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춘천 삼악산 산행에서 지난 주엔 북한산을 다녀왔습니다.
회사 동호회 산행에서
저는 가족 산행으로 즐ㄱ겼지만
아내는 이번에는 사양을 했습니다.
회사사람들끼리 산행에 아무래도 가족이 함께하여
내가 가족에 신경을 쓰는게 마음에 걸린다는 말이었습니다.

이번엔 회사사람들과 산행을 했습니다.

사람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깝고 쉬운 것은 관심을 두지 않듯
북한산은 내게 있어 그런셈입니다.

단풍이 아름답게 6부 능선까지 들어
마음조차도 나를 아름답게 물들여 주었습니다.

오랫만의 산행은
내게 있어 많은 것들을 정리하게 만들어주더군요.
가을 산행이 아니더라도
아마 등산이 주는 기쁨은 같을리라 여겨집니다.
인수봉의 암벽등반을 보면서 옛날 일도 생각해보고

새로움은 항상 내곁에 ,
내맘속에 있다는 평범한 사실앞에 진실해집니다.

 

                                     [0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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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아침 일찍 자는 아이들을 깨워서 길을 나섰습니다.

주5일 수업 시범학교로 한달에 한번은 쉬는토요일이지만 대신 활동계획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게되어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평소와 달리 일찍 깨어도 짜증한번 안내고 일어나서 짐정리를 하는 아이들을
보면 어렷을 때 어디 놀러가면 설레임에 잠을 설친 기억이 새롭습니다.
회사 산행이지만 가족산행을 하려했지만 아내는 예전 공장산행과는 다르다고
아이들만 권하여 아이들은 산을 잘 오르기에 방해가 안되어 함께하기로
한 것입니다.

서울역에 일곱시에 도착하여 아이들이 고대하던 고속철도 일명 KTX에
오릅니다. 동대구까지는 한시간 사십분 정도 많이 가까워진 거리입니다.
좁은 땅덩어리에 굳이 고속철도까지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지만 막상 문명의
이기에 익숙하면 이네 생활처럼 그 편리함에 쉬 만족하고 안주해버리는
그런 모습이 때로는 싫어지지만 그것도 잠시 잠시 접어둡니다.
동대구 ... 스치는 창가에서 그를 많이 생각합니다.
그리곤 습관처럼 옆사람이 그였으면 하고 얼굴을 돌려봅니다.

동대구역.. 새로이 꾸민 역사는 멋도 풍기는 새로움입니다.

길건너 정류장에서 그곳 비슬산엘 가는 시내버스를 물어물어 올랐습니다.
하지만 두시간이상이 걸리고 그나마 목적지까지 안가는 버스라는 말에 낙담을
하면서 얘기를 나누는 중에 기사분이 친절하게 안내를 해줍니다.
종점까지 가는 길이기에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의 전형처럼 들렸다가 한마을을
되돌아 나와서 다시달리는 코스는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어버리지만
멀리로 보이는 이정표는 다시금 일행에게 힘을 보태어 줍니다.

시내 버스만 두시간이 넘게 걸려 우스게로 서울에서 대구보다 더 멀다고
말을 하니 시내버스의 산행객들도 대구살아도 오기 힘든산이라고 화답을
해줍니다.

비슬산 입구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산에 오릅니다.
참꽃 축제가 마무리 시점인지, 몇날전의 비 때문인지 참꽃은 다 져버리고
상상만으로 그 절경을 그려냅니다.
아이들에게 진달래는 참꽃 , 철쭉은 개꽃이라고 설명을 해주니 좋아합니다.

높이가 1083 M 인 달성군 유가면 등에 걸친 산 으로
여러가지 설중에난 산꼭대기에 있는 바위의 모습이 마치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비슬산이라 하였다는 설이 가장 내 마음에 듭니다.

