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발치에 산이 그리고 있고
난 멀리서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언젠가 한번 다가서서
서로를 안고 싶은데
마음만 가까히 있지
몸은 멀리 있는 기분.

산이 그립구나.

 

(20040529)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누구에게나 자신이 좋아하는 산이 있을게다.
난 어렸을 때부터 무등산을 어미산처럼 생각하고 자랐다.
물론 자신의 어렷을 때의 고향산은
비록 고향을 떠나도 마음속에 신앙처럼 남는다고 한다.
매일 보고, 생각나면 오르던 산이다.
그러다 대학을 들어가고
광주민중항쟁이 일어나고 부터는
내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섰다.

예전엔 멀리 출장을 다녀오거나
포항과 여수에서 광주로 들어 올때
항상 맨먼저 말없이 나를 반겨주던 산이기에
무등산을 보고서야 고향에 온듯한 포근함에 젖어들곤 했다.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즐거우면 즐거운대로
항상 나를 지켜주고 기다려준 곳이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약속한 곳에서 그를 기다렸다.
가는 길에 시간을 맞추려 국도를 달리는 동안에
새벽안개 길은 나를 하얗게 감싸주고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더해준다.
점점 밝아오는 새벽은 봄의 향긋한 정취를
그대로 내게 물들게 해준다. 

일부는 활짝 피기도 하고
이른 꽃들은 어느새 새로운 잎이 돋아나기도 했지만
하얀 벚꽃 터널
하얀 꽃송이가 눈송이처럼 꽃비로 다가선다.
달리는 차창과 길에는 꽃잎들이 휘날리고 
어느새 소설속 주인공이 되어 이 순간 만큼은 자유다.
말이 필요하지 않다. 아니 거추장 스러울 것이다.

밀리기 시작한 길에 약속한 곳을 향해 길을 재촉한다.
멀리로 무등산이 보인다. 포근해진다.

주차장 근처에는 이미 차들이밀리기 시작하고
가까운 곳에 차를 주차하고서 늦은 아침(?)을 먹기로한다.
언제가부터 자랑했던 증심사 보리밥 !
그런데 아쉽게도 그 별미는 배가 너무나 고픈 우리에게는
맛이 있는지를 느낄 겨를도 주지를 않는다.
참 미안했다. 하다보니.

당산나무를 지나서 봄빛을 발하는 중머릿재를 오른다.
스님의 머리처럼 민둥이어서 인지
옛날 스님들이 이곳을 길로하여 이동해서 인지 설은 많지만
아무래도 전자가 아닐까 한다.
광주에서 살 때는 해마다 일월 일일 신년첫아침에는
이곳에 올라 일출을 보면서
민주화와 개인의 안녀을 빌었었다.
지금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젊은 연인들의 신년 행사로 변하였다지만

어느새 봄은 성큼 다가와서
우리에게 시간의 빠름을 일깨워준다.
장불재를 지나 입석대 그리고 서석대
머릴 군부대에 갇힌 천왕봉은 눈으로만 올라가 본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세워놓은 듯한 입석대의 아름다움을 지나
서석대의 장엄함 위에 잠시 서본다.
멀리 보이는 시가지는 옛모습 그대로 조용하기만 하다.

억새 꽃이 하얗게 핀 날을 애기하면서
가을이 되면 한번 더 오자고 약속을 한다.
이제는 내려가는 길이다.
되돌아오는 길이지만 발길을 재촉한다
봉황대로 내려오는 길을 달리하면서
되돌아오는 피곤함을 없애기로 하지만
그대로 오던길을 되돌아온다.

잠시 옛길로 들어선다.

건강이 빨리 회복되기를 바다에 소원처럼 뿌려준다.

마음 속 깊이 온 몸으로 즐거운 날,
산행은 이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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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지난번 춘천 삼악산 산행에서 지난 주엔 북한산을 다녀왔습니다.
회사 동호회 산행에서
저는 가족 산행으로 즐ㄱ겼지만
아내는 이번에는 사양을 했습니다.
회사사람들끼리 산행에 아무래도 가족이 함께하여
내가 가족에 신경을 쓰는게 마음에 걸린다는 말이었습니다.

이번엔 회사사람들과 산행을 했습니다.

사람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깝고 쉬운 것은 관심을 두지 않듯
북한산은 내게 있어 그런셈입니다.

단풍이 아름답게 6부 능선까지 들어
마음조차도 나를 아름답게 물들여 주었습니다.

오랫만의 산행은
내게 있어 많은 것들을 정리하게 만들어주더군요.
가을 산행이 아니더라도
아마 등산이 주는 기쁨은 같을리라 여겨집니다.
인수봉의 암벽등반을 보면서 옛날 일도 생각해보고

새로움은 항상 내곁에 ,
내맘속에 있다는 평범한 사실앞에 진실해집니다.

 

                                     [0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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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아침 일찍 자는 아이들을 깨워서 길을 나섰습니다.

주5일 수업 시범학교로 한달에 한번은 쉬는토요일이지만 대신 활동계획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게되어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평소와 달리 일찍 깨어도 짜증한번 안내고 일어나서 짐정리를 하는 아이들을
보면 어렷을 때 어디 놀러가면 설레임에 잠을 설친 기억이 새롭습니다.
회사 산행이지만 가족산행을 하려했지만 아내는 예전 공장산행과는 다르다고
아이들만 권하여 아이들은 산을 잘 오르기에 방해가 안되어 함께하기로
한 것입니다.

