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도 좋아합니다.
간혹 누군가 내게 묻는 질문에 답이다.
좋은 글 있어 옮겨본다.
집에서 마시는 커피가 더 신선하고 맛 좋은 ‘슈퍼 그뤠잇’한 이유.“커피는 선배가 사 줄 때 먹는 겁니다!” 통장요정 김생민이 제안하는 ‘슈퍼 그뤠잇’한 커피 먹는 법에 귀가 뜨이는 요즘이다. 우리나라 성인이 1년에 마시는 커피는 377잔. 바쁜 일상 속에 신선하고 맛 좋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하루에 한 번씩은 즐기는 것. 다만, 때론 밥 한 끼보다 비싼 커피를 매번 분위기 좋은 카페서 먹는다면? 지갑의 여유가 먼저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통장요정이 나타나 ‘스튜핏! 스튜핏! 스튜핏!’하며 호통 치는 걸 듣고 싶지 않다면, 여기 카페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완벽한 한잔의 커피를 마시는 방법을 알아두자. 생각보다 알뜰한 비용, 간편한 제조법, 이때까지 잘 모르고 지나쳤던 과학적인 커피의 비밀까지 모두 담아봤다.
취향저격 커피! 진하거나 달달하거나 예쁘게 마시는 #홈카페스타그램
‘#홈카페’ 태그로 인스타에 검색해 봤나? 무려 33만 개가 넘는 트렌디한 사진이 쏟아져 나온다. 취향대로 내 마음대로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슈퍼 그뤠잇’한 요즘 커피 트렌드를 보고 있으면, 이미 능숙한 바리스타가 된 기분.

그 중 핵심 팁만 공유해 볼까? 카페에서 산미가 강한 에티오피아 커피를 마시기 힘들었던 경험이 있는 당신이라면, 설탕과 우유로 커피 맛을 중화할 것. 알칼리성, 미네랄 성분이 높은 물로 커피를 내리는 것도 산미를 낮추기에 좋다.
늘 똑같은 아메리카노가 지루하다면, 모래 커피를 마셔보자. 300도로 뜨겁게 달궈진 모래 위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터키식 커피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록될 정도로 그 전통이 깊다. 모래가 없어도 ‘체즈베’라는 터키식 추출 기구를 사용하면, 터키 국민들의 커피가 내 방구석을 잠시나마 지중해스럽게 만들어 줄 거다.
또 한 가지! 여행지에서 취향저격이라 사 왔다가 찻장에 고이 모셔둔 예쁜 커피잔에 한껏 멋을 내 담아보자. 프로 못지않은 데코레이션까지 더한다면 #감성스타그램 #홈카페 #coffee 로 오늘 인스타 포스팅은 성공적!
더 간편하고 알뜰하게 신선한 커피를 즐기고 싶다면 ‘캡슐 커피’, 통장 요정의 칭찬의 덤!
나만의 홈카페 사장 놀이에 흥이 올랐지만, 세심한 향과 맛까지 잡는데 아직은 부족한 느낌이다. 게다가 여러모로 바쁜 일과를 보내는 사람이라면, 때때로 간편한 방식을 찾기 마련. 그런 점에서 캡슐 커피 머신을 두는 것은 멋진 바리스타를 고용하는 것처럼 최적의 방법이 되곤 한다. 로스팅 직후, 원두의 맛이 가장 신선하게 살아있을 때 캡슐을 밀봉해 맛과 향을 가두었다가, 마시기 직전 캡슐 봉인을 해제하므로 신선한 맛과 향을 경제적으로 즐길 수 있어서 슈퍼 울트라 그뤠잇 한 것. 커피 열매를 재배해 생두를 가공하고, 로스팅한 원두를 그라인딩해 빛, 수분, 공기가 닿지 않는 진공 상태의 캡슐로 보관한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캡슐은 마치 커피 농장에 직접 가서 마시는 것처럼 커피의 산화를 막고 신선한 맛을 유지하는데 이보다 과학적인 비결이 또 있을까.