아래에서 보니 부드러움과 함께 바위등 모습이 여러 모습을 닮아 참 아름다운
산입니다. 중간 중간 진달래의 흔적이 남아있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오릅니다.
길 초입 상가에서 화전을 지져놓아 아이들에게 소개도 하고
여러가지 이것저것 말해주지만 아이들의 관심은 이미 산으로만 향해있어
듣는 둥 마는 둥 입니다.

중간의 대견사. 옛날 중국의 황제가 세수대야에 비친 곳이 대견사가 있던
바위의 대견사 터에서 잠시 옛날의 아름다운 절모습에 세상을 멀리하면서
여유롭게 득도의 길을 걸엇던 옛스님들이 부러워졌습니다.
아무래도 이러한 상상이 내게 친숙하다는 것은 나의 전생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습니다.
전설처럼 참 아름다운 곳에 위치한 절의 흔적으로 탑하나만 남아있어
등산객들에게 옛날을 되돌아 보는 여유도 주는 곳입니다.
대견사터는 대견사라는 사찰이 있던 곳으로 석탑과 미완성의 연화대석 큰 규모의
돌 축대들만이 옛 사찰의 흔적을 남기고 있어 이 석탑은 이층 기단위에 삼층석탑을
올린 형식이며, 절벽의 암반을 지대석으로 하고 그 위에 상,중,하대석으로 구성된
기단을 설치하였는데 높은 벼랑 끝에 세워둔 대견사지 삼층석탑은 붕괴되어 있었던
것을 수습하여 재건립하였다 한다.
대견사터 주위에는 스님바위, 코끼리 바위, 형제바위 등 여러 바위들이 널려 있어
색다른 기쁨을 더해 준다.

거기서 봄에는 진달래로 가을에는 억새밭으로 그득할 분지의 능선을 기고 돌아
정상에 오릅니다. 정상에서 사진 한컷에 땀을 식힉 이내 유가사로 길을 재촉합니다.

내려오다 유가사 못미쳐 흘는 시냇물에 발을 담그니 발이 시려서 곧바로 발을
물에서 빼어내곤 하지만 산행의 피로가 가시는 듯 합니다.

시간이 지체되어 택시로 대구 지하철역까지 이동하여 동대구역 근처에서
대구에서 유명하다는 갈비찜으로 저녁을 먹고 서울로 되돌아오니 열한시가
되었습니다. 하루의 산행은 이렇게 막을 내립니다.

산 정상에서의 간단한 통화로 마음을 달래보는 산행길의 여운에
포항에서 근무할 때 들린 기억과 출장길에 잠시 들린 기억에 겹쳐둡니다.
함께 가고픈 산에 하나를 더 얹어 높습니다.

 

<20040519>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이생진 시인의 시와 그림 중에서>

 

 

바람 같은 얼굴

 

 마라도 5           

                  이생진

 

오늘 수평선은

 

네 눈썹처럼 진하다.

 

너도 네 눈썹을 갈매기처럼 그리지 말고

 

수평선처럼 그려라.

 

그러면 네 얼굴도 바다가 되리라.

 

 

 

⊙ 수록시집명 : 먼 섬에 가고 싶다    

⊙ 수상문학상 : 제12회 윤동주문학상

⊙ 발표일자 : 1995년12월    

 

 

아주 오래전 지금으로 부터 18년전 포항에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그 시절에 좋아했던 시인이었습니다.

 

지금과 달리(?) 유난히 책을 좋아하던 시절에

내연산 보경사엘 갈 때 마다 한권 빼어든 책이

이생진 시인의 시집이었습니다.

 

그 시절 왜 이 시인에게 이끌렸는지

요즘 그 때 그 시집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이 시는 그 때 그시집이 아닙니다만

마음에 드는 시 한 수 옮겨 함께 나눕니다.

