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는 복통 없다…위치 따라 원인질병 30가지

 

 

 

 

 

평생 살면서 배 한번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다. 배가 아프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그 원인을 파악한 후 정확한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배가 조금 아프다고 매번 병원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우리 곁을 떠난 고 신해철 씨도 수술 후 극심한 복통을 호소했지만 병원 측이 별것 아니라고 치부해 화(禍)를 키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복통(腹痛)은 반드시 이유가 있다. 복통 위치에 따라 질환 종류도 다르다. 복통에 대한 상식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복부(배 부위) 통증의 위치를 알면 30가지 이상 질병을 알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복통은 복강에 있는 위, 소장, 대장, 간, 담낭 및 췌장 같은 소화기관 이상으로 주로 생기지만 간혹 심장, 폐, 콩팥, 자궁, 난소 등 복강 외에 위치한 기관에서 유발되기도 한다. 이처럼 복통 이유는 다양해 의사가 환자에게 복통 양상에 대해 여러 질문을 하게 되고 배를 직접 만져보며 의심되는 질환에 맞는 검사를 실시한다.

민영일 비에비스 나무병원장은 “복통이 있을 때는 언제부터, 어느 부위가, 어떻게 아프기 시작했는지, 통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다른 동반 증상은 있는지 등을 기억해 의료진에게 알려주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배가 아플 때 자가 진단은 이렇게 한다. 배를 좌우상하로 4등분해 각 위치별 나타나는 통증으로 어떤 장기에서 이상이 발생했는가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상복부에서 통증이 생기면 위장 혹은 십이지장 궤양과 췌장염이 원인일 수 있다. 하복부에서는 방광이나 전립선 감염증과 나팔관, 난소와 자궁 감염증, 종양에 의해서 통증이 생긴다.

오른쪽 아랫부분(우하복부)에서 생기는 통증 중 매우 심각한 것은 충수돌기염(맹장염)이다. 이 부위 통증을 유발하는 또 다른 원인은 신장결석, 대장염, 그리고 여성은 나팔관과 난소질환 등이다. 충수돌기는 회맹부라고 불리는 대장말단에 붙어 있는데, 이곳은 림프절이 잘 발달돼 있어 질환이 침범하기 쉽다. 림프종, 장결핵, 장티푸스, 장염 등이 여기에서 잘 시작된다. 2세 이전 남아에게서 잘 나타나는 장중첩증(장의 한 부분이 장 안쪽으로 말려 들어간 것)도 이곳에서 시작된다.

 

복부의 오른쪽 윗부분(우상복부)에서 발생하는 통증은 담낭(쓸개)에 염증을 유발하는 담석증 때문이다. 또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간의 염증성 질환인 간염도 이 부위에 통증을 유발한다. 왼쪽 윗부분(좌상복부)에는 위장 대부분과 대장 일부, 비장이 위치해 있는데, 이 부위에 지속적인 통증을 일으키는 것은 위궤양이다. 대장에 가스가 찼을 때에도 통증이 생길 수 있지만 대부분 금방 사라진다. 복부에 강한 충격으로 비장이 손상됐거나 비장을 침범하는 여러 질환에 의해서도 이 부분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특별한 장기가 없는 왼쪽 아랫부분(좌하복부) 통증은 게실염과 신장결석으로 생긴다. 통증이 있어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심하게 아플 경우 요로결석일 가능성이 크다. 게실염은 대장(하행결장) 벽에 생긴 주머니에 장의 내용물이 고여 발생하는 염증이다. 여성은 좌하복부가 아프다면 나팔관과 난소에 감염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배가 아플 때 아픈 부위를 눌러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 복통 원인이 심각한 것일 수 있다. 따라서 누를 때 더 아픈 압통이 있는가를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압통은 손가락으로 복부의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 그 압력에 의해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대수롭지 않은 원인에 의한 복통은 대개 압통을 동반하지 않는다. 하지만 매우 심각한 질환인 신장·요로결석은 압통이 전혀 없거나 아주 약하게 동반된다.

 

복통을 유발한 질환은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급성 중증질환에서 기능장애에 의한 만성질환까지 다양하다. 간혹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은 약해 보이지만 심각한 질환인 경우도 있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지만 상대적으로 가벼운 질환을 진단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환자는 명치 부위가 불편하고 체한 것 같다고 응급센터를 찾게 되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흔한 질환인 위염, 기능성 소화불량증이 아닌 생명을 위협하는 심근경색이나 대동맥 파열을 진단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극심한 복통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창백한 얼굴로 내원하는 환자가 상대적으로 경한 질환인 요로결석이나 변비, 생리통을 진단받기도 한다.

 

시간 경과에 따라 복통 양상이나 부위가 달라지는 질환도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질환이 진행한 후 환자를 진찰하게 되는 의사를 명의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충수돌기염(맹장염)은 초기 명치나 배꼽 부위 불편감을 느끼다가 점차 아랫배 오른쪽(우하복부)으로 통증이 옮겨 가고 그 정도도 점점 더 심해져 복부 진찰만으로도 진단을 내릴 수 있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초기에 진찰한 의사는 단순한 위염인지, 장염인지, 맹장염 초기인지, 확진하기가 간단치 않다.

담낭염은 초기에 주로 명치 혹은 그보다 약간 오른쪽의 불편감을 호소하고, 점차 통증이 심해지면서 윗배 오른쪽(우상복부)으로 통증 부위가 국한되며 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정시경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갑자기 배 전체가 아픈 경우는 위장관 천공, 급성 복막염, 장 폐색, 궤양성 대장염, 여성인 경우 난소 낭종 파열, 자궁 외 임신 등의 질환을 의심할 수도 있다”며 “평상시와 다른 양상의 복통이 있다면 병원에서 복부 진찰을 반드시 받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즘처럼 기온이 뚝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면 배를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배 전체가 따뜻한 사람은 몸 전체가 따뜻하고 건강한 사람이다.

그러나 배 전체가 차가운 사람은 몸 전체가 차가워 ‘냉한 체질’이거나 ‘체온저하’가 있다는 뜻이다. 일본 명의로 손꼽히는 이시하라 유미 박사는 “정상체온(36.5도)보다 체온이 1도 내려가면 면역력이 30% 이상 떨어지고 신진대사도 12%쯤 하락한다”며 “배가 차가운 사람은 신진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어떤 병에도 잘 걸린다”고 설명한다.

 

배꼽 아래가 차가운 증상은 대부분 여성에게서 나타나며 하반신 전체가 냉할 때 발생한다. 명치부위가 차가운 사람은 위의 혈액순환이 좋지 않은 것으로 이런 증상을 방치할 경우 위염, 위궤양, 위암과 같은 질환에 걸리기 쉽다. 오른쪽 옆구리의 명치 부위가 차가운 사람은 간장병을 앓을 가능성이 있거나 이를 방치하면 간장병에 걸릴 수 있다. 또 여성들은 하복부가 차가울 경우 아랫배에 있는 자궁, 난소, 방광, 신장, 대장하부, 직장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함을 의미하며 자궁근종, 자궁암, 생리불순, 생리통, 난소낭종, 난소암, 방광염, 신장염이나 요로의 염증·결석·암, 대장암에 걸리기 쉽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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