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서울에서 보내시고
내 보기에는 쓸쓸하지만 어머니께는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광주 본가로 다시 가셨다.

아들 집에 계시는 내내
당신은 편하고 즐거웠다고 말씀하셨지만
사람 만나는 재미가 없으셨으니 잠시 외출길 외에는  많이 심심하셨을게다.

계시는 6일 동안 집 근처 모래네 시장과 마곡 서울식물원 그리고 인사동을 잠시 들렸다. 인사동은 예전에 들리셨었고 서울식물원은  제주도나 다른 곳의 식물원에 비해 크기가 작아서 새로운 느낌은 조금 덜하신 듯 하다. 추운 겨울이고 편치않은 한쪽 무릎에 어디 구경차 옮기시기가 불편해 하실까 봐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셨으니... 

새로이 이사 온 곳이고 더군다나 이 곳은 당신께는 초행길이라 근처 산책도 못하셨으니...
'모처럼 아무 것도 안하시고 정말 편하게 쉬다가신다'고 아내에게 연신 '고맙고 수고했다'는 말씀까지도 아들 입장에서는 내내 마음이 쓰였다.

그나마 재래시장에서 몇가지 필요한 것을 사고서 들린 아파트내 커피숖에서 모처럼 단둘이서 세시간이 넘도록 어머니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는데 내게는 그 어떤 시간보다도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아내가 시장가지 전에 살짝 귀뜸겸 제안이었는데 현명한 아내가 우리 부자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었다.

두어차례 저녁에 와인 맛도 즐기고
손자녀석이 사준 피자도...
와인은 처음이라며 나중에 본가에서도 함께하시자고 제안을 하셨다.
피자는 싫어하지 않으셨으니 ...

광주 갈 채비를 마치신 후 함께 시내버스를 탔다. 잠시 떨어져 앉게 되었다가 이내 내 옆자리가 비어 함께 앉게 되었다.

자리를 옮기시자 말자 당신 손을 내밀어 내손을 꼭 잡고 자리에서 일어나시기 전까지 잡은 내 손을 혹시 놓칠새라 풀지 않으셨다.
그 시간 내내 어머니의 마음이 말씀을 안하셔도 손을 타고서 내게로 전해졌다.
그 속마음을 아는지라 눈물이 나서 멀리 창밖만 보았다. 잠시 돌린  얼굴이 낯선 승객과 마주쳤는데 눈길이 서로 마주치자 마자 계면쩍은 듯 마주친 눈길을 이내 바로 돌리는 걸 보니 내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본듯 했다.

   건강해라.
   치료 잘하고
   서로 건강하게 보자.

   내걱정 말고,
   모든 걱정 내려놓고
   오로지 너만 생각해라.
  
   건강해질 것이야...

버스에서 내리기 직전에 내게 말씀하신다. 잠시 표를 재발행하고 기다리는 동안에 한 말씀을 더하셨다.

환자인 너도 힘들겠지
병간호 하는 사람은
늘 피곤하단다.
여송이 엄마에게도
고맙다는 말 꼭 전하고
너도 더 잘 해줘라.

어머니와 눈을 마주쳤다.
고개를 끄덕이며
 "네! 잘 알아요. 잘 할께요."

어느새 승차권 발행기 앞이다.
여러차례 전달받은 승차권을 인쇄하려 자동발권을 시도했는데 불가하다. 아내와 통화를 아니 송정역에서 동생으누바로 끊었다고 말한다. 당황스러움 속에서도 어마니께 자리에 앉아계시라고 부탁을드리고 창구로 직접 발행하러 갔다.스마트폰의 승차권을 보여주자 바로타면된다고 한다. 내가 타는게 아니라 어머니께서 타신다고 하자 이 건은 재발행에 해당되어 직접 창구에서만 가능하다고 설명해 준다. 그러면서 어머님 연세가 65세 넘느냐고 해서 넘으신다고 했더니 경로할인(30%)을 해 주신다.  언라인으로 예약발권시 경로우대가 보이지 않아 일반발권이었는데 (경로우대가 금요일은 안되는 걸로 알았음) 경로우대적용되니 웬지 횡재하는 기분이었다

KTX 차량 안 앉을 좌석까지 모셔다 드리고,
차창밖에서 손을 흔들어 인사를 드렸다.

항암치료 외래진료를 위해 세브란스병원행 시내버스에 다시 몸을 실었다.

마곡 서울 식물원

 와인(아내와 어머니) 난 식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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