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의 강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물길이 튼다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꾸 섞여야겠지만
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야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 잘때 그대가 나를 지켜 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과 친하고 싶다.

 

아래에 마종기님의 시를 옮긴 적이 있다.

그분의 삶에 대해 언젠가 인터뷰ㅜ를 통해서 육성으로 들은 적이 있다.

누군가에 대해서 잘 알고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좋아하게 된다.

마종기 시인에 대한 내 생각 역시 마찬가지 경우에 해당된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 산 치열한 삶은 아니지만

그가 가지고 살아온 생각에 대해서는 깊게 공감한 셈이다.

그래서 함께 나눈다.

 

                <100220>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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