 고사가 있어 시를 접하거나

간단한 수필은 통째로 암기하던 시절이었다.

시의 한 구절이나 한 단어를 괄호로 공란을 채우라는 문제가 간혹 출제되었엇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시의 배경등을 공부하다보니 

일제시대 그 시절의 만해를 생각하면서 느끼긴 했지만  

아무래도 그 느낌은 부족하기만 했었다.

 

그러다 5월 광주를 현장에서 지켜 보면서

가장 나를 사로 잡았던 시이다.

여기서 님은 나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숙제를 던져주었지만

솔직히 이 자리에서 보면 그 주어진 숙제는 숙제로만 끝나고 말았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아름다운 이별을 눈 앞에 두고서 이 시가 또 다시 다가왔다.

이게 시가 주는 감동이자 역설이 아닐까 한다.

 

옛 감정, 옛느낌 그대로...

잠시 눈을 감아 본다.

 

                     <08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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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승려이면서 독립운동가이면서 시인인, 만해 한용운.
만해 한용운의 시를 보면 승려이기 이전에, 독립운동가이기 이전에 시인이라는 먼저 생각이 든다. 그는 근대 시인들보다 훨씬 앞세대에 속한다. 한학과 문어체가 익숙한 세대인 것이다. 그런데 '님의 침묵'을 비롯한 그의 시들을 보면 안으로 간직한 운율에 시어들은 거침없이 살아숨쉰다. 1879년생인 그의 시에 전통과 인습이 문학적 감성의 자유분방함을 누르고 있으리라 여기는 것은 그릇된 편견에 불과할 따름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그의 시를 읽어보면, 그가 무엇이기 '이전에'를 말한다는 것은 경솔한 판단이란 생각도 든다. 승려이면서 독립운동가이면서 시인인 만해 한용운이 총체적으로 한 편의 시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이다.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라는 그의 '군말'은 중생과 세계와 역사와 문학을 포괄하는 그의 사상의 독특함이 잘나타나 있다. 그것은 또한 그의 문학의 특성일 것이다. [북토피아 제공]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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