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보았다. 

퇴근해서 고르고 고르다가 만난 영화로 일단 나쁘지 않았다. 
영화의 배경은 과거 한국에서도 일어났던 사건이었다. 이 영화는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풍족한 부가 아니라 함께하는 시간과 추억이라고 말한다.

가족은 같은 시간을 같은 곳에서 함께 보내고 살아간다. 그래서일까? 가족은 함께 살면 서로를 닮아간다. 전혀 남남이었던  부부가 서로를 닮아가듯이.

전형적인 일본 영화의 흐름과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そして父になる 소시테치치니나루)는  2013년 공개된 일본의 드라마 영화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감독하고, 각본을 썼다. 이 영화는 병원에서 자식이 뒤바뀐 이야기를 토대로 한 작품이다. 후쿠야마 마사하루,  오노 마치코릴리 프랭키마키 요코가 출연.

<줄거리>

주인공 료타는 아름다운 아내와  똑똑한 아들을 둔 성공한 건축가 비즈니스맨이다.

영화의 시작은 사립학교 입학 면접장면으로 시작된다.

가벼운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져본 적 없이 살아온" 성공한 비즈니스맨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아내 미도리(오노 마치코 분), 마음 곧은 아들 케이타(니노미야 케이타 분)와 함께 바쁜 나날을 보내는 아빠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건축가이고, 아내는 결혼을 하면서 함께 일했던 건축일을 그만 두고 전업 주부의 삶을 산다

아이가 6살이 된 어느 날. 아이를 낳았던 시골 병원으로 부터 믿기지 않는 소식을 듣는다.  아이둘아 뒤바뀌었다는 것 즉 아들 케이타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설마했던  친자검사 결과 정말로 생물학적 아들이 아니라고 밝혀진다.

"6년 동안 키운 아이가 내아이가 아니었다니"

내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만해도 정말 아찔해집니다.

케이타가 자신의 아들이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날에 료타는 '역시나... '라는 말을 무의식적으로 내뱉는다. 이 영화의 앞을 미리 보여주는 일종의 복선이었다고나 할까?

항상 1등만을 해왔던 자신과 달리 승부욕이 없는 케이타를  보면서 '누굴닮아 저럴까?" 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료타이기 때문이다. (학교 면접에서 아이의 장점과 단점을 묻는 질문에 한가지로 장점이자 단점을 얘기할 때 속마음을 드러내 보인다.)
6년간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낸 아내는 절망하고,  6년 동안 가족과의 시간보다는 일에만 매달렸던 남편(료타)은 더 큰 실망을 한다.  완벽함을 추구해온 자신이기에 아들에게도 완벽함을 원했지만 잘 되지 않았었다.  내 느낌상 실망과 절망의 차이처럼 두사람의 시각의 온도차는 극명하게 달랐다.

이 사건 즉  친 아들이 아니라는 사건 앞에서 부부는 각자 달리 이렇게 표현한다.

아내 : 어떻게 몰랐을까. 나는 엄마인데.
남편 : 역시 그랬었구나.

남편의 이 한마디는 아내에게 큰 상처가 된다. 아들의 완벽하지 못함이 자신의 피를 이어받지 않은 아이였기에그렇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남편. 그에게는 진정 아들에 대한 사랑이 있었던 것일까? 결국 아내는 이 사건 보다도 더 큰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다.

료타는 진정 아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른다.  당연히 아들이 아빠를 얼마나 사랑해왔는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료타는 고향으로 자신의 부모를 찾아간다. 그는 어린시절 부터 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을 키워준 계모가 있지만 어머니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름을 부르며 살아왔다. 그런 가정 환경은 주인공을 무뚝뚝한 아버지로 만들었을 것이다. 료타의 계모 노부코는 마음 따뜻하고, 료타를 사랑하는 새어머니이지만 료타는 이를 둘러싼 복잡한 감정 때문에 그녀를 어머니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후 점점 부모로서 많은 것을 깨달은 료타가 전화를 통해 이를 사과하고, 용서를 빌지만 그녀는 너와는 심각한 이야기가 아닌 좀더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어머니로서 순수한 애정을 고백한다.

료타의 아버지는 손자에 대해 말한다.
'아이는 점점 커가면서 상대방의 아빠를 닮아갈 것이다.  피는 중요하다. 그것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 '

평소 아버지를 부정했지만 료타는 아버지의 말에 생각을 정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바꾸기로 결정을 내린다. 