 

                             <080215>

 

<다음블러그 "차향이 우러나는 향기로움으로"의 '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에서 옮겨옴>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오늘 이글을 옮기면서 다시 읽어보니 이 시를 전해준 그 친구가 도무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편지로 받았다는 것 까지는 기억나는데  웨지 웃음이 났습니다. (20180823)

 

 

옛 글 중에 내가 좋아하는 시가 있어 카테고리만 변경하였습니다. 

 

            < 날짜를 보니 2004. 8. 22 일 입니다.>

 

대학을 다니던 어느 겨울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될 때 편지로 받은 시입니다.

몇년 동안 간직하다가 잃어버린 후

십여년이 지나서야 어느 글에서 되찾아서 

마음을 아름답게 만들어준 시로

또 다시 십여년이 지난  오늘

멀리 그에게로 전해봅니다.

이 시간 이 아름다운시를 선물한 그 친구는 어디에 있는지 궁금합니다.

 

 

 

새를 그리려면 - 엘자 앙리케즈에게

                                -자크 프레베르

우선 문이 열린
새장을 하나 그립니다.


무언가 예쁜 것을
무언가 단순한 것을
무언가 쓸 만한 것을 그린 후


새를 위해
그리고 나서 그 그림을 나무에 걸어놓습니다.


정원에 있는
또는 산 속에 있는
어느 나무 뒤에 숨겨놓고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꼼짝도 하지 말고 ...
때로는 새가 빨리 오기도 하지만
마음을 먹기까지에는
오랜 세월이 걸리기도 하죠


용기를 잃지마세요
기다리세요
그래야 한다면 몇 년이라도 기다려야 해요
새가 빨리 오고 늦게 오는 건
그림이 잘 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답니다.

 

새가 날아올 때엔
혹 새가 날아온다면
가장 깊은 침묵을 지켜야 해요
새가 새장 안에 들어가기를 기다리세요

 

그리고 새가 들어갔을 때
붓으로 살며시 그 문을 닫습니다.

 

그 다음엔
모든 창살을 하나씩 지웁니다.
새의 깃털 한끝도 다치지 않게...

그리고 나서 가장 아름다운 나뭇가지를 골라
나무의 모습을 그립니다.


새를 위해
푸른 잎새와 싱그러운 바람과
햇빛의 반짝이는 금빛 부스러기까지도 그립니다.


그리고 여름날 뜨거운 풀숲 벌레들의 소리를 그리고
이제 새가 마음먹고 노래하기를 기다립니다.


혹 새가 노래하지 않는다면
그건 나쁜 징조에요
그 그림이 잘못되었다는 징조에요
하지만 새가 노래한다면 그건 좋은 징조입니다.


그러면 당신은 살며시 살며시
새의 깃털 하나를 뽑으세요
그리고 그림 한구석에 당신의 이름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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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어떤 시를 읽고 그 시가 머리 속을 지나 가슴에서 숨쉬고 있다면 그 시는 바로 자신의 시가 된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러한 시는 많지 않다. 어렸을 때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때 교과서를 통해서 배운 시들은 우리들과 함께 성장해서 잊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마음까지 사로잡지는 못한다.어떠한 시를 만날 때 자신의 생활이나 환경이 그 시와 일치감을 느낄 때에야 그 시는 비로소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와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다.

 

이 시가 내게는 그런 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시를 처음 만났을 때에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채 한달도 못되어 유명을 달리하신 이모님(이모님은 모친의 유일한 혈육)을 기억해 내고, 더구나 유난히 기력이 약해진 아버지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더욱 더 다가왔던 시이기도 합니다. 

