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9. 15:34 가족과 함께
육군 훈련소 수료식을 하루 앞 둔 아들에게 쓰는 편지
자랑스러운 아들!
이 시간에 난 너를 만나러 간다.
너는 오늘 30 KM 힘든 행군을 마치고서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시간이구나.
이 시간에 아마 훈련소에 입대한 후 가장 편하고 곤하게 자고 있을게다.
이 편지를 받을 때 쯤에는 정규 훈련 과정을 다 마치고
가족을 만날 기쁜 수료식을 설렘으로 기다리면서 이 편지를 읽겠지.
아빠도 그 수료식에 가고 싶은 마음 굴뚝 같다.
자랑스런 내 아들의 어깨에 빛나는(?) 계급장을 달아주고 싶었는데
그 큰 기쁨을 나보다도 더 너를 사랑하고 아끼는 네 엄마에게
선물로 맡기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계급장을 달고서 엄마에게 거수 경례로 답례를 하는 네 모습을 그려본다.
비록 그 수료식 자리에는 내 모습은 없지만 마음만은 네 곁에 항상 있으니 걱정말고.
나는 너의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여기에서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고
늦은 이 시간에도 잠시 내 부족함을 헤아려 보완하려고 한다.
그래서 건강하고 밝은 모습으로 더 큰 반가움 으로
지금 보다도 조금이나마 더 긴 시간을 함께 하고자 지금은 아쉽지만
우리가 얼굴로 만나는 만나는 시간을 잠시 뒤로 미루고 아껴둔단다.
비록 몇 주 안되지만 분대장 임무를 맡아보니 어떠했는 지 궁금하다.
사회와 다른 곳에서 평소 네가 감춰 두었던 큰 목소리와 리더십을 발휘할 소중한 기회였겠지.
때로는 힘들기도 하고, 솔선수범으로 앞장서야하기도 하고...
그래도 보람 있었을거야.
이 곳 천진은 갑자기 추워진 꽃샘 추위의 막바지란다.
이제 이 꽃샘 추위 물러가면 완연한 봄 기운으로 주위가 초록 빛으로 물들어 오겠지.
비와 눈이 많지 않아 다소 삭막하고 을씨년스러웠던 풍경이 훨씬 나아질 것 같다.
봄 소식에 꽃 소식이 함께 묻어 오듯, 아들과 함께 좋은 소식들이 그득할 것 같다.
요즘들어 더욱 간절하게 미사 기도 시간에 두소을 모으게 된다.
너와 우리 가족 얼굴을 머리 속에 하나 하나 그리면서 기도를 하는거란다.
그리곤 기도 말미에 할아버지 얼굴을 살짝 그려놓는 것 만큼은 어찌하는 수가 없구나.
아들!
기도할 때 엄마 위해 기도하는 것 절대 잊지 말았으면 한다.
나를 위한 시간까지 엄마와 동생을 위해서 두 손을 한 번 더 모아주기를 부탁한다.
그 기도의 힘이란게 얼마나 크고 위대한 지는 잘 알 것이야.
오늘의 너를 만들어준 자양분이 엄마의 기도라는 것 알고 있지 후후
우리 아들 잠시 안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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