아내는 상의도 없이 케이타를 친부모에게 보내기로 결정한 남편에게 또 다시 상처를 받는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친자인 '류세이'를 키우고 있는 '유다이'와 그의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낙후된 군마현에서 세자녀를 키우기 위해 알바를 하는 아내와 간간히 벌어먹는 수준의 허름한 전기상회(전파상)을 운영하면서도
 '내일 할 수 있는 일을 오늘 하지 않는다'라는 주의를 당당하게 떠벌릴 정도로 게으르며, 진지한 이야기 중에도 위자료에 대한 말을 먼저 꺼내는 마치 기둥서방같은 유다이의 겉모습에 실망하고, 동시에 이를 우습게 본 료타는 직장상사가 그냥 둘다 키우는게 어떻냐는 제안을 하자 그 말을 그럴듯하게 여겨 원래 아들은 물론, 친자까지 다 거둘 생각을 한다. 처음에는 사이키 가에게서 양육권을 박탈할 생각을 하지만 변호사 친구가 그건 진짜 막장 집안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하자 돈을 주고 데려오기로 한다.

하지만 유다이는 경제적인 면에선 부족하지만 가정적으로는 매우 훌륭한 아버지로, 진심으로 아이들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그들의 시각으로 볼 줄 아는 선량하고 끈끈한 가족애를 지닌 인물이었다.  유다이 역시 료타를 만나며 료타의 양육 방법이나 가치관이 잘못된 부분이 있음을 느껴가고, 아버지 노릇을 귀찮아하면 안된다, 아버지 노릇도 자기 자신이 해야지 다른 사람은 해줄 수 없는 일이다 라고 충고를 한다. 이후 장인 어른을 위해 카레를 포장하던 중 료타가 홧김에 돈은 달라는대로 줄테니 둘 다 자신에게 달라고 하자 료타의 머리를 때리며 아이들은 돈을 주고 사는게 아니라고 화를 낸다.

두 가정은 고민 끝에 아이를 서로 바꾸기로 결정을 합니다.그라고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비밀을 숨긴채 서로 적응시키기로 합니다.

어찌되었든 주1회 바꿔 지내보는 것을 시작으로 아이들을 바꾸기는 합의를 보는데요.  그렇게 아이들은 진짜 부모들에게 보내지게 된다. 

여기에 두 가정은 극명하게 대비를 보이는데...

이게 보이는 시각적 차이이고 가족에 대한 이 영화의 주제이기도 하다
 
건축가인 료타는 아들과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해 서로 어색하고, 아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반면에 전기상회를 하는 남편은 돈은 많이 못 벌어 가난하게 살지언정 늘 아이둘 관점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보낸다. 

돈은 많지만 가족과의 시간이 적은 아버지와 돈은 없어도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버지! 

아무튼 아이들은 부모를 바꿔서 지내는 연습을 시작한다. 서로가 극단적인(?) 다른 환경을 살아온 아이들은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그러는 와중에도 케이타는 류세이네 집에 가서 북적북적하고 넉넉치는 않지만 가정적이고 다정다감한 아빠의 모습에 다복함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평소 아버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오던 진짜 아들 류세이는 새로운 아빠 료타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급기야 원래 집으로 몰래 가출을 한다

이에 료타가 류세이를 데리러 온다.

이때 케이타는 아빠가 자기를 데리러 온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지만 자신은 보지도 않고 오직 류세이만을 데려가는 예전 아빠를 보며 방 한구석에서 실망을 한다

이 장면은 내내 너무 가슴아픈 장면이었다.

어찌되었든 료타는 지난 날 자신의 행동에 후회를 하고 아이에게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 마음을 연다

류세이도 점차 적응을 해가고 료타의 아내도 자신의 진짜 아들을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노력을 하며 가까워질수록 6년간 함께 한 아들 케이타에 대한 미안함도 동시에 싹트기 시작한다.

엄마는 어느날 밤 눈물을 훔치며 말한다

류세이가 점점 사랑스러워진다고...
그럴수록 케이타에게 미안하다고..

이게 현실일 것 같다.

그런데 어떻게 요즘같은 시대에 아이가 바뀌는 실수가 일어날까?

 그것은 잘 살고 행복해 보이는 로타 부부에 대한 시기심으로 간호사가 고의로 일으킨 일이었다. 간호사는 이혼한 유부남과 결혼을 했지만 불행한 삶을 살면서 자신의 삶을 비관했고 이로 인한 불행했던 자신의 처지에 비해 행복해 보이는 로타 부부를 보고서 질투심이 일어 이 행복한 가정을 파괴하고자 두 아이를 바꾸었다고 고백한다.

