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와서 요즈음 며칠이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기분입니다.

 

천진의 812 폭발 사고가 내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줄은 정말 상상하지 못한 일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업무상 일이라 밝힐 수 없지만) 이유야 어찌되었든 공장을 재가동하려고 하는데 아침저녁으로 뒤바뀌는 지침에 어떻게 일정 계획을 세우고 진행해야할 지 난감한 상황으로  난감한 지경입니다. 더군다나 그 혼선중에서도 이달 말에 예정된 정기 연차보수를 2주일 정도 앞당겨 진행하기로 어렵사리 결정했는데 한국과 달리 작업 일정을 조금만 변경해도 원하는 협력업체를 구하기 힘들고 (한국은 여수 공장, 울산공단등 전문 보수업체가 밀집되어 있기에 쉬 수배가 가능한데 이곳은 기업은 많지만 전문 보수업체는 대기업 자체 공무업체이기에 드물고 실제 멀리 산재되어 있어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어렵사리 수배하여 멀리 남쪽에서 오는 전문 업체도 천진이 위험해서 이번에는 작업 입찰을 아예 포기하기도 하고 막상 오늘 오기로 한 업체도 천진에 비가 오니 위험해서 갈 수 없다고 내알 오겠다고 하니 일정 관리도 어려워집니다. 실제 중국내에서도 보도가 통제된다 하여도 웨이신등 SNS 를 통해서 심각성을 알고 있나 봅니다.

한국에서는 는이런 사정을 잘 모르니... ...

 

어제 중국 보도를 보면 하늘을 나는 중국 국가 안전국장이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과거 천진 상무 부시장으로서 이번 폭발사고의 인허가에 관련되어 책임질 일이 발생한게 아니냐고 중국 직원들 사이에서 얘기하는 게 들리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관련이 있기는 있나 봅니다. 얼마전 리거창 총리도 이 곳 텐진을 다녀갔고 그 전에는 시진핑 주석이 본 폭발사고 직후  812 폭발 사고 수습이 완료되면 반드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는데 이제 서서히 그 책임 소재를 가리는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요즘 제 모습이 힘이 없어 보이고 얼굴 색이 않았나 봅니다.

평소의 내 모습과 많이 달랐는 지 마주치는 중국 직원들 마다 "加油 加油" 합니다.

이 "짜요짜요"는 우리말로 "힘내요" 내지는 "화이팅"과 같은데 지금은 "힘내요" 랍니다.

 

저도 나름 많은 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내곤 합니다.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의 삶이란  어딜가나 위로할 일, 위로해야 할 때가 참 많습니다. 

누군가와 가벼운 다툼, 누군가에게 상처받거나 실망할 때

그리고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한 실패와 낙망의 때,

저같은 직장인들에게 가장 가슴 아픈 승진의 누락.  등등 등

그리고 젊을 때에는 취업 실패나 실연,

이런 다양한 일들로 내주변 사람들에게 안타까운 일들이 생길 때 마다

상대의 눈치를 살피면서 내심 안절부절해 하면서도 마음을 전하는 위로를 건네곤 했지만

그 때를 되돌아 보면 내 조그마한 위로에 기대만큼 효과가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경험상 "위로는 우리에게 습관화 되지않은 칭찬보다도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대부분 우리는 이런 위로를 합니다.

"이제 다 괜찮아질 것이야"라고,

"너의 잘못이 아니고 운이 나빴을 뿐"이라고 

"실은 상대방 잘못"이라고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앞으로는 다 잘 될거야"라는 말을 잊지 않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이렇게 따스한 말들로 위로해 보려고 하지만,

제 경험상, 세상이 동화 속이나 소설 아니 영화 속의 세상처럼 

그렇게 아름답지도  여유롭지도 않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고

위로 속에서도 그 위로 받을 일로 인하여 다가올 일들이 어느 정도 예상되기에

실제 이런 위로들 조차 마음에 와닿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당사자에게는 현실이기에

긍정이나 낙관만으로는 험한 이 세상을 헤쳐 나아갈 수 없으니까...


얼마전 위로해야 해야 할 사람에게 "따스한 차 한잔"을 살며시 그 친구의 책상위에 놓은 적이 있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고 , 반대로 그 누군가가 내게 그리 커피 한잔을 놓고 갔을 때 비록 마실 여유가 없어 차갑게 식었어도 그 어떤 말보다도 더 큰 위로가 되었음을 고백했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어떤게 가장 따스한 위로가 뭘까?" 라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과거 내가 가장 위로 받고 싶을 때에 가장 큰 위로는 

그 위로는 바로 "어려울 때 가만히 저와 함께 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어깨를 맡기고서 맘껏 흐느껴 울수 있는 포근한 바로 그 어깨였던 것입니다.

 

벌써 몇년이 흘렀지만 아들에게 보낸 편지 한 대목이 생생합니다.

아들 녀석이 중3 후학기에 밤12 시 넘게 미술 입시를 준비하느라 엉덩이에 욕창이 나고 손마디에 보기 흉할 정도로 굳은 살이 박혀 가면서 입시 준비를 하더니

드디어 원하는 예고에 합격한 날 난 녀석에게 축하 편지를 보냈습니다.

 

편지 내용은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이제 작은 산 하나를 넘었고 앞으로도 더 험한 산을 넘을 것인데 아빠는 너와 함께 그 산을 넘을 수는 없지만 네가 힘들고 어려울 때 .뒤를 돌아보면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는 나를 보게 될 것이라" 고 ...

 

이제는 이 약속에 하나를 살짝 더 얹혀놓습니다.

물론 아들 뿐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에게...

 

"어떤 일이 너에게 있든,

 너의 곁에는 너의 말을 들어주고 있는

'내가' 있을 거야" 라고

 

사람들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것은 바로 힘든 자기와 함께하는 동반자라고 합니다.

그래서 가족이 소중하다고 하는 것이죠.  가족은 흔를리더라도 늘 함께 해주니까요.

요즘 부자들의 가족을 보면 피도 눈물도 없는 세상같아 보이지만 ...

 

누군가 내 옆에 있다는 것을 떠나 "나와 함께 한다" 는 그 느낌을.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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