서울역에 일곱시에 도착하여 아이들이 고대하던 고속철도 일명 KTX에
오릅니다. 동대구까지는 한시간 사십분 정도 많이 가까워진 거리입니다.
좁은 땅덩어리에 굳이 고속철도까지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지만 막상 문명의
이기에 익숙하면 이네 생활처럼 그 편리함에 쉬 만족하고 안주해버리는
그런 모습이 때로는 싫어지지만 그것도 잠시 잠시 접어둡니다.
동대구 ... 스치는 창가에서 그를 많이 생각합니다.
그리곤 습관처럼 옆사람이 그였으면 하고 얼굴을 돌려봅니다.

동대구역.. 새로이 꾸민 역사는 멋도 풍기는 새로움입니다.

길건너 정류장에서 그곳 비슬산엘 가는 시내버스를 물어물어 올랐습니다.
하지만 두시간이상이 걸리고 그나마 목적지까지 안가는 버스라는 말에 낙담을
하면서 얘기를 나누는 중에 기사분이 친절하게 안내를 해줍니다.
종점까지 가는 길이기에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의 전형처럼 들렸다가 한마을을
되돌아 나와서 다시달리는 코스는 사람들을 지치게 만들어버리지만
멀리로 보이는 이정표는 다시금 일행에게 힘을 보태어 줍니다.

시내 버스만 두시간이 넘게 걸려 우스게로 서울에서 대구보다 더 멀다고
말을 하니 시내버스의 산행객들도 대구살아도 오기 힘든산이라고 화답을
해줍니다.

비슬산 입구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산에 오릅니다.
참꽃 축제가 마무리 시점인지, 몇날전의 비 때문인지 참꽃은 다 져버리고
상상만으로 그 절경을 그려냅니다.
아이들에게 진달래는 참꽃 , 철쭉은 개꽃이라고 설명을 해주니 좋아합니다.

높이가 1083 M 인 달성군 유가면 등에 걸친 산 으로
여러가지 설중에난 산꼭대기에 있는 바위의 모습이 마치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비슬산이라 하였다는 설이 가장 내 마음에 듭니다.

아래에서 보니 부드러움과 함께 바위등 모습이 여러 모습을 닮아 참 아름다운
산입니다. 중간 중간 진달래의 흔적이 남아있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오릅니다.
길 초입 상가에서 화전을 지져놓아 아이들에게 소개도 하고
여러가지 이것저것 말해주지만 아이들의 관심은 이미 산으로만 향해있어
듣는 둥 마는 둥 입니다.

중간의 대견사. 옛날 중국의 황제가 세수대야에 비친 곳이 대견사가 있던
바위의 대견사 터에서 잠시 옛날의 아름다운 절모습에 세상을 멀리하면서
여유롭게 득도의 길을 걸엇던 옛스님들이 부러워졌습니다.
아무래도 이러한 상상이 내게 친숙하다는 것은 나의 전생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때가 많습니다.
전설처럼 참 아름다운 곳에 위치한 절의 흔적으로 탑하나만 남아있어
등산객들에게 옛날을 되돌아 보는 여유도 주는 곳입니다.
대견사터는 대견사라는 사찰이 있던 곳으로 석탑과 미완성의 연화대석 큰 규모의
돌 축대들만이 옛 사찰의 흔적을 남기고 있어 이 석탑은 이층 기단위에 삼층석탑을
올린 형식이며, 절벽의 암반을 지대석으로 하고 그 위에 상,중,하대석으로 구성된
기단을 설치하였는데 높은 벼랑 끝에 세워둔 대견사지 삼층석탑은 붕괴되어 있었던
것을 수습하여 재건립하였다 한다.
대견사터 주위에는 스님바위, 코끼리 바위, 형제바위 등 여러 바위들이 널려 있어
색다른 기쁨을 더해 준다.

거기서 봄에는 진달래로 가을에는 억새밭으로 그득할 분지의 능선을 기고 돌아
정상에 오릅니다. 정상에서 사진 한컷에 땀을 식힉 이내 유가사로 길을 재촉합니다.

내려오다 유가사 못미쳐 흘는 시냇물에 발을 담그니 발이 시려서 곧바로 발을
물에서 빼어내곤 하지만 산행의 피로가 가시는 듯 합니다.

시간이 지체되어 택시로 대구 지하철역까지 이동하여 동대구역 근처에서
대구에서 유명하다는 갈비찜으로 저녁을 먹고 서울로 되돌아오니 열한시가
되었습니다. 하루의 산행은 이렇게 막을 내립니다.

산 정상에서의 간단한 통화로 마음을 달래보는 산행길의 여운에
포항에서 근무할 때 들린 기억과 출장길에 잠시 들린 기억에 겹쳐둡니다.
함께 가고픈 산에 하나를 더 얹어 높습니다.

 

<20040519>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이생진 시인의 시와 그림 중에서>

 

 

바람 같은 얼굴

 

 마라도 5           

                  이생진

 

오늘 수평선은

 

네 눈썹처럼 진하다.

 

너도 네 눈썹을 갈매기처럼 그리지 말고

 

수평선처럼 그려라.

 

그러면 네 얼굴도 바다가 되리라.

 

 

 

⊙ 수록시집명 : 먼 섬에 가고 싶다    

⊙ 수상문학상 : 제12회 윤동주문학상

⊙ 발표일자 : 1995년12월    

 

 

아주 오래전 지금으로 부터 18년전 포항에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그 시절에 좋아했던 시인이었습니다.

 

지금과 달리(?) 유난히 책을 좋아하던 시절에

내연산 보경사엘 갈 때 마다 한권 빼어든 책이

이생진 시인의 시집이었습니다.

 

그 시절 왜 이 시인에게 이끌렸는지

요즘 그 때 그 시집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이 시는 그 때 그시집이 아닙니다만

마음에 드는 시 한 수 옮겨 함께 나눕니다.

 

                             <080215>

 

<다음블러그 "차향이 우러나는 향기로움으로"의 '좋아하는 시' 카테고리에서 옮겨옴>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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