인간의 마음이란 때때로 이렇게 추악해질 수 있다.  즉 불행은 언제나 누군가와 비교에서 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교과서와 달리 현실 속에서 주어진 삶에 만족하고 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남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살진 말아야하는데...

영화의 결말은 열린 결말입니다

료타는 어느날 아침 과거의 아들이 자주 사용하던 카메라를 보게 된다. 그 속에는 자신을 몰래 찍었던 수많은 사진들이 담겨있었다. 그 사진들을 보며 그는 그 동안 자신을 사랑해주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스스로를 반성하고, 아들에 대한 사랑을 느낀다.
케이타를 만나고, 되찾기 위해 유다이의 집으로 돌아간 료타였지만 자신을 매정하게 버린 료타에게 상처를 받았던 케이타는 "아빠 따위 아빠가 아니야."라면서 료타를 피해 도망친다. 그런 케이타를 한참을 쫓고, 따라간 끝에 료타는 그동안 케이타에게 너무 냉정하게 현실을 강요했다는 것과 소중함을 깨달았다며 고백하고 "그래도 6년은 네 아빠였어."라며 케이타에게 용서를 빌고 눈을 맞춰줌으로써 화해하게 된다.

그리고 유다이의 집으로 돌아간 료타와 케이타는 이번에는 누군가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유다이의 초대에 응해 집으로 함께 들어가는 것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그렇게 영화는 끝났다

두 아이가 원래의 가정으로 돌아갔는지는 결말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전개된 흐름상 다시 케이타를 데리고 돌아갈 것이며, 앞으로도 두 집은 이대로 남으로 남는 것이 아닌 유다이와 유카리가 극중 말했던 것처럼 서로 왕래해 가며 혈육적/ 양육적 부모, 가족으로서 빈자리를 채워주며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

영화를 보면서 나 또한 지나온 시간 동안의 아버지로서의 내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가족을 위한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시간을 밖에서 보낸다. 나역시 그랬었다.가장 아빠를 팔요로 할 때 멀리 떨어져 있었고 함께하는 시간과 추억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아마 평생 내게 남을 후회일수도 있다.
진정 가족들에게 필요한 것은 돈보다는 함께 하는 '시간'과 '추억' 일 것이다. 그것은 가족이라는 유대감을 매개로하여 사랑을 만들어주는 필수 요건이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게 행복일수는 없다. 물론 돈이 많으면 행복을 뒷바침해 줄수는  있겠지만 필수조건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다.
어느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버지의 역할에서 제대할 나이가 되었지만  진정 가족을 사랑한다면 돈 몇푼을 더 벌기 위해 회사와 직장에서 머물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그 보다 더 소중하고 가치있는 지금 가족들에게 달려가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보고 함께 할 추억들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나를 필요로 할 시간에 함께하지 못했다. 이제 그 지나간  시간들을 돈 몇푼으로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노력해서 아이들의 기억속에서 언제나 함께 했던 아버지, 기댈 수 있는 친구같은 아버지, 함께 공유할  추억이 많은 아버지가 되려 한다.

이 영화는 이렇게 소중한 삶의 이치를 일깨워준 주말의 영화였다.

「영화중대사」

애들한테는 시간이죠.

아버지라는 일도 다른 사람이 못하는거죠.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살 수 없는 게 있어

져본적이 없으니 남의 마음을 이해할 수없지ㅡ

료타의 아버지...
다음에 올 때는 꽃 가져오지말고 술 가져와.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엊그제 꿈에서 아내는 아버지를 만났다. 평소 꿈에 보이시지 않던 분이 어머니를 좋은 곳으로 보내줘서 고맙다는 말을 여러번 해주셨는데 평소와 같이 꿈속에서도 너무나 생생하더란다.

얼마 전 어머니를 여윈 아내였기에 그 꿈은 남달랐을게다.

어머니를 여윈 슬픔까지도...

편안해지고 평안해지는 걸 스스로 느꼈다고 한다.

부모 자식이란게 이렇다.

그 꿈이 좋아서 평소에 싫어하던 로또복권까지 샀다. 복권을 사면 누구나 일등을 꿈꾸고 그 일등 당첨금을 어찌 사용하겠다는 근사한 꿈까지도 내게 전하고 약속을  했다.  평소 일확천금을 노리는 복권이라고 싫어했는데 이렇게 막상 복권을 사게되면 누구나 갖는 소소한 행복이다.

