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카페에서..다행히 아기배우와 배우 이준기>

 

 

아마 이런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입니다.

아이를 낳아 기르다 보니 아버지 어머니 마음을 잘 알겠는데도 

바쁘다는 핑게로.....

 

대학교 일학년 때로 기억하는데 방학중에 아버지가 일하시는 건축현장에

아버지를 도우러 갔었습니다.

그 때 점심으로 아버지와 함께 근처 식당에서 점심으로 떡국을 먹었습니다.

사실 저는 떡국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먹는 점심이라고 그 당시에는 특식인  떡국을 제게 사주신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마음을 알기에 맛있게 한그릇을 비워냈습니다.

그런 내 모습을 흐뭇해 하시며 함께 식사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제게 남아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떡국은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때로는 아버지의 그 모습을 기억해 내기 위해 아주 간혹 별식으로 먹곤 합니다.

 

언젠가 집에 들려 함께 얘기를 나누던 중 조용히 내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어차피 못일어날 것 일찍 끝내고 싶다..

  그런데 내가 목숨을 끊으면 효자인 네가 남들에게 어찌 보이고

  그 마음에 네가 어찌 살까 생각하니 마음을 굳게 먹게 되더라."

 

한쪽 폐가 없기에 한번 기침을 시작하면 몇분동안 쉬지않고 기침을 하셨는데

기침이 끝나고 나서도 폐를 쥐어짜는 듯한 고통과 함께 기운이 다 빠지셔서

한동안을 더 고통스러워하신 후 하신 말씀입니다.

 

 

물론 그후로 육개월이 안되어 돌아가셨지만

자신의 참을 수 없는 고통보다도 아들의 마음과 체면을 더 중히 여기신 것입니다.

TV에서 보면 버림받은 무보여도 자식의 주소와 연락처를 절대 밝히지 않는 노인분들을 보면 역시나 부모 마음은 다 한결같은 것 같습니다.

 

아래 글 보면서 아버지에 대한 여러가지 추억들이 생각났습니다.

 

                 <131014>

 

 

 

아버지 지갑에 들어있던 사진 한장

 

언니는 가족과의 연락을 끊고 살았습니다.

아버지 때문이었지요.

 

스무 살 무렵부터 아버지가 가게에서

일을 심하게 시켰기 때문에

언니는 항상 아버지와 사이가 안 좋았습니다.

 

결혼할 남자를 데려왔을 때는

아버지가 심하게 반대하는 바람에 결혼하지 못했고요.

 

그 문제로 계속 사소한 싸움이 이어지다가

아버지가 언니를 심하게 손찌검까지 한 겁니다.

그 길로 언니는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죠.

 

언니가 나간 지 9년이 지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습니다.

언니에게 연락을 했죠.

 

장례식장에서 본 언니는

아직도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는 듯

별로 슬퍼하는 표정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아빠의 지갑을 보던 언니가

갑자기 저를 와락 껴안고

흑흑 흐느끼면서

한참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더군요.

 

지갑 안에는 어렸을 때에 언니가

아버지와 함께 웃으며서 다정하게 찍은

사진 한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가끔 꺼내 만져보셨는지 낡기도 많이 낡았지만

사진 가장자리가 가장 많아낡아 헤어져 있었어요.

 

        - 유혜정-

 

 

'짧은글 긴여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혜로운 10가지 이야기  (0) 2013.10.17
네 귀는 정말 특별하구나!  (0) 2013.10.16
세상에 나쁜 날씨란 없다.  (0) 2013.10.11
책을 읽고 또 읽어라.  (0) 2013.09.24
아는 만큼 사랑한다.  (0) 2013.09.22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블로그 이미지
저의 일상을 통해 사람사는 이야기와 함께, 항암 관련 투병기록 및 관련 정보 공유를 통해 치유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한글사랑(다향)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