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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8.09.21 입원 사흘째.
  4. 2018.09.20 입원 이틀째.
  5. 2018.09.19 입원...
담담함.

다람쥐 쳇바퀴 돌듯 나는 한 곳에 머무르고
병원의 시간은 동일하다.
마치 한 시간대에 머물러 있듯.

어제부터 걷기 시작했다.
무료함도 떨칠겸 운동도 겸사겸사
지루하지않고 다른 생각들을 떨쳐낼 수 있어 이제 이곳에서는 소중한 시간이다.

사택 옆 주말농장 텃밭이 궁금해졌다.
출발전 한번 더 베어내야 할 부추에
뿌려놓은 여러가지 씨앗들도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게다.
어쩌면 잡초가 더 먼저 자랐겠지만...

모친과 통화를 했다.
목하 고민이다.
무엇이 최선일지...
내가 내린 결정이 최선이길 바란다.
효도와 불효의 차이는 백짓장 한장의 차이인데
간혹 그 백짓장이 두꺼워 넘나들기 힘들 때가 있다.

내게 주어진 운명에
내 선택을 버물어서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야 내어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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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시간은 어디서나 빠르다.
건강한 사람도 환자복 입혀놓으면
저절로 진짜 환자가 되는듯할텐데
환자에게 입혀놓으니 더 환자가 되어가는듯하다.

일주일이 내일이니 이제는
완벽하게(?) 익숙한 입원환자가 될 법도 한데 아니다.
그럼에도 벗을 수 없는, 벗어서는 아니되는 유니폼이다.

간밤에 조금 몸이 좋지않은듯 했는데
아침 의사선생님의 의견 또한 다르지 않다.
간수치가 떨어지다가 다시 올라서 항생제를 하나 더 투여한단다.

이틀째 식사 후,
오늘은 아침 식사량을 좀 줄였다.
식사량이 평소보다 좀 많은듯 했고
운동도 안(?)하고 누워만 있다시피 하니
당연히 배는 고프지않고 차있는 느낌이라 줄인 것이다.

식사 후 잠시 병원안을 걸었다.
정사각형 병원 복도를 세바퀴 정도 걸으니 대략 천보 정도 걸었다.
평소 걸음이라면 칠팔백보 정도랄까?

소변색이 다시 짙어졌다.
밖의 안양천변 도로 가로수인 감나무엔 감이 주렁주렁 달려 노랗게 익어가고 있는 중이다.
딸이 묻는다.
저감은 어떻게하지?
그냥 사람들 보기좋아라고 놔둘게고
익운 감은 새들이 먹겠지 라고
다소 상투적인 답을 내놓았다.

 안양천은 귀국한 후, 멀리 대산에서 서울집에 오면 늘상 달리던 곳이었다.
퇴원하면 저 곳을 예전처럼 달릴 수 있을까 ? 하고 되물어 보았다.
내가 묻고도 나는 답하지 않았다.

항생제 하나를 맞는 한시간 못되는 시간에
천정에 걸린 식염수백에서 떨어지는 항생제 방울을 멍하니 보고있다.
적당한 크기로 방울이 맺혀 아래로 뚝뚝 떨어지는 일정한 간격으로 내핏줄로

대학 1학년 분석화학 적정 실습시
저 한방울 크기를 얼마로 가정하고
당량점을 계산했는데 얼마였을까?
기억도 나지않는다.
0.03?  0.3? 아니면 0.02 ,  0.04
뭐 이젠 중요하지 않는 것들이다.

우리 삶에서도 이렇지 않을까?
그땐 중요하고 지금은 중요하지않고
그땐 몰라도 되고 지금은 알아야하고
그 반대들도 부지기수이다.
그런데도 난 여전히 과거 것만 움켜쥐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한 거라고
이미 마음 버린 것이라고
관심두지 않았다고
슷.로를 다구치고 위로했음에도
난 가슴 저 밑에서 홧덩이로 키우고
있었던건 아니었을까?
출발점과 보는 시각이 달라져 있음에도
보이지않는 기대를 하고있었다는 건
굳이 부인하고 싶지 않다. 지금도...

이런저런 생각들이 스쳤다.

딸 아이가 노랑장미 꽃을 사왔다
앙징맞은 세송이 장미...
딸 아이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
마중하여 병실 침대에 눕자마자
'아빠 얼굴이 어제보다 안좋다.'하며
괜찮냐고 물어온다.
'좀 힘이 없네'라고 있는 그대로 답해 준다.

명절에도 학교 도서관으로 공부하러
가는 길에 들려 두어 시간 소중한 시간을
 내어주는 이쁘고 고마운 딸이다.

병원 안을 같이 걷다가 약속한 시간이되어
아이는 학교로 출발하고
난 다시 병실로 발걸음을 돌렸다.

항생제 영향인지 좀 나아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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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시간은 어디서나 빠르다.
금식으로 시작된 하루.
생애 처음으로 MRI를 찍었다.
물론 어제의 CT촬영도 처음이었다.

MRI 를 찍고오니 천진성당 레지오 활동을 같이했던 대부님이 오셨다.
그래도 여러사람의 기도가 큰 힘이 되기에 유일하게 이 레지오 마리에에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알리고 기도를 부탁했더니 글을 보시자마자 오신것이다. 사실 레지오도 망설이다가 얼렸고 지금도 나머지 분들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간만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천진에서 여러번 뵙고 내 견진 대부이시기도 하고 부부동반으로 두번 뵈었기에 아내랑 대부님은 재밌게 얘기를 나눈다. 식사시간이 되어 난 금식이기에 아내를 대신 식사로 모셨다. 나중에 보니 대부님이 사셨단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명절 앞이라 어머니에게는 근무로 알고 계시기에 비밀로 했다. 애초 함께 보내시기로 했는데 더 중요한 일이 생겼다고 한다.
얼마나 다행인가?
함께하셨다면 명절 내내 내 곁만 지키는 수고와 자식걱정으로 애간장이 녹으실 것인데

정말 다행이다.