어제는 아버지 기일이었다.
아버지를 여윈 후 모처럼 만에  집안에 서로 주고받는 얘기와 함께 웃음꽃이 활짝 피고 넘쳤다.

어머니도 묵은 체가 내려가신 듯 얼굴에 햇살이 들고 화색이 돋았다.
다시 이 곳으로 올라오는 길에  어머니를 살짝 안아드렸다. 그리고 오랫만에 웃음 꽃이 피었는데 이는 '아버지가 어머니께 주시는 선물'이라고 말씀드렸더니 더욱 더 좋아하셨다.

아래 글은 이메일로 전해받은 글로 위와 같은 가족의 사랑에 대한 느낌을 잘 표현한 글이라서 옮기고 기억하려고 한다.  제목은 좀 그렇지만 실제 내용은 가족간의 사랑에 대한 내용이다.

「이하 동아일보 고미석 칼럼」

■ 가까운 사람 사랑하기가 더 어렵다.

가까이 지낸 이의 남편이 지난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문상 간 나에게 지인은 담담히 지난날을 들려줬다.

손쓸 방법이 없다는 의사의 선고를 받은 날부터 작별할 때까지 46일간 대소변을 받는 상황에서 간병인을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단다. 그는 물론이고 결혼한 두 아들도 직장에서 퇴근하는 길로 병실에 다시 출근해 거의 3교대로 밤을 새웠다. 식도암으로 필담만 가능했던 중환자에게 한밤중에도 호흡곤란 같은 돌발 상황이 닥칠까 봐 불침번은 필수였다.

그 모든 일이 종착지에 이른 상가에서 지인은 말했다. 고통의 나날이었으되 온 가족이 함께한 시간은 축복으로 남아있다고.

어느 날 병실에서 아들이 아버지에게 물었다. 지금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환자는 종이 위에 ‘엄마’라고 썼다.
“할머니가 제일 보고 싶어?” 아들이 되묻자 아버지는 빙긋 웃으며 “너희 엄마”란 표정으로 힘겹게 손을 들어 곁의 아내를 가리켰다.
옆에 있지만 곧 헤어질 그리운 사람…. 달라도 너무 다른 남편과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지긋지긋하게 다투던 아내는 그 순간 그 한마디에 모든 생채기가 치유되었다고 회상했다.

잃고 난 뒤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 건강뿐일까. 가족도 그렇다.

늘 곁에 있기에 익숙한 탓인지 내 편이 되어주는 가족의 의미, 가족의 일상을 찬찬히 돌아볼 기회는 거의 없다.

 최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TV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가족문화의 단면을 엿보게 한다.

결혼 이후 여성에게 보다 많은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이 사회의 불합리한 관행을 조명했다는 관찰 예능이다.

즉, 며느리 눈높이에서 이른바 ‘시월드’와의 관계를 되짚는데 지난주 남북 정상회담에 밀려 결방된 것이 검색어 순위에 오를 정도로 화제 만발이다.

카메라는 남달리 고약한 시집살이가  아닌, 지극히 평범한 집안의 속내를 비쳐준다. 신혼이든 만삭의 며느리든 시집 부엌을 벗어나지 못하고 앉으나 서나 안절부절 전전긍긍. 마치 지도자 앞에 선 북한 관리들 못지않은 거동인데,

여기에 철없는 남편은 “다 마음에 달린 거야” “스트레스 받지 마라”라고 거들고,

시어머니는 “나도 며느리고 너도 며느리고, 풍습대로 해야지” “지금은 살기 좋은 세상이여”라고 못 박는다.
 
여느 가정의 이 ‘흔한’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댓글에는 ‘비혼 장려 프로그램’이란 평이 출몰하고,

미혼 여성들은 ‘손님도 가족도 아닌’ 처지에 공분을 표시한다. 막상 이런 반응에 가장 억울한 이들은 출연한 시어머니들이 아닐지 싶다.

자신이 요구한 ‘업무’ 강도나 수준은, 예전 자기 경험에 비추면 그야말로 조족지혈.

그런데도 자신의 별스럽지 않은 언동에 왜 며느리는 눈물을 삼키고, 생판 모르는 남들이 반발하는지 어리둥절했을 터다. 

TV 속 ‘이상한 나라’의 시부모 아들 며느리 시누이 등 각 구성원이 TV 밖 시청자에게 일깨워준 것이 있다.

똑같은 상황도 자신이 선 자리에 따라 해석에 엄청난 괴리가 있다는 점.