 

                                <131022>

 


 

 

 

 가재미                   

                                           문태준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중인 그녀가 누워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 가재미로 눕는다 
   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 
   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겨 붙은 야윈 그녀가 운다 
   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 온 파랑 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 
   좌우를 흔들며 살던 그녀의 물 속 삶을 나는 떠올린다 
   그녀의 오솔길이며 그 길에 돋아나던 대낮의 뻐꾸기 소리며 
   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이며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를 떠올린다 
   두 다리는 서서히 멀어져 가랑이지고 폭설을 견디지 못하는 
   나뭇가지처럼 등뼈가 구부정해지던 그 겨울 어느날을 생각한다 
   그녀의 숨소리가 느릅나무 껍질처럼 점점 거칠어진다 
   나는 그녀가 죽음 바깥의 세상을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한쪽 눈이 다른 쪽 눈으로 캄캄하게 쏠려버렸다는 것을 안다 
   나는 다만 좌우를 흔들며 헤엄쳐 가 그녀의 물 속에 나란히 눕는다 
   산소호흡기로 들어마신 물을 마른 내 몸 위에 그녀가 가만히 적셔준다

 

                시집 『가재미』(문학과지성사,2006) 중에서

 

 

1970년 경북 김천에서 출생하였으며 1995년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4년 『문예중앙』신인문학상에 시 「處署」외 9편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

'2005 오늘의 시’ 설문 조사에서 가장 좋은 시인으로 선정이 되기도 하였으며 제 21회 소월시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론 『수런거리는 뒤란』『맨발』 등이 있고 현재 ‘시힘’ 동인으로 활동중에 있다.

 

 

---------------<내 느낌>-----------------

 

참고로 이 시는 2005년 시인과 평론가 120인이 그해 "문예지에 실린 가장 좋은 시"로 선정되었으며 문태준 시인은 2004년과 2005년에는 "문인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인"으로 뽑혔으며 거의 모든 문학상을 수상해 왔던 시인이다.

 

가재미는 표준말로 가자미이다.

 

토요일, 회사에서 목표 달성을 위한 필달행사로 38Km 걷기행사를 했다.

다음날인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광주 부모님댁에 다녀오려고 마음먹었는데

사는 곳에서 여수 터미널로, 터미널애서 광주 터미널로 그리고 시내버스로.

이동하는 경로에 마음이 먼저 질린거일까?. 그렇다하더라도 애초 마음먹은 대로 출발했으면 부모님과 점심을 함께할 수 있었는데

이런 저런 생각으로 어찌 어찌하다보니 시간이 조금 지나서 함께하고픈 점심이 어려울것 같았다.  결국 사택에 주저않고 말았다.

이미 편리함에 익숙해져서 이동하는 것이 조금은 귀찮아 진 것이다.

얼마 전부터 이 시가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나날히 수척해지시고 힘들어하시는 아버지를 떠올릴 때 마다

이 시의 한구절이 그렇게 마음을 사로잡고 놓아주지를 않았습니다.

 

 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 온 파랑 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


 평소와 달리 당신이 예전의 그 의욕을 어느 정도 잃으신 것 같지만

나는 아직도 그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서 더욱 더 꽉 잡고 있다.

내가 만일 끈을 놓아버리면 멀리로 놓쳐버릴 것 같아서 더욱 더 강하게 쥐어본다.

 

이 시는 저자가 저자의 큰어머니의 병문안을 모티브로 해서 시를 지었다고 한다.

사실적 이미지에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최대한 압축해서 표현했기에 내 마음을 더욱 더 울리는 것 같다.  이 시집의 제목이 '가재미' 이고 그 안의 2부 첫번째 시가 "가재미"이고 이어서 "가재미2" 이다.

 

죽음의 얘기는 늘 우리를 안타깝게 만든다.

더군다나 이 시는 말기암으로 투병중인 환자를 방문한 느낌을 옮겼기에.

 

하지만 나조차 그 끈을 놓을 수 없고

아버지께서 내개 바라는 소망을 잘 알기에

한번 더 읽고  옮겨 본다.

 

어제 다녀오지 못한 대신에 예전과 달리 하루를 그곳에서 더 머물다 내려올 수 있어 다행입니다. 

 

                        <080204>

 

다음블러그 "차향이 우러나는 향기로움으로"의 '좋아하는 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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