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에 해당되는 글 152건

  1. 2013.10.06 가을 엽서 안도현
  2. 2013.10.05 늘 혹은 때때로 조병화
  3. 2013.10.05 불만 때다 왔다. 문태준
  4. 2013.10.05 성북동 비둘기 김광섭
  5. 2013.10.05 안부 김시천 1

 

 

 

<가을 엽서>

                             - 안도현 -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

지난 사월 이후  산에 오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마음이 여유가 나를 가로 막아 서기도 했지만

웬지 날과 시간이 맞지 않았던 것 이지요.

회사가 어렵다고 토요일에 출근하다보니 그리 되었습니다.

 

이 곳 제가 사는 곳에서 산을 보려면 차로 두 시간 이상 나가야 하기에

동호회 모임을 통하지 않고서는 산에 오르기는 어렵습니다.

내년 상반기 가지는 괘나 힘들듯 합니다.

 

누구에게나 달란트가 있나 봅니다..

그게 설령 운이라고 부르더라도 ..

이 곳 발령을 받기 두어달 전부터 시황이 악화되어 경영환경도 어렵고

더군다나 여러 문제들이 겹쳐서 공장도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데

그 닥친 난관이 쉽지는 않지만 잘 되겠지요.

 

함께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된다면...

 

올해는 한국도 적당한 가을 비에

인디언 써머가 길어서 단풍이 유난히 아름답지 않을까 합니다.

바람이 전하는 말 처럼 가을이 전하는 엽서의 사연이 기다리는

바램이 현실로 전해지는 아름다운 엽서이기를 바래 봅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소식을 다시 다른 이들에게도 전하고 싶습니다.

 

                 <13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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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다음블러그 MBCYSC>

 

 

언젠가 처럼 늘 그렇게 살기를 원했다 

그러다 그 바램이 때때로에도 만족할 나이가 되었지만

항상 이 시는 그렇게 나를 떠나지는 않았다.

 

언젠가 전화를 걸어 오래 오래

함께 해달라고 마음을 전했던 날

당신은 도리어 걱정으로 한없이 밤을 세우셨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누군가를 보고 싶은데

더이상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

이미 마음은 이별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난 그렇게 하지를 못했다.

아니 아예 이별이란 단어도 없는 것처럼 그렇게 살았다.

그렇게 준비없이 보낸 것이다.

 

어찌 그 분 뿐이겠는가

 

내게는 그런 사람들이 많다.

정말 많다.

 

일일히 마음을 전하지 못하지만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려지면서도

아직 내곁에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늘, 혹은 때때로           
                   조병화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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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다음카페, 사임당쉼터> 

 

불만 때다 왔다            

 

                                      문태준

앓는 병 나으라고
그 집 가서 마당에 솥을 걸고 불만 때다 왔다
오고 온 병에 대해 물어 무엇 하리,
지금 감나무 밑에 감꽃 떨어지는 이유를.
마른 씨앗처럼 누운 사람에게
버들 같은 새살은 돋으라고
한 계절을 꾸어다 불만 때다 왔다


 

* 이 시인에 대한 소개는 본 카테고리의 "가재미"를 참조하시길!!!

* 가까운, 아니 솔직하게 가까운 핏줄 누군가가 심각한 병을 앓고 있을 때 대신 앓아라도 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안타까움을 가져 보 적이 있다.  

   아버지이기도 했고, 아내이기도 하고 때로는 아이이기도 했다.

  이러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는 마음이다. “마당에 솥을 걸고 불만 때다”  돌아서야 하는 마음

  뜨거운 그 불기운으로라도 식어가는 환자를 덥혀주려는 간절함일 것이다.

  “마른 씨앗처럼”  언젠가는 싹을 피우듯 다시 살아나는 그  소망만을 가지고

  그러나 언젠가는 꽃이 떨어져야 열매가 맺힌다는 섭리에 대한 믿음으로 스스로를 위로한다.

  

왼족 종아리에서 아픔이 느껴져서 살펴보니 길게 그어진 상처에 핏방울이 맺혀있다.

살펴보니 나도 모르게 긁힌 것이다. 

근 일주일 째 완가슴 갈비뼈 몇 개가 아프고 그 형태에 따라 생채기가 두 줄로 돋아있고

움직이면 통증에 그 생채기는 덧난 상처처럼 아리고 가슴속은 호흡에 맞혀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그 심한 정도가 참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기에 견딜만한게 다행이다. 

그래서 그 생채기로 잠자리가 불편하여 근 일주일을 이쪽 저족으로 뒤척이니 깊게 잠들지 못해

낮 시간의 하루가 제법 피곤하다.

