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 23:34 가족과 함께
부모님께 전화를 드린 후
언제적 글인지 가물가물 하다.
일단 부모님께 전화를 드린 후라는 제목은 최소한 만 팔년전 글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내랑 이른 아침 같이 산행(북한산)을 다녀 오겠다는 내용을 추측컨데
서울에 온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반증을 보여준다.
예전 글은 내게도 늘 새롭다.
이제는 아버지께서 안계시니 어머니께 전화를 드린 후로 바뀐 글 하나 올릴 때이다.
그리고 아래 소망중 하나인 삼대가 함께 오르는 산행은 어쩔 수 없이 접었다
아버지께서 안 계시고 어머니께서는 관절이 아프셔서 산행은 금기이니...
중국에 온 후 어머니께 전화를 자주 하는 편이다.
어머니는 동생들에게 서울에 있을 때보다 오빠가 더 자주 전화를 해서
목소리를 매일 들으시니 그나마 좋단다.
(난 애써 당신이 그리 위안을 삼으신거라 이해하고 있다)
늦은 밤 전화를 하면 지금도 여전하시다.
단지 예전보다 다른 점은 며느리나 손녀 또는 손주가 전화를 언제 했다는 말을 더하시고
그러나 단답형 대화는 여전하다.
이국 땅에 있다보니 아침 밥은 잘 챙겨 먹냐, 건강 해야한다. 라는 말도 덧 붙히셨다.
당신의 마지막 말씀은 언제나 " 나 잘 있으니 걱정하지말고... , 잘 있어!"로 끝내신다.
여전히 나는 전화를 끊고 나면 한참 동안 수화기를 놓지 못하고 있다.
내가 아이들 생각하듯
당신은 그 이상으로 나를 걱정하실 것이라는 것도 잘 안다.
<131101>
---- 이하 옛 글 ----
한 줄기 밝은 햇살
파아란 낮은 내겐 기쁨이다
가로수 은행잎 색깔이 노랗게 짙어줄수록
이 가을은 짙어간다.
가울이 깊을수록
가슴이 시려질수록
그리워지는 마음으로
멀리 고향의 두분께 전화를 넣는다.
전화를 끝내고 나면
두분과 나누는 얘기가 너무 단순하다고
아내는 핀잔을 준다.
그런데 당신들과 난 그게 더 익숙하다.
이제는 그런 모습에 익숙해질만도 하는데
아직도 안부전화는 시시콜콜해야 하고
길어야 한다고 믿나보다
결혼 초기엔 두 분과 전화를 마치고는
아내는 당황스럽다고 했다.
묻는 말에만 답해주시는 두 분의 전화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
요즈음은 며느리의 불만을 아시는지
어머니는 이제 지극히 사소한 것 까지 물어주신다고 한다.
난 오늘도 그런다
[건강하시죠] [ 별일 없으시구요] [감기조십하시구요][그럼 또 전화드릴께요] 이고
당신들은 [응] [너도] ... 정도이시다.
그런데도 나는 할 말은 다했다고 믿는다.
언젠가 당신들도 그렇다는 확답을 받은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전화를 받는 순간 수화기를 통해서 들려오는 당신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멀리서이지만 당신들의 건강 상태를 바로 알게 되고
이미 난 무슨 얘기를 해야하는 지 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에 대해 많이 여쭈시고 당신의 안부를 전해달라는 것은
이미 당신들에게는 아들 며느리보다는
당신들 손자/손녀의 목소리가 더 힘이 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 아들 전화는 쉬 잊는데 아이들 목소리는 몇 날을 감싸준단다 )
내일은 아내랑 가까운 산을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오랜만에 둘만의 산행이라 남다른 기분이겠지요.
언젠가 처럼 3대가 함께하는 온가족 산행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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