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변산의 내소사 >
모레는 딸 아이 수능이다.
그동안 준비해왔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 심정이다.
큰 아이의 수능일에도 함께 하지는 못했다.
딸 아이의 수능일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멀리 있는 아빠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도리어 위로해주는 녀석들이었다.
요즘 아들 녀석과 E-mail 편지를 주고 받는다.
짧은 일상의 내 소식을 전해야하는데 격려보다는 내 생각만 전하고만 있다.
아내는 가벼운 일상을 나누라고 권하고 있지만
글을 쓰다보면 그리되는 것을 어찌하는 수 없다.
얼마 전 아내는 내게 말했다.
아들 녀석과 전화로 얘기하다보니 알게 되었다고
예전에 녀석과 나눈 얘기는 대화가 아니었고 일방적인 전달이었다고...
아들의 얘기를 듣기보다는 ?? 해라, ??하지마라 등의 훈께 또는 강요에 가까웠다고.
모처럼 녀석의 말을 들어주다보니 알게 되었다고 살짝 내게 토로했다.
나 역시 이론은 잘 알면서도
눈 앞에 닥치는 일로해서는 그만 다시 설교조로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나마 같이 산에 오르고 야행을 하고 둘레길을 걷다보니 들어줄 기회가 조금은 있었다.
녀석이 휴가 때보면 내게 가벼운 여행과 술 한잔을 약속했다.
내게 해주고 싶은 얘기도 많고 할 얘기가 있단다.
마음을 열고 들어주는 시간을 기다린다.
딸 아이의 수능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면서 잠시 두 손을 모아본다.
<13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