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 12. 23:40 NEW (항암 치료기)
8차(4-2) 항암치료를 마치다.
4싸이클 2차 항암치료를 마쳤다.
새로이 이사한 집에서 두번째 출발이다. 하늘은 점차 미세먼지 공격이 심해지는듯 하다.
아침에 아들녀석이랑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가볍게 운동을 마치고서 아내가 준비한 점심을 먹고서 출발한다.
어제는 아는 지인을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만났다.
멀리 중국 천진성당에서 함께 레지오 활동을 했던 주식 베드로 형제가 병문안차 약속을 지난주에 했었다.
그 날이 전날이어서 서로 편리한 약속 장소인 홍대입구역 옆 영풍문고에서 만나 근처의 버섯샤브샤브집인 대관령에서 저녁을 먹는 도중에 대부님이 합류했다. 버섯 샤브샤브는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서 먹을만 했다.
식사 후 근처 꽃집과 함께하는 커피숍에서 마감시간까지 긴 얘기를 나눴다.
그 여운일까?
평소와 달리 (간혹이지만) 새벽 4시반경에 잠이 깬 후 내내 잠들지 못한 영향인지 아침부터 머리가 무거웠다. 설마 항암 전날이라고 몸이 먼저 반응한 것은 아니겠지!
병원을 향해 나서기 위해 집 현관문을 열자 아내가 "마스크" 라고 외친다. 아내의 염려에 부응하고자 현관으로 다시 들어서는데 아들 녀석이 "아빠 마스크" 라고 재차 말한다. 이순간 심리적으로 시간에 쫓긴 내 목소리가 나도 모르게 커졌다.
"말로만 '마스크' 하지말고 마스크를 찾아서 하나 내줘야지" 라고
항암치료가 진행되면서 평소(?)의 나와 달리 성격이 급해지고(그동안 감추인 본성일게다) 인내심이 많이 줄어들면서 자주 언성이 높아지고 짜증을 종종 부리곤 한다.
나도 모르게 환자로서 배려를 받고싶은 어린이가 된듯하기도 하다. 간혹 아내의 평범한(?) 목소리에 예전과 달리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를 보곤한다.
요즘 나의 기도 두번째 순위이다.
어찌되었든 시내버스를 타고 연세대 앞에서 하차한다. 오는 버스는 세브란스병원 앞에 서지만 갈 때는 한코스 전 승강장 연세대 앞에서 내린다. 잠시 중앙선 버스 승강장에서 신호 대기중인데 바람이 차다. 암병동에 도착, 채혈을 하고 평소와 달리 여유 시간이 짧기도 하여 병원 실내 걷기를 생략하고 대기자리에 앉아 진료시간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다른 환우들을 본다.
생각보다 환자들이 참 많다. 암병동이기에 암환자와 보호자가 동행한다지만 생각보다는 암환자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환자들은 각양각색이다. 그래도 이렇게 외래진료를 받는 환자들은 '불행중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하는데 긴 입원 생활을 했던 나로서는 당연한 생각일게다.
나도 그중에 한 사람이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진료를 한다.
평소 이삼분 걸리던 의사 진료가 오늘은 몇가지 되묻다보니 오분 정도 걸린듯 하다.
낮은 백혈구 수치.
진료전 웹을 확인해 보니 백혈구 수치가 4.57 (적정범위: 4.0 ~ 10.8) 로 적정범위내이지만 다소 낮아서 내심 긴장되었다. 나머지 항목도 계속 적정범위 근접으로 좋아지다가 이번에는 약간 낮아졌다.(오차범위내로 보이지만)
이하 A: 나. B: 주치의
A : 백혈구 수치가 평소보다 낮다.
B : 호중구 수치는 2,500 이상으로 양호하다. 다른 혈액검사 항목들도 다 양호하다. (물론 지난번 5,000 보다는 낮아졌지만)
A : 두 군데 부위가 어느 때 간혹 간헐적으로 '찌릇'거리는 느낌이 있다.
B : 괜찮다. 지난 CT 사진을 보면 체중 증가에 따른 압박 영향으로 보인다.
A: 체중이 64.6 수준으로 퇴원시에 비해 4-5kg 늘어서 약간 부담을 느끼는듯 해서 현 체중을 늘리지 않고 유지하려고 한다.
B: 원래 평소 체중이 64.5 수준으로 정상수준 아닌가?
A: 평소 체중은 69키로 수준이었다. 이대 목동병원 입원시 69키로 세브란스로 올 때 65 키로 수준 이었다. 그런데 최근 부담스럽게 느껴져서 체중을 현수준으로 유지하려 한다.
B: 체중을 억지로 줄이려하면 안된다. 항암치료시 체력이 중요하므로 체중이 저하되면 안된다. 가능하면 현수준을 유지하고 무리하게 운동을 3시간 이상 하지마라.
