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자신이 좋아하는 산이 있을게다.
난 어렸을 때부터 무등산을 어미산처럼 생각하고 자랐다.
물론 자신의 어렷을 때의 고향산은
비록 고향을 떠나도 마음속에 신앙처럼 남는다고 한다.
매일 보고, 생각나면 오르던 산이다.
그러다 대학을 들어가고
광주민중항쟁이 일어나고 부터는
내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섰다.

예전엔 멀리 출장을 다녀오거나
포항과 여수에서 광주로 들어 올때
항상 맨먼저 말없이 나를 반겨주던 산이기에
무등산을 보고서야 고향에 온듯한 포근함에 젖어들곤 했다.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즐거우면 즐거운대로
항상 나를 지켜주고 기다려준 곳이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약속한 곳에서 그를 기다렸다.
가는 길에 시간을 맞추려 국도를 달리는 동안에
새벽안개 길은 나를 하얗게 감싸주고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더해준다.
점점 밝아오는 새벽은 봄의 향긋한 정취를
그대로 내게 물들게 해준다. 

일부는 활짝 피기도 하고
이른 꽃들은 어느새 새로운 잎이 돋아나기도 했지만
하얀 벚꽃 터널
하얀 꽃송이가 눈송이처럼 꽃비로 다가선다.
달리는 차창과 길에는 꽃잎들이 휘날리고 
어느새 소설속 주인공이 되어 이 순간 만큼은 자유다.
말이 필요하지 않다. 아니 거추장 스러울 것이다.

밀리기 시작한 길에 약속한 곳을 향해 길을 재촉한다.
멀리로 무등산이 보인다. 포근해진다.

주차장 근처에는 이미 차들이밀리기 시작하고
가까운 곳에 차를 주차하고서 늦은 아침(?)을 먹기로한다.
언제가부터 자랑했던 증심사 보리밥 !
그런데 아쉽게도 그 별미는 배가 너무나 고픈 우리에게는
맛이 있는지를 느낄 겨를도 주지를 않는다.
참 미안했다. 하다보니.

당산나무를 지나서 봄빛을 발하는 중머릿재를 오른다.
스님의 머리처럼 민둥이어서 인지
옛날 스님들이 이곳을 길로하여 이동해서 인지 설은 많지만
아무래도 전자가 아닐까 한다.
광주에서 살 때는 해마다 일월 일일 신년첫아침에는
이곳에 올라 일출을 보면서
민주화와 개인의 안녀을 빌었었다.
지금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젊은 연인들의 신년 행사로 변하였다지만

어느새 봄은 성큼 다가와서
우리에게 시간의 빠름을 일깨워준다.
장불재를 지나 입석대 그리고 서석대
머릴 군부대에 갇힌 천왕봉은 눈으로만 올라가 본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세워놓은 듯한 입석대의 아름다움을 지나
서석대의 장엄함 위에 잠시 서본다.
멀리 보이는 시가지는 옛모습 그대로 조용하기만 하다.

억새 꽃이 하얗게 핀 날을 애기하면서
가을이 되면 한번 더 오자고 약속을 한다.
이제는 내려가는 길이다.
되돌아오는 길이지만 발길을 재촉한다
봉황대로 내려오는 길을 달리하면서
되돌아오는 피곤함을 없애기로 하지만
그대로 오던길을 되돌아온다.

잠시 옛길로 들어선다.

건강이 빨리 회복되기를 바다에 소원처럼 뿌려준다.

마음 속 깊이 온 몸으로 즐거운 날,
산행은 이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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