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옮기는 윤보영의 시를 보면 오래전 아버지를 기억하며 옮긴

 

"당신이 보고플 때면" 이라는 글과 일맥상통한다.

 

무소유


구름은 희고, 산은 푸르며,
시냇물은 흐르고 바위는 서 있다.
꽃은 새소리에 피어나고,
골짜기는 나무꾼의 노래에 메아리친다.

온갖 자연은 이렇듯 스스로 고요한데,
사람의 마음만 공연히 소란스럽구나."
"소창청기(小窓淸記)"라는 옛 책에 실려 있는 구절이다.
자연은 저마다 있을 자리에 있으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고요하고 평화롭다.

그러나 사람들은 제 자리를 지키지 않고
분수 밖의 욕심을 부리기 때문에
마음 편할 날이 없고 그들이 몸담아 사는
세상 또한 소란스럽다.

돌이켜보면 행복의 조건은
여기저기 무수히 놓여 있다.
먹고사는 일상적인 일에 매달려
정신을 빼앗기고 지내느라고
참된 자기의 모습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우리가 이 풍진 세상을 무엇 때문에 사는지,
어떻게 사는 것이 내 몫의 삶인지를 망각한 채

하루 하루를 덧없이 흘려 보냈다.

내가 행복해지고 싶다면
이것저것 챙기면서 거두어들이는
일을 우선 멈추어야 한다.

지금 차지하고 있는 것과
지닌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

소원했던 친구에게 이 가을날 편지를 쓴다든지 전화를 걸어

정다운 목소리로 안부를 묻는 일은 돈 드는 일이 아니다.
모든 것을 돈으로만 따지려는
각박한 세태이기 때문에,
돈보다 더 귀하고 소중한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일이
행복해지는 비결이다.

가을밤이면 별빛이 영롱하다.
도시에서는 별 볼 일이 없을 테니
방안에 별빛을 초대하면 어떨까 싶다.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 아무나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 주거공간에서

혼자만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여건이라면,
시끄러운 텔레비전 스위치를 잠시 끄고
전등불도 좀 쉬게 하고, 안전한 장소에
촛불이나 등잔불을 켜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무 생각 없이
한때나마 촛불이나 등잔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주 고요하고 그윽해질 것이다.

 [법정 스님 무소유 중에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혹시 내 생각 날 때는
                                       ㅡ윤보영ㅡ

앞에 있는 꽃들이 내 얼굴로 보일때
가슴속에 누가 있나 들여다 볼래
세상에서 내가 제일 졸아하는 사람
늘 담고 사는 그 사람이 웃고 있을 테니까

앞에 있는 나뭇잎이 편지로 보일때
편지속에 무슨 글이 있나 읽어 볼래
세상에서 제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늘 적고 있는 그리움이 가득할 테니까

홀로 서 있는 겨울 나무를 만나면
나무의 생각을 들려달라고 할래
품고 있다 떨어진 나뭇잎이 그리워
너를 못 잊는 나처럼 기다린다 할 테니까

빗속에서 걸어 나와 가슴에 안기고
달 속에서 걸어나와 내 손을 잡아주는
담고 사는 네 모습이 너무 보고 싶어서
보고 싶어  잠시도 지울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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