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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14 미소도 하나의 선물
  2. 2013.11.10 사소한 일이 우리를 위로한다.
  3. 2013.11.06 옷걸이의 착각!
  4. 2013.10.29 축의금 만삼천원 이철환
  5. 2013.10.29 어느 스님의 교훈.(폄)

 

 


 

 

그 날 나는 누군가에게 미소 짓기만 해도

베푸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 후 세월이 흐르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 지지 의사표시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고마운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마야 안젤루, ‘나는 멋지고 아름답다’에서>

 

그렇지요.

내가 모르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낯선이의 얼굴에서 나를 향한 미소를 보았을 땐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나도 가볍게 미소를 보내곤 합니다.

 

어느 날엔 에리베이터를 탔는데 무뚝뚝한 얼굴을 만나면

나도 굳어지지만 애써 웃으면서 가볍게 목례를 하면 그도 금방 얼굴이 환해집니다.

 

아이들 어렸을 때 우리 가족은 회사 사택에 살았습니다.

공장이 다르고 부서가 다르다 보니 서로 얼굴은 모르지만

그래도 한 회사에 다니는 동료의 가족이기에 다른 곳과 달리

예리베이터를 타면 아이들이나 어른들 할 것 없이 가벼운 인사를 나누곤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유달리 우리 아이들에게 인사성이 밝도록 교육을 했습니다.

멀뚱 멀뚱 서 있으면 억지로라도 인사를 시키곤 하다보니 

습관이 되었는지 서울에 와서도 아파트 단지에서 예의바른 착한 아이들로 소문이 났습니다.  어쩌다 에리베이터에서 아이들이랑 함께 타면 그 분들이 아이들의 인사를 받으면서 제게 아이들 칭찬을 하면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원래 어렸을 땐 인사를 잘하면 모든 게 용서될 시기이니까요.

물론 이 평범한 진리는 어른이 되어서도 유효하답니다.

 

오늘 글 하나 보면서

나름 "미소도 선물의 하나"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작은 베품 하나가...

 

회사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휴지르 사용하는데

그 사용한 휴지로 세면대의 흘린 물기를 닦아내는 게 오랜 습관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말없는 제 모습을 본 중국 직원들이 아주 드물지만

저처럼 사용한 휴지로 세면대 물기를 닦아내는 모습을 보고 방긋 웃어주었습니다.

그도 나를 보면서 하얗게 웃었습니다.

 

마음이 흐뭇해지는 날입니다.

 

           <141114>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사소함의 일상들
그 사소한 일들에 울고 웃는다.
.그리고 때로는 우리를 위로한다..

동감1

 

<1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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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옷걸이의 착각

세탁소에 갓 들어온 새 옷걸이한테 헌 옷걸이가 한마디 했다.
"너는 옷걸이라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지 말길 바란다."
"왜 옷걸이라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시는지요?"
"잠깐씩 입혀지는 옷이 자기 신분인 양 교만해지는 옷걸이들을

그동안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故 정채봉 선생님의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예전에 제가 모시던 분이 이 책을 보시곤 제게 그 책을 선물하셨습니다.
저도 이 수필집을 읽고서 감동적이어서 사업부 팀장이상과 함께 나눈 기억이 새롭습니다.
옛 제 블러그에는 이 글이 그 시절에 이미 올라 있었는데
오늘 카톡으로 받은 후 다시 찾아 옮겨 봅니다.
이런 친구가 한 두명만 있어도...
나이들어 가니 옛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보고싶어집니다.

 

축의금 만삼천원 

                                        이철환

10년 전 나의 결혼식이 있던 날이었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정말 이럴 리가 없는데.....

식장 로비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형주를 찾았다.
형주는 끝끝내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 때
형주 아내가 토막 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허위적허위적 올라왔다.
“철환씨, 어쩌죠. 고속도로가 너무 막혔어요.
예식이 다 끝나버렸네....”
"왜 뛰어왔어요. 아기도 등에 업었으면서.....
이마에 땀 좀 봐요.”

초라한 차림으로 숨을 몰아쉬는 친구의 아내가 너무 안쓰러웠다.
“석민이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친구 아내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덮고 등 뒤의 아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친구가 보내온 편지를 읽었다.

<철환아, 형주다.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석민이가 오늘 밤 분유를 굶어야한다.
철환이 너와 함께 할 수 없어 내 마음 많이 아프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 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 천 원이다.
하지만 슬프진 않다.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너와 함께 읽으며 눈물 흘렸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기에 나는 슬프지 않았다.

