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상식이어서 옮겨 놓습니다.

원리를 아게 되면 더욱 신기하고 재미가 있네요.

 

 

[한겨레] 건강검진기에 숨은 과학 원리

몸에 전류 흘려 근육·뼈·지방 등 분석
안압 측정때 안구 평편케 하려 바람 ‘훅’
혈압 5㎜Hg 오차땐 고혈압 환자 2배차
날숨 크기로 들숨 양 추정해 폐활량 검사




 

 

 

30일 오후 서울 중구 세브란스체크업에서 한 직장인이 체성분분석기를 이용해 체지방과 근육량 등을 측정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체성분 분석: 세포 내 수분 24.2ℓ, 세포 외 수분 14.8ℓ, 단백질 10.4㎏, 무기질 3.43㎏, 체지방 13.8㎏.”

50대 직장인 이아무개씨가 최근 받은 건강검진 결과표다. 몸무게가 66.7㎏인 이씨에게 상담의사는 “적정 체중이 64.1㎏이니 2.6㎏을 빼되 지방을 4.2㎏ 줄이고 근육을 1.6㎏ 늘리라”고 권했다. 이씨가 한 건 단지 실내 운동기구처럼 생긴 기기 위에 올라가 1~2분 서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몸속 지방량에서부터 몸의 균형 상태, 부종(몸이 붓는 증세) 여부까지 알 수 있었다.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저항 이용해 체성분 분석

이씨가 맨발로 올라가 손잡이를 양손으로 잡고 서 있던 기기는 ‘체성분분석기’다. 비만은 ‘체지방이 과도한 상태’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비만 여부 판단에는 일반적으로 키(㎝)에서 100을 뺀 뒤 0.9를 곱해 표준체중을 구하는 ‘브로카법’과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눠 나온 값, 곧 ‘체질량지수’(BMI)가 많이 쓰인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보디빌더처럼 근육량이 많은 사람도 비만으로 나올 수 있어 최근에는 몸속 지방량(체지방량)을 직접 측정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추세다.

체성분분석기는 우리 몸에 400마이크로암페어 정도의 약한 전류를 흘려 발생하는 저항값(임피던스)으로 체지방 등을 분석해낸다. 원리는 전압(V)=전류(I)×저항(R), 곧 ‘옴의 법칙’에 있다. 전류를 흘려준 뒤 전압을 측정하면 저항값이 나온다. 우리 몸은 70% 정도가 물로 이뤄져 있지만 지방에는 수분이 없어 전류가 흐르기 힘들다. 곧 저항이 크다. 반면 지방을 뺀 나머지(제지방)는 73%가 수분이어서 저항이 작다. 이를 이용해 체지방의 양을 구할 수 있다. 저항값이 클수록 체지방이 많은 것이다.

‘인바디’ 등 최신 체성분분석기는 흘려주는 전류의 주파수를 다양하게 보내 세포내 수분과 세포외 수분을 구분해 측정한다. 저주파 전류는 세포막을 잘 통과하지 못하지만 고주파 전류는 세포 속까지 흐른다. 저주파와 고주파 때의 저항값 차이를 이용해 세포 안팎의 수분량 비율을 구할 수 있다. 세포외 수분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져 전체의 40% 이상이면 부종으로 판단한다. 부종은 신부전·심부전·간경변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체지방을 제외한 ‘제지방’은 근육과 뼈(골격)로 이뤄져 있다. 근육에서 수분을 뺀 나머지가 단백질이다. 또 제지방에서 근육을 뺀 나머지가 뼈, 곧 무기질이다.

체성분은 두 팔다리와 몸통 등 부위별로 분석할 수 있다. 왼팔의 체성분은 1.전류를 왼손에서 시작해 왼발로 흐르게 한 뒤 2.전압을 왼손에서 오른손 사이에서 측정해 3.가운데 겹치는 부분에서 나온 저항값으로 계산할 수 있다. 사지를 뺀 몸통은 1.전류를 오른손에서 오른발로 흘리고 2.전압은 왼손에서 왼발까지 측정해 3.가운데 겹치는 부분의 저항값을 측정하는 방식을 쓴다. 몸통은 사람 몸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저항값이 작아 잘 측정해야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다. 표준 체지방량은 성인 남자는 15%, 여자는 23% 정도 된다.




바람과 빛을 이용한 눈검사

이씨는 안과에 가서 시력검사 말고도 눈에 바람을 훅 쐬는 안압검사와 빛을 번쩍 쬐는 안저검사를 받았다. 안구(눈알) 안에 차 있는 방수액은 늘 새로 생기고 기존 수액은 하수구 같은 곳으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배출에 이상이 생겨 안압이 높아지면 망막 신경이 손상돼 녹내장 등 질환이 발생한다. 안압측정기는 우선 카메라로 눈을 촬영해 자동으로 각막의 가운데 쪽으로 노즐을 맞춘 뒤 압축공기를 순간적으로 분사한다. 공기압력이 각막의 일정 면적을 눌러 안구를 평편하게 만들 때 걸리는 시간을 측정한 뒤 계산식에 넣어 안압을 산출한다.

안저는 동공(눈동자)을 통해 안구의 안쪽을 들여다보았을 때 보이는 모든 부분을 말한다. 먼저 안저 카메라를 눈앞에 놓으면 빛을 쬐어 반사돼 나오는 각막, 홍채, 동공의 이미지를 이용해 사용거리를 맞춘다. 다음 안구의 중심에 카메라를 정렬시킨 뒤 플래시를 터뜨려 촬영을 한다. 백내장 등으로 혼탁한 눈이 아니면 망막이나 시신경에 이상이 있는지 관찰할 수 있다.




혈압·폐활량 검사

혈압계는 크게 수은혈압계와 아네로이드혈압계, 전자식 혈압계로 나뉜다. 수은혈압계는 러시아 의사 니콜라이 코롯코프가 1900년대 초반 제안한 청음 방식을 토대로 한다. 팔에 커프(공기주머니)를 감아 압박했다가 서서히 풀어주면서 청진기를 대고 혈류 소리를 들으면 어느 순간부터 멈췄던 피가 흘러 와류가 일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이때 혈압계에 나타난 값이 심장이 수축했을 때의 혈압(수축기혈압)이다. 반대로 압박이 완전히 풀려 더 이상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가 이완기혈압이다. 훈련된 사람이 측정해줘야 하는 불편함과 유해 중금속을 사용하는 단점이 있다. 아네로이드는 액체를 쓰지 않는 기압계의 원리를 원용한 혈압계로, 스프링의 내구성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전자식은 수은혈압계처럼 커프를 쓰지만 혈류에서 발생하는 압력진동을 측정해 혈압을 잰다는 점이 다르다. 자가진단이 가능한 반면 측정 전 10분간 안정을 취한다든지, 커피를 마시지 않고 재는 등 매뉴얼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표준혈압계와 보정을 해줘야 정확한 혈압을 잴 수 있다. 병원 갈 때 가져가 수은혈압계 결과치와 비교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혈압 측정에서 5㎜Hg 오차만 발생해도 고혈압 환자가 2배 늘거나 준다.

폐활량 검사는 폐 크기를 재는 것으로, 들이쉬는 숨의 양을 측정해야 하지만 폐 속에 기기를 넣을 수는 없어 반대로 내쉬는 숨의 양을 측정해 추정하는 것이다. 숨을 크게 들이쉰 뒤 내쉰 공기의 양으로 재는데 길게는 7~8초까지 계속 내쉬도록 한다. 정상 상태에서는 처음 1초 동안 전체 날숨의 70% 이상이 나오지만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질환이 있는 경우엔 70%가 안 된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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