갈비 뼈가 금간 것인지, 아니면 잘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이 시가 더 다가와서 함께 나누는 것이다. 

나도 내 주위 누군가에게 불이라도 따스하게 대주는 그런 마음이고 싶다.

 

          <1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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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다음카페 가수 한성아 팬카페>

 

 

[성북동 비둘기]

                                           -김광섭-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 돈다.
성북동 메마른 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찍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 포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앉아
아침 구공탄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산1번지 채석장에 도루 가서
금방 따낸 돌 온기(溫氣)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는 사람을 성자(聖者)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사람과 같이 평화를 즐기던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김광섭(1905~1977) 시인의 호는 이산(怡山), '기쁜 산'이다. 그는 시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창씨개명을 반대한 애국교육자, 광복 후 중앙문화협회를 창립한 우익 문단의 건설자, 이승만 대통령 공보비서관을 지낸 정치인, 언론사 편집국장을 지낸 언론인으로 현대사 100년을 정말 '산'처럼 살았다. 실제로도 그는 늘 산을 향해 있었다. "이상하게도 내가 사는 데서는/ 새벽녘이면 산들이/ 학처럼 날개를 쭉 펴고 날아와서는/ 종일토록 먹도 않고 말도 않고 엎뎄다가는/ 해질 무렵이면 기러기처럼 날아서/ 틀만 남겨 놓고 먼 산속으로 간다"(〈산〉), "목마른 아스팔트를 옆으로 빠져서/ 나는 계절이 풀리는 산으로 간다"(〈산바람처럼〉).

'남포 깐다' '남포 튼다'는 말이 있었다. 남포란 다이너마이트를 이르는 말이다. 이 개발 저 개발로 너도나도 산업화의 역군이었던 60~70년대 내내 대한민국 전역에 이 산 저 산을 깨는 남포 소리 울려 퍼졌었다. 산을 깎아 돌을 채취하고 도로를 만들고 빌딩을 올리곤 했다. 뻥 뻥 남포를 까면 산에 살던 뭇 짐승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고 강에 살던 뭇 물고기들은 기절을 하기도 했다. 뻥 뻥 남포 까는 소리에 밤 보따리를 싸들고 서울로, 서울 로 몰려든 사람들이 산동네, 달동네로 몰리던 시절이었다. 이 시의 창작 배경에 대해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돌 깨는 소리가 채석장에서 울리면 놀라서 날아오르는 새들, 그러나 저것들이 우리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 줄 것인가. 돌 깨는 산에서는 다이너마이트가 터지고 집들은 모두 시멘트로 지어서 마음 놓고 내릴 장소도 없는 저것들이란 데 생각이 머물렀어요." 고혈압으로 쓰러져 투병하던 중 성북동 집 마당에 앉아 하늘을 돌아나가는 비둘기떼를 보고 착상했다고 한다.

성북동 산과 산동네가 개발되면서 산비둘기는 둥지를 빼앗겼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인간들이 산을 깨는 것과 비둘기들 가슴에 금이 가는 것을 대비시키고 있다. 이제 산비둘기들은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그렇게 쫓긴 산비둘기들이 거리로, 광장으로, 고가 밑으로, 옥상으로, 창턱으로 흰 똥을 찍찍 내갈기며 뒤뚱뒤뚱 걸어다니고 있다. 산동네, 달동네 사람들도 그렇게 내쫓기곤 했다. 재개발과 산업화와 도시화와 문명화의 이면이었다. 유심초가 부른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노래로 더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저녁에〉)라는 시를 읊조려 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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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5. 00:12 좋아하는 시

안부 김시천

 

 

    안     부           

                                               김 시 천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그럴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 건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다

 

 

김시천 시인에 대하여

1956년 1월 14일 충북 청주 출생
1987년 ≪분단시대≫ 동인으로 작품활동을 시작
1989년 실천문학사에서 간행된 해직교사 신작시집 <몸은 비록 떠나지만>에 작품을 발표
현재 민족문학 작가회의 회원

주요 저서 시집 목록
시집 <청풍에 살던 나무> 제3문학사 1990
시집 <지금 우리들의 사랑이라는 것이> 온누리 1993
시집 <떠나는 것이 어찌 아름답기만 하랴> 내일을여는책 1995
시집 <마침내 그리운 하늘에 별이 될 때까지> 문학동네 1998
시집 <시에게 길을 물었네> 문학마을 2003
시집 <늙은 어머니를 위하여 > 내일을여는책 2003

 

-------------------------

 

안부를 묻는다는 것은 관심과 사랑입니다.

문득 많은 이들에게 안부를 붇고 전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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