이를 인정하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데서 고부 관계를 포함한 가족 분쟁 해결의 첫 단추가 끼워져야 하지 싶다. 

한 가정이 누군가의 불만과 한숨, 혹은 누군가의 권력 행사로 유지된다면 위장된 평화에 불과하다. 부모 자식과 부부 관계에서 사랑의 이름으로 포장된 횡포가 얼마나 의도치 않은 깊은 상처를 낼 수 있는지 돌아봐야 할 이유다.

이상한 나라에서 ‘행복의 나라’로 가려면 무얼 더 할지가 아니라, 지금껏 해오던 무엇을 하지 않을지부터 고민함이 우선 아닐까.
담배 끊듯, 술 끊듯 말이다. 

인류를 사랑하는 것보다 가까운 사람 사랑하기가 더 어렵다 했다.

그 어려운 시험에 드는 5월. 마음은 사라지고 형식만 남은 것일까.

어린이날 어버이날이면 외식과 선물로 저마다의 알리바이를 만드는 것이 풍습처럼 된 지 오래다. 그렇게 가까스로 면죄부를 획득했다 쳐도 그것이 다시 사랑의 부재증명으로 돌아온다면?

온 세상이 남북 화해 분위기에 떠들썩한 이 순간에도 결국 개인의 삶에서는 가족 내 갈등과 반목을 푸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화두다.

가족끼리 허물없다고 인간관계의 기본을 무시하면 가정의 안보가 위협받는다.

최고의 방책은 ‘내가 대접받기 원하는 대로 대하라’는 황금률보다 ‘상대가 바라는 대로 대하라’는 백금률의 실천이다. 

힘들수록 힘이 되는 가족은 진정한 소통에서 출발한다.

‘즐거운 나의 집’과 ‘즐거운 우리 집’의 공존,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고미석 (동아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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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누가 더 행복할까?

다향한글사랑
2013. 3. 19. 9:15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으로 적어 봅니다.

멀리 한국 여수에서 동료들이 카톡으로나마 꽃 소식을 전해오고 있습니다.

목련이 치고, 벚꽃이 피고,
매화가 피고
온 천지가 꽃물 들 때

우리 마음도 그대로
꽃물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 3월 20일은 아들의 육군 훈련소 수료식입니다. 저는 멀리 중국에 있어 가지 못하고 아내가 아들의 어깨에 작대기 하나를 달아 주어 이제 정식 군인이 될 것입니다.
 
아들이 계급장을 달고 거수 경례로 답례를 하면 아내의 눈에는 살짝 눈물이 고일 것입니다.
 
군대 가기 전에 아들 녀석이 성에 차지않아서  때로는 힘들어 하기도 했지만 그 마음 깊은 곳에 아들 사랑이 어디 저에게 비하겠습니까?

그 넘쳐나는 사랑으로 인하여 묻어난 아쉬움 때문이었겠지요.

아들이 아파할까 봐 사랑하는 마음도 살짝 묻어 두었던 것을 내일에는 있는 그대로 표현해 주기를 바래 봅니다.
 
                 <130319>


내마음의 서시
                               박완규

길을 가다가 길가에 핀 
꽃 한송이를 보고
너 참 예쁘구나 라고 말하면

꽃이 행복 할까요 ? 
내가 행복 할까요?

오늘 만나는 사람마다
'당신 참 예쁘네요.' 하고
말해 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꽃처럼 예뻐질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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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광주 무등산 증심사 내 무료찻집>

 

오늘 아내에게서 카톡이 왔습니다.

아내의 전화는 스마트 폰이 아니라 카톡이 안되는데

아들녀석 군대가면서 남긴 핸드폰이

와이파이 존에서는 스마트 폰 기능이 된다고 하니

카톡 기능만 사용하고 있나 봅니다.

군대가는 사람의 핸드폰은 사용정지가 되면서 요금을 내지 않습니다.

저는 국내 폰을 중국에 가져와 정지하니 4,000원을 내고 있는데

군대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혜택을 주나 봅니다.

 

전화를 거니 딸 아이가 받습니다.

몇 마디 얘기를 나누니 아내는 천안에 다녀오는 길입니다.

아내의 큰 조카의 아이 돐잔치이니 손자가 되겠네요.

벌써 할머니인가 ????

 

옛 글하나 뒤지니 딸 아이 8살 때의 얘기입니다.

 

 2002년 9월 경이니...벌써 11년 전 입니다.

