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서 짠내나게 굴던 아내가
창문 너머로 저만치서 울고 있었다.

잘 참아내던 아내도 알고보면
아내이자 여자였다.

이제 눈앞에 닥치는 현실적 두려움과
미래에 감당해야 할 외로움의 무게는
막막한 감정과 함께
아내의 마음을 야금 야금 갉아내고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을 것이다.

그런 아내를 보는 나도
멀리서 눈물이 났다.
잠시 창가 옆에 나란히 멈춰섰다.
마치 당연히 그래야 한단듯이

아내는 다행히도 눈물 머금고 나란히 서있는 나를 보지 못했다.

나도 이내 운동을 핑게 삼아
못본 척 앞으로 앞으로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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