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생일날 입원하여 곧바로 암환자가 되었다
올해는 생일 하루전 고열로 응급실에서 일반 병실이 없어 응급단기병동에 있다.

어제 모친께서 생일 축하 전화를 하셨다.
혹시나 내일 내 생일날 오전에 놓칠까봐 하루전 전화를 주신 것이다.

59년 동안 한차례도 빼지않고 같이 살 때는 조촐한 생일상에 분가 후에는 늘 전화를 넣어주셨다. 생알을 맞이한 사람이 낳아주신 어머니께 감사인사를 하는게 도리라는 글을 읽은 후, 아주 간혹 내가 모친께 고맙다고 따로 인사를 드리기도 했지만 그건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이다.

그날은 다행히 어디냐고 묻지 않으셨다.
나도 병원이라고 굳이 말씀드리지 않았다.
혹여 말씀드리면 당신 마음을 더 아프게 하실까 봐서...

7월부터 반복된 일상 하나가 생겼다.
주말에 입원해서 2주를 병원에서 보낸 후 퇴원을 한다.
그리곤 어김없이 퇴원한 그주말에 고열로 응급실행. 그리고 위의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긴 여정의 끝이 보이는듯인 하다.

그동안 암환자이면서도 아닌척 보내고 있었다. 몸은 환자지만 마음은 환자가 아니었다. 변함없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었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 환자아닌 일반인보다 더 생생했다.  그러다가 언젠가 부터 응급실행이 많아지면서 그 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더하여 먹는 알약의 종류와 갯수가 하나씩 계속 더해지고 있다.

이제서야 내가 암환자라는 걸 실감한다.

나도 모르게 그동안 암환자라는 걸 전혀 못 느끼던 마음까지 스스로 암환자라는 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이미 물들여진 색을 지워내려면 상당한 노력이 생각이상으로 필요할게다.

병실에서 내려다 본 연세대 신촌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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