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KBS 방송  " TV 책을 말하다 " 라는 프로그램이 있는 지 궁금하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도 월요일 늦은 밤으로 기억한다.

서울 본사 근무할 때 매일 늦게 퇴근해도 월요일은 약속이 비교적 적어

그나마 여유가 있던 날들로 이 프로그램을 졸리는 눈을 비벼가면서 즐겨 보았을게다.

 

갈수록 실물로 보는 책이 줄어들고, 범람하는 인터넷 쓰레기(?) 정보에 현혹되다 보니

내 주위에 있던 책들은 대부분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그나마 남은 책들도 먼지들로 쌓이는 장식품화 된지 오래되었다.

 

그 당시 바쁜척하며 사는 날들이라

사람사는 이야기인 소설이나 마음을 일깨우는 시 등을 잊은듯 살면서

그래도 돈들이지 않고 별도로 긴 시간을 내지않아도 되는 편리함에 익숙함처럼

그렇게 그 프로그램에 반한 것이다. 

마치 내 자신이 그 프로에서 소개되는 책을 읽는 듯한 착각 속에

때로는 각색된 감동일지라도 내게는 색다른 감동으로 다가와 늘 즐겨 보곤 했었다.

비록 요약된 인스턴트 책보기라 해도 괜찮고 좋았다.

 

중국으로 발령받아 올 때 책 보따리를 싸면서 생각했다.

비록 집의 짐을 줄이느라 중국으로 보내는 짐에 묻혀 온 책들일지라도

"중국 가면 책 좀 보겠지"하고 내심 기대도 하고 작심도 했다.

그런데 이쯤에서 되돌아 보면 지난 2년 반 동안 내가 읽은 책이 채 30권이 못된다.

한국에서 오는 손님께 부탁하거나 내가 한국에 갔다가 다시 들어올 때 사온 두세권씩

그리고 아내가 사온 책에다,  어느날 문득 책장을 무심코 보다가 마음가는대로 제목에 Feel이 꽂혀 책장에서 꺼내어 든 정도이니... 어쩌면 스무권도 많은 셈이다.

 

이번 항주 출장길에 짐을 꾸리다가 욕심내어 두권의 책을 가방에 넣었는데

그나마 그중에 한권을 읽을 수 있었다.

비록 두권 다 보지는 못 했지만 한권이라도 읽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나이들어 눈이 침침하느니,

좀 읽으면 눈이 피곤하느니 하는 핑게가 무색할 정도로 

 제법 긴 시간을 할애하여 책을 읽을 수 있었으니

이제는 이런 핑게거리를 뒤로하고 위의 핑게섞인 부담을 덜고서

마음에 드는 책을 읽을 수 있겠다는 마음의 위로를 더한다.

 

공항에서, 비행기 안에서,

그런데 내가 책을 보는 동안 내 주위에서 책을 보는 중국 사람을 보지는 못했다.

오래 전 우리 모습이기도 하다.

언젠가 일본 출장길에 지하철이든 시내 버스든, 아니면 쉴만한 자리라도 있으면

그들은 늘 손에 책이 있었다. 하다못해 만화 책이라도...

그게 부러웠는데 우리 나라도 이제 제법 책읽는 사람들이 늘기는 했다.

 

난 그래도 책을 제법(?) 많이 본 편일게다.

정독이냐 다독이냐 고 묻는다면 답이 망설여지지만 애써 답을 구하면 다독에 가까웁다.

국민학교 4학년 시절 도서관에서 주위가 캄캄해지는 시간까지 책을 보았다.

언젠가 어머니께서 학교에 찾아 오시기 까지 했으니...

그래서 눈이 나빠진 것일까? 난 그렇다고 믿어 왔다.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생 시절에도 책을 많이 읽었다.

언젠가 책이 보고싶어서 세계문학 전집류를 덜컥 샀다가 어려운 형편에

힘드신 아버지를 더욱 힘들게 했던 기억도 새로웠다.

그래서인지 회사에 입사하고서는 쥐꼬리 봉급의 일정부분을 떼어내어

책을 사는 습관을 들이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에 그만두게 되었다.

아마 내가 쓸 돈의 비중이 현저히 낮아졌을 때 부터...

그 비중이 아이들의 책이나 참고서 사는대로 옮겨 가지 않았을까?

 

내가 사고 읽은 책도 나름 흐름이 있었는데

십년전 부터는 자기 계발서적을 일절 끊고 인문서적에 심취하게 되었다.

아마도 이제 내 자신의 계발에 대한 한계를 인식했기도 하고

생활의 관심이 '성공'에서 '행복'으로 바뀐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일게다.

 

 

예전 TV 프로그램을 검색하니 요즘 새로 생긴 "TV 책을 보다"라는 코너가 검색된다.

똑 같은 프로그램을 이름을 더 예쁘게 바꿔 부활시킨 것이란다.

아마 그 전에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외압에 의하여 없어졋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이 아닐게다.

내 경험상 CEO 급들은 다들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래도 그는 CEO 같지 않았으니 소문이 사실일 수도 있다.

매주 월요일 11시 30분 넘어서라니... IPTV에서 다시보기로

 

이 프로그램 만큼은 TV 다시 보기를 해서 봐도 될듯하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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