원두 산지와 블렌딩 방식에 따라 수십 종류에 달하는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는 에스프레소 뿐만 아니라 바닐라오, 치오카티노, 카라멜리토와 같은 바닐라, 초콜릿, 카라멜 맛과 향을 내는 다양한 바리에이션을 보유하고 있어 나에게 맞는 커피 선택의 폭도 넓혀준다. 게다가 커피가 가진 휘발되기 쉬운 900여 종 아로마의 풍미를 진공 상태의 캡슐을 여는 순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한 잔 기준의 캡슐 1개 가격은 한정판을 제외하면 570~690원 정도로 가격 면에서도 확실한 장점이 있다.
커피타임 후 ‘지구보호 그뤠잇’을 위한 캡슐 리사이클링 정책!
다만, 착한 커피의 이점을 잘 아는 당신은 오늘 한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지구 보호의 선두주자가 되고 싶을 것. 그렇다면 알루미늄 캡슐 리사이클링까지 염두해 보자. 네스프레소는 전세계적으로 1만여곳 매장에 수거 지점을 운영하면서 86% 이상 캡슐을 수거해 재활용 중이다. 국내에서는 캡슐을 사용했다면 재활용 백에 넣어 네스프레소 부티크에 반납하거나, 방문 수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최근 싱가포르의 한 디자이너가 설탕처럼 녹는 캡슐 커피 용기도 개발하는 등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지만, 상용화가 되기 전까지는 부지런히 리사이클링에 동참할 것.

갓 추출한 에스프레소 원액의 신선함을 유지한 상태로 마시면서도 지구까지 지키는 방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이 행보로 실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한 잔의 커피에서 생기는 탄소 발자국을 20% 감소시켰다고 하니, 앞으로 리사이클 정책에 동참할 사람들까지 모두 미리 칭찬받아 마땅하다.
1000원 대로 즐기는 원두의 향, 브루드 커피
‘아, 이런.. 캡슐이 다 떨어졌네’ 캡슐 배송을 기다리며 가끔은 원두를 구입해 직접 로스팅 해봐도 좋다. 나만의 브루드 커피를 만드는 여유로운 시간도 즐기고, 시중 커피 가격의 4분의 1로 깊은 커피향도 맡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원두를 고르고, 그라인더로 갈고, 드리퍼를 예열하고, 물 온도를 조절해 커피를 내리는 모든 과정이 숨가쁜 일상에 느림의 미학을 선물해줄지도. 원두는 온라인 커피용품 쇼핑몰이나 로스팅을 전문으로 하는 카페에서 구입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100g에 1만원 이내면 괜찮은 원두를 구입할 수 있다. 100g으로 5~6잔의 브루드 커피를 추출할 수 있으니, 한 잔에 1500원 정도의 비용으로 카페 커피 못지않은 질 좋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단, 커피 추출을 위해 필요한 그라인더, 드립퍼, 드립포트는 전부 합해 10만원 선이면 입문용으로 적당하다고 하니 참고할 것.
여기서 하나 추가, 원두 구입 노하우? 집 가까운 로스터리 카페로 고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100g의 원두를 샀는데, 내 커피취향과 전혀 다르다면? 1000원 대로 집에서 커피를 즐기려고 구입했는데, 1만원을 날리게 되는 불상사를 막고자 원두 구입 노하우를 공개한다.
처음 브루드 커피를 시작하는 초보자는 오프라인 카페를 통해 구입할 것. 원두를 잘 아는 카페 사장님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고, 자신에게 맞는 품종을 추천받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 특히 포장된 원두를 납품받는 일반 카페가 아닌 정기적으로 직접 로스팅하는 로스터리 카페가 좋다. 이때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가급적 사는 곳과 가까운, 걸어서 갈 수 있을 만한 곳을 고를 것. 제아무리 시설 좋은 피트니스 센터라도 집에서 멀면 안 가게 되듯이, 원두를 사러 왕복 한두 시간을 투자해야한다면 귀차니즘이 발동하기 십상이니까.

상수동과 대학로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시연’과 ‘학림커피’에서 원두를 구입해보는 건 어떨까. 상수역 1번 출구에 자리한 ‘헌책 파는 커피집’ 시연에선 원두 120g에 5000원. 집에서 인문분야 책 한권을 가져오면 커피 한 잔을 공짜로 주는 건 안비밀.
대학로에서 가장 오래된 ‘학림다방’의 갤러리 카페인 학림커피에선 직접 볶은 원두를 200g에 16,000원, 150g에 13,000원에 판매한다. 원두도 사고 갤러리에서 전시도 관람하며 문화인이 된 기분을 한껏 느껴보자.
이 모든 슈퍼 그뤠잇한 방법을 숙지한 홈 바리스타라면, 언제나 신선하고 맛 좋은 커피를 먹는 법 문제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