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12월27일) 계사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금요일 아침입니다.

알차게 마무리 하시고 새해를 준비하는 뜻깊은 주말 보내시기 바랍 니다.

■ 한 해를 살아간다는 것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까?’ ‘ 어떻게 하면 내가 능력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라는 비슷한 질문 들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져보지만 대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새해가 되면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한 해를 보내기 위 한 계획과 목표를 세운다.

그러나 연말이 되면 새해에 했던 고민과 질문들은 다시 기억하고 싶 지 않아진다. 새해 벽두의 결단과 계획들은 봄이 지나면 어디론가 증발해 버렸고 지금은 현실에 급급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에 해결해야 할 일들도 해결하지 못하고 쩔쩔매는 자신의 모습 에 대해 실망하고 분노한다. 왜 우리는 새해가 되면 내세우는 거창한 구호들이 연말만 되면 용두 사미가 되는 것일까? 용 두사미가 될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목표를 세우기 때문이다.

어떤 한 사람이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 산의 정상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산에 올라가기 위한 자기점검과 준비과정, 산에 올라가기 위한 노력 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산을 오를 준비나 산에 오르는 과정을 위한 준비는 없고 산 정상에 대한 생각밖에 없다. 산 정상을 아무리 상상해도 산 정상에 그냥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 너무나 답답하고 힘겨우니 정상을 상상하며 살 수는 있다. 그러나 이룰 수 없는 목표나 이룰 수 없는 어설픈 준비 과정은 남자 들의 삶을 더 아프게 만드는 일이다.

산의 정상을 오르고 싶다면 현재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부터 점검해야 한다. 다른 남자들의 화려한 성공담에 휘둘려 자신도 그렇게 되고 말겠다 는 생각을 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점검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내가 오르고자 하는 높은 산만 생각하지 말고 그 높은 산까지 가는 길도 생각해야 한다. 그 높은 산까지 가는 과정도 내 인생의 목표를 이루는 중요한 과정 이기 때문이다.

산 밑까지 잘 도달해야 비로소 등산을 시작할 수 있다. 산행을 시작하면 그다음부터는 상상 속의 평안함은 깨어지고 평지를 달려왔던 안전함도 포기해야 한다. 높은 산일수록 가파르고 험악하기 때문이다. 산 정상에 올라 경험할 수 있는 높은 성취감은 한계상황을 극복하며 정상에 오른 사람들이 맛볼 수 있는 짜릿한 인생의 희열이다.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지난 한 해 동안 내가 오르고 싶은 높은 산 하나를 목표로 세우고 살 아왔는데 이제 겨우 산 밑에 도달했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인생을 자 책하지 말자. 높은 산은 한 걸음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숨을 몰아쉴 정도로 빨리 달려가야 할 일들이 있고, 어 떤 경우에는 온갖 여유를 다 부리면서 가도 되는 길이 있다. 강약을 달리할 때 리듬감 있는 음악이 되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길도 어떤 순간에는 내리막길을 달리듯 빨리 가고, 어떤 순간에는 오르막 길을 가듯 천천히 갈 수 있는 마음의 조절이 필요하다. 나이 들어가면서 알게 된 것은 빨리빨리 하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 니라는 것이다. 때로는 게으름 때문에 실패한 것 같지만 게으름이 주는 인생의 유익 을 맛보는 일도 있다.

한 해를 결산하면서 어떤 목표를 세우고 얼마나 다가왔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나 자신을 향해 “수고했다, 열심히 살아줘서 고맙다!”라고 격 려해 주자.

 (남성사회문화연구소 이의수)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블로그 이미지
저의 일상을 통해 사람사는 이야기와 함께, 항암 관련 투병기록 및 관련 정보 공유를 통해 치유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한글사랑(다향)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