 

       <130413>

  



"서울 가족에게 하루 한번 목소리 듣기"

멀리 근무지를 지방으로 옮긴 후 주말 부부 생활을 시작하면서

스스로 약속할 때 처음에는 "전화하기"였는데 이내 목소리 듣기로 바꿨습니다.

전화의 목적이 목소리를 듣는 것이기에 그렇게 변경을 하였습니다.

스스로 정한 거라 큰 의미는 없지만...
 
전화를 걸면 가장 반갑게 맞아주는 이는 역시 딸 아이입니다.

중1 이라 분명히 그 또래의 우울모드도 있을건데

언제나 밝고 맑은 목소리에 나도 금새 물들게 됩니다.

아들 녀석은 예고 간다고  학원 다니느라  통화가 어렵고

그러다 보니 밝은 목소리의 딸 아이에게 먼저 전화를 걸게 됩니다.

방금 통화를 끝내고 나서 옛글 하나를 읽었습니다.

이제 중1로 키는 엄마보다 훨씬 컸지만 아직도 제겐 어린 아이입니다.

그래도 내겐 고민을 해결해주는 마술사 이기도 합니다.

               <080728>

 



-------<딸 아이의 비밀편지함>------



 여덟살 딸아이가 아빠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 

       [아빠 무슨 고민 있어요.
          우울하게 보여요 ]

속을 들킨듯하여 억지 웃음을 보여주면서 

  [아냐 괜찮은데... 그렇게 보여? ] 

  [예! 아빠 어제 할머니 집에서 오실 때 부터 예요] 

   [괜찮은데... ]

 


그러자 딸 아이가 조용히 다가와서 말합니다.
 
  [아빠 고민 있으면 적어서 제 비밀의 편지함에 넣어두세요 ]

  [... ... ...]

  [그러면 제가 해결해 드릴께요. 알았죠!]


여자애라 남다른 면이 많았고 
언제나 아빠 편이라 제 엄마가 시샘할 정도인데 

그 마음이 너무 너무 예뻤습니다. 
 

그로 인해 이미 절반은 해결된 듯 합니다.

난 딸 아이를 조용히 안아 주었습니다.

          <0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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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이번 주에는  한국에 들어갑니다.
비록 짧은 일정이지만 만 8개월 만에 오곳하게 가족을 만나는 휴가입니다.
아들 멀리 보내고 혼자 사시는 어머니도 뵙고

(동생 말로는 아들 온다고 벌써 목소리가 들드더랍니다)

혼자서 고3 딸 아이 뒷바라지로 고생하는 아내와 딸 아이

그리고 군에 간 아들 녀석도 만납니다.
마침 운이 좋게도 돌아오는 전날 아들 녀석이 휴가를 받아 부산에서 서울로 온다고 하니
마지막 날인 그 날은 아들 녀석에게 온전히 내 시간을 맡겨주려고 합니다.
함께 영화도 보고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면서 그 녀석이 풀어놓을 얘기 보따리도 들어주고

기회되면 그 짧은 시간에 나보다도 실력이 고수라는 당구도 함께 치고
그렇게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헤어질 때 부탁보다는

내가 아들에게 약속을 하려고 합니다.
아빠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

 

가정도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아도 하나의 조직이자 작은 사회입니다.
조직과 사회는 구성원들이 서로 믿고 배려하고

특히 리더는 솔선수범해서 타의 모범을 통해 본을 보이므로서 자연스럽게 존경받으므로써

조직의 구성원들이 신뢰하고 뒤 따라오도록 솔선수범하는 것입니다. 

일반 조직의 리더처럼 가정에서도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은

아버지의 헌신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아버지를 보아도 이에 딱 맡는 말입니다.
무뚝뚝하셨지만 마음 속에서 미처 표현하지 못휴가 때 하신 사랑과 헌신을

나이들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그 때가 너무 늦었지만...

 

아이들은 아버지의 지위나 권위에 비례해서 아버지를 대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삶 속에 배어있는 희생과 사랑이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희생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전해주듯이 아버지의 자리가 결코 쉽지 않다는 뜻이지요.

 

저 자신도 우리 가족의 가장이기에
내 가족에게 존경받는 가장이자 아버지 그리고 남편이 되고 싶지요.
그렇기에 아이들이 나를 통해서 올바른 마음가짐을 갖게되고
무언가를  배운다면 부족한 내 삶이지만 그래도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 아내를 통해서 아들 녀석의 마음 속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군대가 주는 선물이라해도 그 전해 듣는 말에서 그 마음 씀씀이가 예뻤습니다.
그 마음에 함께 마음 맞춰주는 휴가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1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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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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