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평소 좋아하는 봄에 관한 시를 소감없이 몲겨 보았습니다.

 

 

봄을 위하여

                        -천상병-

 

겨울만 되면

나는 언제나

봄을 기다리며 산다

입춘도 지났으니

이젠 봄기운이 화사하다.

 

영국의 시인 바이런도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다"고 했는데

내가 어찌 이 말을 잊으랴?

 

봄이 오면

생기가 돋아나고

기운이 찬다.

 

봄이여 빨리 오라.

 

 

       

 봄비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그러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봄꽃을 보니

                  -김천-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슴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습니다

 

 


                  - 김광섭-

나무에 새싹이 돋는 것을
어떻게 알고
새들은 먼 하늘에서 날아올까

물에 꽃봉우리 진 것을
어떻게 알고
나비는 저승에서 펄펄 날아올까

아가씨 창인 줄은
또 어떻게 알고
고양이는 울타리에서 저렇게 올까


봄밤
                   -정호승-

부활절 날 밤
겸손히 무릎을 꿇고
사람의 발보다
개미의 발을 씻긴다

연탄재가 버려진
달빛 아래
저 골목길

개미가 걸어간 길이
사람이 걸어간 길보다
더 아름답다

 

 

봄은 
                 -신동엽-

봄은
남해에서도 북녘에서도
오지 않는다.

너그럽고
빛나는
봄의 그 눈짓은,
제주에서 두만까지
우리가 디딘
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

겨울은,
바다와 대륙 밖에서
그 매운 눈보라 몰고 왔지만
이제 올
너그러운 봄은, 삼천리 마을마다
우리들 가슴속에서
움트리라.

움터서,
강산을 덮은 그 미움의 쇠붙이들
눈 녹이듯 흐물흐물
녹여 버리겠지

 

 

 

봄비

                            -노천명- 

강에 얼음장 꺼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는 내 가슴속 어디서 나는 소리 같습니다

봄이 온다기에
밤새껏 울어 새일 것은 없으련만
밤을 새워 땅이 꺼지게 통곡함은
이 겨울이 가는 때문이었습니다

한밤을 줄기차게 서러워함은
겨울이 또 하나 가려 함이었습니다

화려한 꽃철을 가져온다지만
이 겨울을 보냄은
견딜 수 없는 비애였기에
한밤을 울어울어 보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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