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김광섭-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이 김광섭 시인의 '저녁에'라는 시 제목을 네이버 검색창에서 치면

김광섭 시인의 대표작 시 몇 편과 함께 동반해서 같이 검샏되는 게

유심초가 부른 대중가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와

김환기 화가의 미술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니랴" 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심초의 그 노래가

이 시에서 온 것임을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시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 것 입니다.

 

유심초의 노래 가사를 옮겨 보겠습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   <유심초>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후렴)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하나 나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만나랴~

너를 생각하면 문득떠오르는 꽃한송이

나는 꽃잎에 숨어서 기다리리

이렇게 정다운 너하나 나하나~는

나비와 꽃송이되어 다시만나자,,

 

뚜루뚜루뚜루 뚜루루아~~


이제 같이 검색되는 수화(樹話) 김환기님의 그림을 보기로 하겠습니다.

화가 김환기는 1913년 전남 신안출생으로 1974년 작고하였는데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화단에서 추상미술의 독보적인 거장으로 활동하시다

1965년 미국 뉴욕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 추상미술가로써 명성을 떨치셨다고 합니다.

올해 탄생 백주년 기념 미술전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현대 미술의 거장 김환기님은 김광섭 시인의 친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시를 토대로 해서 그린 그림으로 제목은 이 시의 말미에서 따 왔답니다.

 

 

 

 작품명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김환기>

 

 

조선일보 만물상 (2013.10.30 字) 에 실린 글로 그에 대한 평가를 가감없이 옮겨 봅니다.

 

 

화가 이중섭은 친구였던 시인 구상에게 입버릇처럼 자기 작품을 '가짜'라고 했다. 전람회에서 누군가 자기 그림에 빨간 딱지를 붙이는 걸 보면 "됐어, 또 한 사람 업어넹겼어(속였어)"라고 진한 평안도 사투리로 소곤거렸다. 그러곤 정색을 하고 작품 산 사람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말했다. "이거, 아직 공부가 덜 된 겁니다. 앞으로 진짜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면 선생님이 산 것과 꼭 바꿔드리겠습니다."

 

▶이중섭이 마흔에 일찍 죽는 바람에 이 약속은 부도(不渡)가 됐다. 그러나 죽을 때까지 자기 작품에 만족 않고 스스로를 채찍질한 덕에 그의 그림은 미술사에서 우뚝하다. "오늘은 죽자 사자 일했어. 거의 완성돼 가는 그림을 부숴버렸어. 자잘한 것 버리고 커다란 주제만 남겼지. 한결 좋아졌어…." 뉴욕에서 홀로 작업하던 김환기 가 서울의 아내에게 보낸 편지 한 대목이다. 돈이 없어 뉴욕타임스 신문지 위에 그림을 그리고 나무 사다 캔버스를 만들어 쓰던 시절이었다.

 

▶지금 덕수궁 현대미술관에서 보기 드문 '그림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수놓은 거장 57명의 작품 100점을 모은 '명화(名畵)를 만나다' 전시회다. 이중섭의 '황소'와 '가족', 김환기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산월'…. 책에서나 보던 귀한 작품들이 오랜만에 외출을 했다. 망국과 전쟁, 가난으로 이어진 시대의 어려움을 붓 한 자루에 의지해 넘었던 화가들의 예술혼이 전시장에 가득하다.

 

박수근 작품으론 '절구질하는 여인' '빨래터' 같은 대표작이 나왔다. 황토색 거친 화면 위에 민초들 삶을 군더더기 없이 담은 그의 그림들은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고향 같다. 천경자의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는 마음속 한(恨)을 견디며 곡절 많은 삶을 살아온 화가의 자화상이자 모두의 자화상이다. 변관식은 누군가 "그림이 너무 검다"고 평하면 오기로 먹을 더 시커멓게 칠하고 "나 죽으면 (어떻게 평가받는지) 봐" 하고 맞섰던 화가다. 술병 꿰차고 금강산을 누비며 그린 넉 점이 그가 죽은 지 37년 만에 관객을 맞는다.

