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여운
신영복교수님의 별세 소식에
한글사랑(다향)
2016. 1. 16. 12:16
나의 예전 다음 블러그에는 오래전 부터 선생님의 주옥같은 글이 올려져 있다.
그중에서 책을 처음 보면서 가장 전율에 떨게 만들었던 글귀다.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의 열 가지 스무 가지 장점을 일시를 무색케 해버리는 결정적인 사실,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신영복]성공회대 교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작가, 2016년 1월 15일 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