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21. 11:23 좋아하는 음악과 영화
영화 50대50 (암투병 실제 이야기)
슬픔을 차분하게 풀어가는 영화 50/50. 50대 50
오늘은 IPTV를 통해서 고른 코미디 영화인 2011년도 개봉작 50대50을 보았다.
제목만 보면 마치 확률 게임과 관련된 영화같았는데 소개 내용을 보니 암환자의 얘기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이 영화의 연출가의 실제 이야기이고 영화에 나오는 CT사진은 이 연출가의 실제 사진이라고 한다.
늦은 밤에 선택한 영화.
아내랑 함께 보다가 결국 아내는 도중에 자리를 떴다.
주인공이 겪는 항암과정은 내가 겪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생존율은 저보다는 훨씬 높다. ㅎㅎㅎ
남주인공 아담(조셉 고든 레빗)은 27살의 청년으로 예쁜 여자 친구랑 함께 생활하며 반듯한 직장(라디오방송국)에 다니고 있다.
영화의 첫장면에서 차도 없는 빨간 신호등에 멈춰서서 제자리 뛰기를 하는 아담, 그리고 그를 가로질러 달리는 빨간 옷을 입은 한 남자. 녹색등이 켜질 때까지 기다리는 약간은 소심하고 고지식하다는 걸 보여준다.
평소에 술,담배도 하지 않고 적당히 운동도 하는데 갑자기 찾아온 날벼락, 생존확률 50% 그리고 전이되면 10%의 확률을 가진 희귀암인 일종의 척수암 판정을 받게된다.
이 얘기를 들은 친구 카일은 카지노에서 승율 50%라면 엄청난 확률이라고 농담반 섞어 위로를 한다.
이 소식을 함께 살고 있는 여친에게 얘기하면서 자신을 떠나도 좋다고 말하자 , 자신의 곁에 남아 함께 지내겠다던 여친 레이첼
멀리 고향에서 치매를 앓는 아버지를 간호하는 어머니
결국 부모님을 집으로 초대하여 식사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암에 대해 알린다. 깜짝 놀라 이곳으로 옮기겠다는 어머니에게 치매걸린 아버지 돌보기도 힘들다고 정중히 거절하고, 여지친구 레이첼이 잘 돌보겠다고 말합니다.
물론 한참이 지나서야 어머니의 본심을 깨닫게 되지만.
나쁜 기운이 싫다며 병원 안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않는 레이첼. 영화의 시작부터 웬지 떠날 것 같은 복선이 깔리는 대목인데 결국 여친 레이첼은 결국 바람을 피며 주인공의 곁을 떠나고 만다.
처음 면담 후 캐서린이 박사과정 중이며 자신이 세번째 환자인걸 알고 상당히 무시하는 장면도 나온다.
암 투병중 부작용의 하나인 탈모에 미리 머리를 스스로 밀어버리는 주인공 아담.
그래서인지 많은 분들이 저보고 묻는다.
머리카락, 머리는 빠지지않았냐?고
다행히 저는 괜찮다.고 답을 해줍니다.
하지만 이 대목 머리를 미는 장면에서 가슴이 저려왔던건 아마도 동병상련이었기 때문이었겠죠.
어찌되었든 아담은 희귀암 환자의 모임도 갖고 나름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아담. 그 모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캐서린의 차안은 쓰레기장처람 어지럽혀져 있고 그 모습에 화가 나 캐서린의 동의없이 쓰레기를 갖다버린다.
차 안에서 캐서린이 전 남친을 못잊는다는 얘기를 했는데 그런 캐서린에게서 남아있던 전남친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친하게 지냈던 암 환자 모임의 한명이 돌연사 하게 된다. 그제서야 자신도 충격 속에 갑자기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과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는 아담.
수술하러가기 전날밤, 평소 운전면허가 없던 아담이 친구 카일의 차를 운전해보고 싶다고해서 운전대를 넘겨주었으나 운전마저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않자 그대로 목놓아 오열하는 장면입니다. 죽음을 앞두고 억눌러있던 감정이 폭발하는 모습을 리얼하게 나타낸다. 간혹 감추고 싶은 내 감정선이기도 하다.
감정의 카타르시스라고나 할까?
실컷 울고난 뒤에 평점심 속에서 자신의 진심을 알게되고 그 마음을 상대에게 드러내 보이는 대목이다.
수술이 잘못되면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 병원을 데려다 주는 내내 차안에서 서로 한마디도 없이복잡미묘한 표정만을 나누는 둘 주인공과 케일, 부모님과도 작별인사를 나누고 수술이 잘되기만을 기도한다.
드디어 수술실로 향하는 카일
확률 50%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회복기를 가지고 있는 아담의 집으로 찾아온 케일과 캐서린
케서린이 살짝 미소지으며
'이제 우리 뭐하죠? '라는
의미심장한 캐서린의 말과 함께
이 영화는 끝난다
나름 예상가능한 행복한 열린 결말이다.
연기파 배우, 조셉 고든 레빗이 남자 주인공을 맡아서 더욱더 빛날 수 있었던 영화가 아닐까 한다
희귀암 투병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지루하거나 가볍지도 않으면서 적절한 유쾌함을 유지해 영화에 몰입시키는 담담한 스토리 전개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영화 제목에서 보여주는 50대 50의 확률은 현실속 우리 모두에게도 적용되는 법칙이 아닐까 생각한다
희귀암 환자를 통해서 지나쳐가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생각을 일깨워주는 따스한 영화이다
캐서린의 인상적인 말도 몇개 옮겨 봅니다.
‘당신은 당신 주변 사람(부모)들을 바꿀 수 없어요, 당신이 바꿀 수 있는 것은 그들을 대하는 당신의 태도 뿐이죠
당신의 어머니에게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이버지와 말을 안하는 아들만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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