A: 운동으로 걷기를 하고 있고 한시간 정도 한다. 오후에 간단히 운동을 했는데 최근에는 좀 건너 뛴듯 하다.
B: 걷기가 최고 좋은 운동이고 체력에 맞게 오전 오후 나눠서 하는 것도 좋다.
A: 최근에 항암주사 후 팔 부위에 혈관통이 있고 3일 정도 피로감을 느끼게되고 목소리가 감긴다.
B: 혈관통과 내려앉는 목소리와 피로감은 항암치료가 지속되면서 나타날 수 있고 특히 나이도 젊고 건강해서 항암 주사제를 100% 다 넣고 있다. 이번에는 2주 연속 후 검사이므로 그 때 결과를 보고 양을 결정하자.
B: 다른 처방전이 필요한 게 있는가?
A: 처방약은 필요치 않은데 최근에 아주 극미한 메스꺼움 느낌이 느껴지는 듯하다.
B: 메스꺼움이 느껴진다면, 구토 증상은? 구토기가 느껴지면 절대 참지말고 약을 먹어야 한다.
A: 매스꺼움은 심리적인 영향처럼 느껴지고 구토 증상은 전혀없다.
B: 구토증상이 없다는 건 다행이고 항암치료에는 복이다.
다음진료와 CT 촬영 예약을 하고 내원 약국에서 이뇨제 처방전을 받는다.
4층 외래 항암치료실에 접수하니 예전처럼 대기 인원이 많다.
다행히 수액을 먼저 맞기에 치료병실 앞 대기석에서 혈관에 수액주사를 놓아준다. 예전엔 밖에서 입실대기를 하다가 입실 후 수액을 맞느라 시간이 지체 되었는데 이렇게 하니 대기로 인한 시간이 절약되었다. 이렇게 십여분을 아껴도 마감시간인 저녁 아홉시 넘어 주사가 끝났다.
지난번 항암 주사부터 일차 항암제 투여시 극심한 혈관통으로 참을 수 없은 통증을 느꼈었다. 이 통증을 완화시키려 핫팩을 달라해서 주사 부위를 덮어준다.
지난 번부터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진 혈관통... 지난 차수 부터 심하게 느껴진다고 간호원에게 말하니 원래 내가 맞는 항암제가 혈관통이 심하다고 하면서 처음부터 아팠을거라고 한다.
그런데 난 지난 차수부터 혈관통이 느껴졌고 시간이 갈수록 혈관이 약해진 영향이리라.
지난 차수부터 심해진 혈관통은 일차 항암제 투여시에는 뼈가 끊어지는듯한 통증으로 다가섰다. 그러더니 보통 혈관통이 사라지는 마지막 수액주사를 마치는 순간까지 나를 고통스럽게 했다.
오늘은 주사를 맞고 집으로 오는 내내 유난히 피로감을 더 크게 느꼈다. 간밤을 설친 영향이라고 스스로 위로를 했다.
항암제 주사 후 첫날(D+1).
1. 피로감이 느껴짐
2. 얼굴이 약간 붉어지며 볼 부위에 열기가 느껴짐.
3. 긴 호흡이 다소 부담스러웠음(어제)
점심에 다소 과식 영향 연장선상(?)
4. 식사 후 스탠트 부위(추정) 에서 지난 주와 같은 느낌이 옴.
5. 딸꾹질 5분 정도 있었으나 없다고 할 수준.
6. 볼일을 잘 보았음.
항암제 주사 후 둘째날(D+2).
1. 피로감 사라지고 맑은기운으로 기상.
2. 얼굴의 붉은 기운 사라짐.
3. 별다른 부작용 못느낌. 몸 가벼움
항암제 주사 후 셋째날(D+3).
1. 약간의 목소리 가라앉는 기운이 있었으나 금새 사라짐.
(아침에 약간의 피로감과 목소리의 가라앉는 정도가 비례함)
2. 그동안 약간의 혀 갈라짐이 보였으나 최근들어 혀 갈러짐 증상이 나아지고 있음. 탐튬 가글시에 느껴졌던 미미한 쓰라림은 사라짐. 확연히 보였던 갈라짐이 점차 좁혀지더니 거의 보이지 않을 수준.... 건조함의 영향이 크지만 동일조건이라 가정하면 내게 나타났던 항암시 부작용으로 봐도 무방할 듯...
동시에 혓바늘 백태도 일상수준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양호해짐.
3. 오른팔 손목에 약간의 혈관통이 느껴짐
이후 일상화.
참고: 항암후 나타나는 혀의 백태에 대하여.
암과 양치질 (혀에 생기는 백태를 없애야...) 바로보기
https://click4tea.tistory.com/1892
2차 항암제와 연이을 수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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