아지랑이 몽기몽기 피어오르던 날
흙속을 뚫고 나오는 푸른 새싹을 바라보며
너와함께 희망을 노래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나는 외롭지 않았다.
사자바람 부는 거리에 서서
이원수 선생님의 <민들레의 노래>를 읽을 수 있으니 나는 부끄럽지도 않았다.

밥을 끓여먹기 위해
거리에 나 앉은 사람들이 나 말고도 수천 수만이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철환이 장가간다.... 철환이 장가간다.... 너무 기쁘다.”
어제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의 오스스한 별을 보았다.
개 밥그릇에 떠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 들려 보낸다.
지난 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가서 먹어라.
철환아, 오늘은 너의 날이다. 마음껏 마음껏 빛나 거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해다오.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

해남에서 형주가>

편지와 함께 들어있던 축의금 만 삼천 원....
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세장....
형주가 거리에 서서 한 겨울 추위와 바꾼 돈이다.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
“형주 이 놈, 왜 사과를 보냈대요. 장사는 뭐로 하려고.....”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새 신랑이 눈물 흘리면 안 되는데.....
다 떨어진 구두를 신고 있는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 텐데.....
이를 사려 물었다.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 형주가 마음 아파할까봐
엄마 등 뒤에 잠든 아가가 마음 아파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 가운데 서서......

-------------------------------------

너의친구 철환이가 형주에게-

친구야! 술 한잔하자
우리들의 주머니 형편대로 포장마차면 어떻고 시장 좌판이면 어떠냐?

마주보며 높이든 술잔만으로도 우린 족한걸
목청 돋우며 얼굴 벌겋게 쏟아내는 동서고금의 진리부터
솔깃하며 은근하게 내려놓는 음담패설까지도
한잔술에겐 좋은 안주인걸

자네가 어려울 때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마음 아프고

부끄러워도 오히려 웃는 자네 모습에 마음 놓이고
내 손을 꼭 잡으며 고맙다고 말할 땐 뭉클한 가슴

우리 열심히 살아보자.
찾으면 곁에 있는 변치않는 너의 우정이 있어
이렇게 부딪치는 술잔은 맑은소리를 내며 반기는데

친구야! 고맙다

술 한잔하자
친구야 술 한잔하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철환 작가의 수기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어느 스님의 교훈

아주 옛날 산골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아이가 하나 있었습니다.
아이는 배가고파 온 종일 우는 게 일이었지요.
아기의 부모는 우는 아이에게 회초리로 울음을 멎게 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매를 맞을 수밖에....
그날도 부모는 우는 아이에게 매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집 앞을 지나던 노스님이 그 광경을 물끄러미 보다가 불연 무슨 생각이 난 듯 집으로 들어와서 매를 맞고 있는 아이에게 넙죽 큰절을 올렸습니디.

이에, 놀란 부모는 스님에게 연유를 묻습니다.
"스님! 어찌하여 하찮은 아이에게 큰절을 하는 것입니까 ?"
"예... 이 아이는 나중에 정승이 되실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곱고 귀하게 키우셔야 합니다." 라고 답하고 스님은 홀연히 자리를 떴습니다

그 후로 아이의 부모는 매를 들지 않고 공을 들여 아이를 키웠습니다.
훗날 아이는 정말로 영의정이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그 스님의 안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요.
감사의 말씀도 전할 겸 그 신기한 예지에 대해 물어보고자 스님을 수소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스님을 찾은 부모는 웃음을 띄며 감사의 말을 건네고 바로 궁금했던 점을 묻습니다.

"스님, 스님은 어찌 그리도 용하신지요. 스님 외에는 어느 누구도 우리 아이가 정승이 되리라 말하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빙그레 미소를 띄던 노승은 茶를 한 잔씩 권하며 말문을 엽니다.
"이 돌중이 어찌 미래를 볼 수 있겠습니까....
허 허 허 그러나 세상의 이치는 하나이지요"

이해하려 애쓰는 부모를 주시하며 노승이 다시 말을 잇습니다.

「"모든 사물을 귀하게 보면 한없이 귀하지만 하찮게 보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법이지요.」

마찬가지로 아이를 정승같이 귀하게 키우면 정승이 되지만. 머슴처럼 키우면 머슴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것이 세상의 이치이니 세상을 잘 살고 못사는 것은 마음가짐에 있는 거라 말할 수 있지요."

-모셔온 글-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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