 

▶예술에 순위를 매길 순 없다. 그래도 사람마다 좋아하는 그림이 있다. 세계에서 포스터가 가장 많이 팔린 그림은 오스트리아 화가 클림트의 '키스'다. 세계적 미술관 300곳의 걸작 4만점을 올린 구글 아트 프로젝트에서 가장 사랑받는 그림은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다. 나뭇잎에 가을이 물들어 가는 덕수궁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우리 화가의 그림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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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김광균 시인을 처음 만난 것은 시 와사등을 통해서였다.

고등학교 일한년 때 별도의 반에서 배운 국어 과외의 교재중에 이 시가 있었다.

그리곤 교과서에서 이 시를 읽고, 외웠다.

그 당시에는 시조나 시 그리고 웬만한 수필이나 고전은 외워야 했다.

아직도 그 때 외운 시, 시조, 수필집이나 용비어천가등은 다시외우라하면 어느 정도는

읊조리게 된다.  하기야 어렸을 때 국민교육 헌장을 외워야 집에 갈 수 있었을 정도로

외우는데 익숙한 교육 풍토였기에 ... 그러나

지금은  그 때 외웠던 게 다시 생각나니 좋다.

이 시의 첫대목 역시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로 시작해서 외웠던 기억이 새롭고

그 대목에서 난 퀴리부인을 생각해내곤 했다.

                <131029>

 

추일 서정(秋日抒情)
            

                                  -김광균-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포화(砲火)에 이지러진 
도룬 시1의 가을 하늘을 생각게 한다. 
길은 한 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日光)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열차가 들을 달린다. 
포플라 나무의 근골(筋骨) 사이로 
공장의 지붕은 흰 이빨을 드러낸 채 
한 가닥 구부러진 철책(鐵柵)이 바람에 나부끼고 
그 위에 셀로판지로 만든 구름이 하나. 
자욱한 풀벌레 소리 발길로 차며 
호올로 황량(荒凉)한 생각 버릴 곳 없어 
허공에 띄우는 돌팔매 하나 
기울어진 풍경의 장막(帳幕) 저 쪽에 
고독한 반원(半圓)을 긋고 잠기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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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숙제



오지연

‘꽃과 대화하고 느낀 점 써오기’

선생님께서
숙제 안 해온 사람은
일어서라고 하셨다.

머뭇거리던 수연이가
손을 들었다.

“샘예, 암만 말을 걸어도
꽃이 대답을 안 하는데
숙젤 우예 하라꼬예?”

“지도 그런데예!”

“우하하!―”
3학년 9반 아이들이
책상을 두드렸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내게도 정호승 시인의 시집이 두권 정도 있다.

그러나 내 게인적인 취향에 따라 이 시인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를 물어도 딱히 이거라고 대답할 말은 없다.

그래도 이 시는 마음에 든다.

구절 구절이 우리 삶이 투영되어 있는 듯해서 이다.

아니 내 평소의 생각이 녹아있듯이.

 

                  <131027>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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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425304

 

시는 내가 좋아하는 다형 김현승 시인의 시로써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시로 알고 있다.

물론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이 시는 교과서에서 볼 수 없었다.

삼십 오년전의 고교 시절 그 분의 시집 "플라타너스"를 사서 읽었다.

그 시집을 통해서 시인을 알게 되었고, 그 분이 사셨던 광주 양림교회,

그리고 내가 다닌 고등학교의 본대학 국문과 교수이시기도 하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물론 내가 고등학교 입학전에 작고 하셨지만)

나 역시 신앙생활에 나름 열심인 까닭에 이 시인의 시는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의 청빈한 삶, 기독교적인 삶이 잘 나타난 시로 가을을 잘 노래한 시이다.

오래 전 이 시를 대하면서 마지막 싯구의 "가마귀"에서는 다소 낯설었다.

까마귀는 대부분 잎이 없는 앙상한 가지의 나무에 홀로 앉기를 좋아한다.

우리 나라는 까치는 길조로 여기지만, 까마귀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 않기에

꽃이 지고 잎이 떨어지는 가을에 홀로 있기를 바라는 시인.

어찌되었든 가을은 여행하기도 좋고

또한 두 손을 모아 기도하기도 좋은 계절인 것만은 분명하다.

 

얼마 전 딸 아이가 전화중에 네게 물었다.

  "아빠 기도 많이 하고 있어요?"

스스로 기도 많이 하고 있다고 답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딸 아이는 내게 보이지 않는 기도의 힘이 되어주고 있다.

 

                              <131026>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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