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사랑 노래

 

                            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문득 사라지고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 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가득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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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눈을 감고 들을 일이다.

그리고 특별히

'어제를 동여맨 편지'와 '사랑한다. 사랑한다.'라는 대목에서는

소리내어 한번 더 되어보기를 기대한다.

 

어제를 동여맨 편지 .

만일 이런 편지를 받는다면

우리는 그 순간 현재에서 과거로 돌아가

아름다운 과거에서 다시 한번 살게 되는 것이다.

 

사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랑을 해보아야 하듯이.

그래야 이별까지도 느끼게 되는 것이기에 .

 

이별에 대한 그리움에 대한 오래가 많은 것은

사랑이 그리움으로 변하는 아름다운 상처가 있기 떼문일게다.

함께 맞은 소나기 처럼

그리고 함께 걸었던 길가의 돌들에 새겨진 ....

마치 '성긴 눈'처럼'

 

아직도 우리는  

'땅어디에도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눈' 처럼

그렇게 현실에서 살아야 하겠지만.'

 

참고로 이 시인은 '소나기'로 유명한 소설가 황순원의 아들로써....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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