비뚤게 바라보는 애들은
연락 안했다고
우리가 어찌아냐고
말하기 좋아하겠지만
실상 아무런 도움도 안되고
걱정거리 만들어주기 싫어서이기도 하다.

오후에 간조직 검사. 일명 생검을 했다.
간에 관련된 다섯가지 방법은 사흘에 걸쳐 다한 셈이다.

검사 마치고 국부마취가 풀리자 통증이 밀려왔지만 참을만했다.

지혈과 안정을 위해 네시간 동안 모래 주머니를 올려놓고 손으로 누르면서 누워서 참았다.

서울에 있는 조카애들이 병문안을 왔다.
누워서 인사를 받았다.
아내랑 애들이랑 저녁먹으러가고
아내가 일찍왔다.
애들끼리 할 얘기가 많을 것이니까..

소화를 위해 약을 먹고 아내가 사온 본죽을 먹다가 아내에게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죽 뜨기도 힘들 정도로 기력이 다하고
아내가 수저에 얹어주는 반찬을 보자
처량함이 주는 슬픔과 아내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두어번 어깨를 들썩이다가 마음을 잡았다.

해열제 두알과 항생제를 맞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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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글을 쓰다가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잠시 얘기하다가 다시 보니 제목만 덩그라니 하얀 백지로 남아있다.

입원 이틀째.
어제 저녁 죽을 간단히 먹고
오전 오후 금식에 저녁도 죽이었다.
오늘 하루 종일 링거만 꼽고
위내시경 검사만 마쳤다.

위내시경은 수면내시경에서
일반내시경으로 변경하여
간단히 마쳤는데
나는 위내시경검사는 일반 내시경이 간편하고
시간도 빨라 더 선호하는 편이다.

어젠 아들이
오전엔 딸이
내 침대 곁에 함께 했다.
긴 얘기거리는 아니어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웠다.
학교얘기 진로 얘기
그리고 아런 저런 양념거리 얘기들이
잘 버물어진 시간이었다.
평소와 달리 초치는 훈계(?)쬬 얘기가 없으니
더 잘 버물려진둣하다.
물론 아내도...

저녁 병원식 죽이 나왔다.
일식삼찬(고기완자. 연근무침. 삼치구이)에 배추국 하나 더하고 배추냉국(?) 에 요쿠르트 2개 까지.
그런데 왜 이 배추국맛은 변함없이 이럴까?
결국 된장 맛이겠지만
집과 회사에서의 된장국과 천양지차이다.

죽한술 뜨는데 눈물이 났다.
식사 직전 어머니께 안부 전화 드려야겠다는 생각의 연장선 눈물 같았다.
물론 병원이라고는 안할것이고...

지난번 처럼 조용히...

책을 보고 있다.
찰지게 쓴 귀농얘기이다.
삶의 체험에 나오는 유희성도
TV의 다큐와 같은 각색 포장된 얘기가 아니라서 좋다.

말미에 모친께 안부 전화를 드렸다.

검사 결과는 내일 오전에 나올듯 하고
보다 더 정밀한 검사를 해야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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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2018. 9. 19. 21:56 NEW (항암 치료기)

입원...

십여일 전 부터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했다.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면 배게맡이 흥건하게 땀으로 젖어있다.

 

그렇다고 복통은 심하지는 않았고 아주 간헐적이었다.

그것도 잊을만하면 느껴지는 미통이었다. 


하루 이틀 이러다 말겠지 했는데 결국 사단이 난거다.

 

중간에 건강검진 기회를 피치못할 사정으로 연기한 것도 더 커지게 만들었으리라.


그러다 지난 16일 저녁에 오한과 근육통으로 잠을 못이루고

아침 이른시간에 (출근전) 약국을 뒤졌는데 붛행히도 일요일이라 쉬었다.

아마 열었다하더라도 8시 이전이었기에 약국문을 열기 전이었을게다

 

평소 일이년에 의례 한차례 치루는 홍역이려니 했는데, 이번에는 밤을 샐 정도로 아픈 통증으로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여덟시 전에 약국을 뒤진 것만 봐도 그 고통의 정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오후에 직원이 감기약을 사주어 버티다가 다음날 병원엘 들렸다.

진찰중에 가벼운 황달기가 있는 것 같단다.

나나 의사선생님이나 눈으로 판단하기에 황달에 대한 소견이 애매해서

일단 피검사를 하기로 했고

오늘 아침에 한시간가량 기다림 끝에 검사 결과를 받아들었다.

간의 여러 수치가 평소의 열배 이상이어서 큰 병원에 입원해야할 수준이라며

써준 진료의뢰서를 받아들고서 서울에 있는 아내와 통화를 마친 후 바로 휴가를 내고 서울 병원으로 향했다.

집에서 가까운 세브란스와 이대목동병원의 외래 진료를 알아보니

세브란스는 불가하고 이대목동병원은 그나마 외래진료 예약이 가능했다.

 

집에 들리지않고 아내를 병원으로 오라하여 바로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서
입원실이 없어 집에서 대기를 하란다.  집에 들러 간단히 정리를 한 후 병원에서 입우너실 배정이 마쳐졌다 하여 아들을 보호자로 입원을 해서 첫날밤이다.

참 오늘은 경황이 없어서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내 생일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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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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