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엘리어트 (Billy Elliot, 2000)

영화의 배경은 1985년 영국의 시골도시 탄광촌에서 시작된다. 이영화의 개봉이 2000년도이니 벌써 17년이나 지난셈이다. 추석 연휴에 IPTV에서 고르고 고르다가 나름 선정한 영화였는데 잘 고른 영화다.

아내는 제목만 듣고서도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로 배우 오디션에 대하여 주연배우의 여러조건을 얘기하는 걸 들으니 아마도 영화로도 뮤직컬로도 오래도록 사랑받는 영화였다. 구랴서 평점에 별4개반이니 IPTV평가에서도 발군이었고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실제 이 영화는 영국 로열 발레의 탄광촌 출신의 남성 무용수 필립 모슬리의 실화를 참조하여 제작된 영화로 [발레리노]를 꿈꾸는 가난한 소년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제이미 벨이 공개 오디션으로 발탁돼 데뷔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빌리 엘리어트. 시작 장면에서 발레복들 사이에서 글러브를 끼고 언짢은 표정을 하고 있다가도 길에서 춤을 추며 누비던 소년의 주근깨 얼굴에 인상적인 영화의 시작이었다.
추석 연휴에 만난 빌리는 온몸으로 춤을 추고 자신이 좋아하고 본능적으로 끌리는 몸이 저절로 반응한 춤을 알고 즐기는 아이였다. 성격이 퉁명스럽고 어려운 가정 환경에 따른 화를 발산하지 못해 때론 주위의 사서한 것에 예민해 보여도 일찍 여윈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늙으신 할머니를 사랑하는 편견으로 타인을 재지 않는 때묻지 않은 소년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영화 내내 온 몸으로 춤을 추며 날아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어머니의 18살이 되면 읽어보라는 편지를 달달 외우면서 언제나 아들 곁에 있다는 걸 빌리 스스로도 굳게믿고 외로움을 이겨내는 모습을 냉장고를속 우유를 마시는 도중에 환상처럼 느끼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에 살짝살짝 눈물이 났다.
장난끼 있게 웃는 모습에서도, 선생님에게 화를 내는 모습에서도,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신념을 굳히는 장면, 탄광 파업 중에 아들을 위해 신념을 굽히고 다시 갱도에 들어가는 모습 에서도 살짝 이슬이 맺혔다.

자신이 진정 좋아하고 열정을 느끼는 것이 있고 노력하는 빌리와 빌리의 재능을 보자마자 알아보고 딸보다도 만저 개인 과외를 해주면서 제자를 키워주는 선생님처럼 감동적인 이야기는 파업 중인 아버지와 형이 애쓰는 모습과 교차되어 보여진다.

 빌리의 경쾌한 발동작과 하얀 토슈즈, 그에 맞추는 'Burning up', 'I believe'처럼 희망적인 노래들, 빌리 아버지의 화나거나 슬플 때 커지는 파란 눈동자가 기억에 남는다. 

소소한 감동은 여러군데에서 보여주는데, 어린 소년의 재능을 알아보고 이끈 선생님과 험난한 파업 와중에도 자식들을 위해 눈물 흘리던 아버지의 존재가 생각보다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 마이클은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 인물이 아닐까? . 가족 몰래 원피스를 입고 화장을 하는 마이클을 알게 되어도 빌리는 별 말을 하지 않는다. 체육관에 같이 들어갔을 때 발레 치마를 건네줄 뿐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춤을 알려준다. 마이클이 빌리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것도 편견없이 그 사람의 이야기로만 판단하는 빌리를 알고 친구로써 믿음 때문일 것이다. 빌리는 발레를 시작한 처음에는 호모아니냐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만 춤을 추기 시작한 뒤로는 점점 잘못한 게 없다고 당당히 말하며 사회가 주입하는 편견들에서 벗어난다. 여성 참정권 투표권이 80년대 들어서서 가장 늦게 양성평등이 이뤄진 나라처럼 여성성과 남성성에대한 편견이 가득한 영국사회를 드러내면서 이를 이겨내고 자신을 드러낸 빌리도 대단하고 거침없이 도전하게 해준 선생님도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했다.

이 선생님은 나도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사람이었다.
아주강하게만 느껴지는 빌리의 아버지도 그런사람의 하나로 늘 주먹이 앞서지만  자주 운다. 빌리가 치지 못하게 아내의 유산인 피아노를 부수고 나서도, 큰 아들이 엄마가 죽은 후 할 줄 아는 게 없는 사람이라며 화를 낸 후에도,  동료들이 창밖으로 배신자라 외치는 소리를 들으며 자신에게 달려온 큰아들이 등을 감싸안을 때도.
지킬 게 많은데 할 수 있는 게 없어 스스로에게 화를 내고 눈물짓는 사람을 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 양극화가가 가장 심한 나라의 하나라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사는 대부분의 아버지들 모습이 이닐까?  고등학교 2학년 때 나도 이런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았던 경험이 있다.
그래도 결국 재능있는 작은 아들을 학교에 보내고 큰아들과 함께 석탄을 캐러 지하로 향한다. 영화를 보고나서 읽은 영화 평에 소년이 날아오를 때 아버지는 땅으로 내려간다는 평이 이 영화가 주고자하는 시사점과 같아서 인상깊었다.

영화중에  백조의 호수 음악이 흐르면서 선생님이 바닷가에서 들려준 이야기 속 백조는 왕자를 기다리다 죽었지만(이 대목에서 아내는 백조의 호수라고 단번에 제목을 말하자 속으로 널-놀랬다. 듣기는 많이 들었어도 난 몰랐으니)
빌리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버지와 형 그리고 어릴적 친한 친구(호모)를 공연에 초창한 무대에서 날아오르는 한마리 백조로 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삶의 아름다운 모습과 어두운 현실을 동시에 비추고 서로 다른 방향이지만 서로가 만나고 어떤 선택의 결정이던 양면성이 있다고 말해주는듯 했다.
가장 인상깊은 대목의 하나다.

오디션 도중 마지막 면접에서 시종일관 물음에 모르겠다고 동떨어진 답변을 하는 중에  돌아서서 나가는 빌리에게 심사위원중 한명이 묻는다.

춤을 출 때 어떤 기분이냐? 고 묻자

빌리의 답이다.

모르겠어요.
... ... .
그냥 기분이 좋아요.
일단 추기 시작하면 모든 걸 잊어버려요
그리고... ... 사라져버려요.
사라져버리는 것 같아요.
내 몸 전체가 변하는 기분이죠.
마치 몸에 불이라도 붙어서 그저...
한 마리의 새가 되어 나는 것 같아요.
 마치 감전된 것처럼...
네... 전기처럼요.

간혹 번역에서 원문의 느낌이ㅜ달라질 수 있어서 그대로 옮겨본다.

Tutor 1: What does it feel like when you're dancing?
Billy: Don't know. Sorta feels good. Sorta stiff and that, but once I get going... then I like, forget everything. And... sorta disappear. Sorta disappear. Like I feel a change in my whole body. And I've got this fire in my body. I'm just there. Flyin' like a bird. Like electricity. Yeah, like electricity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블로그 이미지
저의 일상을 통해 사람사는 이야기와 함께, 항암 관련 투병기록 및 관련 정보 공유를 통해 치유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한글사랑(다향)

공지사항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3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