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휴일인데 회사에 출근해서 그동안 밀린 일 몇 가지를 정리하였습니다.

퇴근하여 식사를 마친 후 앞에서 말한  네가지 중 두가지를 실천한 후

마실 물을 끓이면서 겸사 셤사 가볍게 홍차를 우려 내었습니다.

유리 찻잔에 붉게 우려낸 홍차, 보기에도 벌써 맛과 향이 느껴졌는데

역시 저의 기대를 깨트리지 않고 그 향기가 온 방안에 퍼지면서

오랫만에 방안의 묵은 때를 씻어내는 듯 합니다.

마시자 마자 몸이 덥혀지면서 그 향에 취하는 듯 합니다.

누군가 차를 마실 다우가 옆에 있었다면 코냑 한방울 떨어트려 맛과 향을 북돋았을 것이데. ...

 

이렇듯 '한 잔의 차'는 몸을 따스하게 해주고, 방안의 묵은 냄새까지도 청량하게 만들어 줍니다.

 

물론 우울할 때는 새로운 힘을 주고, 기쁠 때는도리어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

어느 때에는 찻물이 끓을 땨 나는 하얀 김 소리까지도 정겨울 때가 있습니다.

차는 이렇듯 내 마음에 맞추어 주고 때로는 내가 그 차에 이끌려, 깊고 그윽한 향으로 일상을 윤택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 혼자만의 고요한 사색을 위한 시간을 함께 나누면서..............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나누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차 역시 아무것도 모른 채 어렸을 때 부터 시작하는 게 최고의 선인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의 차마시는 습관은 자라면서 다른 길로 인하여 잊혀졌다가도 다시 되돌아아 오는 신앙과도 같이 

한동안 잊고 살아도 어렸을 때 마시던 차의 분위기는 그들의 가슴 저민 곳에 씨앗처럼 숨죽이고 있다가

어느 날 싹을 튀운 것 처럼 다시 차의 품으로 되돌아 오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가 봅니다.

 

차를 마시다 보면 차를 통해서 비우고 버리고 채우는 방법을 자신도 모르게 알게 만들어 줍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접한 차를 홍차로 부터 알게 되었습니다.

(국민학교 시절에는 파월 장병이셨던 작은 아버지가 주신 정사각형 봉지 커피를 물에 타지도 않고

  그 진한 커피를 입에 털어 마신게 아마 커(커피)를 접한 첫기억이지만) 

고3 시절 담임 선생님이 저의 집을 방문하시게 되었는데 그 분은  가정방문시 다른 것은 준비할 필요 없이

홍차 한잔이면 된다고 말씀하셨기에 부랴 부랴 어머니께서 처음으로 홍차를 준비하여 내어 놓게 되었고

그 남은홍차는 자연스레이 제 차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대학 신입생 시절 친구 따라 들린 무등산 증심사에서 노스님이 내어준 차를 통해서

우리 차를 알게 되었고, 이런 저런 친구들과 모임으로 차를 배웠고

자연스레 광주 예술의 거리의 전통 찻집에서 밤을 지새는 날도 생기곤 했습니다.

그 당시의 습관으로 지금도 저는 콜라를 마시지 않습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그 어울림을 통해서 곁눈질로 차의 분위기에 대해서 스스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여수 내려가서는 차 공부 모임도 만들고

서울로 가서는 정기적인 차모임으로 인사동거리를 밤늦게 까지도 다우들과 배회하기도 했는데.

아직도 그 시절 모임의 형님들과 동생들은 연락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그래도 차가 주는 가장 큰 행복은 가족이 함께 마시는 차가 아닐까 합니다.

비록 가진 것은 풍족하지 못했지만, 때로는 변변한 차도구도 없이

온가족이 거실 바닥에 작은 차탁이나,

식탁에 둘러앉아 서로 차를 내려서 권하고 마시는 그 시간들이 행복이었다고 ...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오면 아이들이  이쁘고 앙징맞은 손으로 차를 내어주면 하루 피로가 싹 가시고,.

아이들도 자연스레 어렸을 때 부터 차모임에 따라 다니면서 차를 마시는 모습에 익숙해지고 

차를 우려내는 모습과 차를 덖고 비비는 제다 행사에 참여 하다보니 자연스레 차를 알게 되었다.

어린 꼬맹이 시절 자신이 직접  차를 덖고 비벼서 만든 차를 집에서 함께 마시던 제다 행사를 

지금도 잊지 않고  기억해 내곤 합니다.

제게 있어 차는 이렇게 풍성한 행복을 주었습니다.

 

"아직도 '차' 하면 격식을 차려야 하나?" 하고 묻거나 또 일부 사람은 격식을 따지곤 합니다.

그러나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하리란 말처럼 차를 마시다 보면 역시 자유로움입니다.

내가 좋아서 마시는 차이기에 내 스스로의 마음결에 따라서 '생활차'로...

 

차 역시 엄밀히 말하면 기호 식품의 하나이므로 ...

 

광주 여수 서울 그리고 다시 여수 이렇게 옮겨 다니면서 매일 집에서 마시던 차도 이곳 천진에 온 후로는

차의 본고장에 걸맞게 쌓여지는 차가 많음에도 도리어 뜸해졌다가 요즈음 다시 차를 우리기 시작했다.

물론 회사에서는 커피보다는 차를 우려 생수대신에 마신다 .

 

그렇다고 커피를 싫어하느냐?

"커피도 좋아합니다"

 

차: 엄밀히 말하면 잎을 우려내는 것을 차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대추차 같은 경우에는 차라고 말하지 않고 "대용차"라 칭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140206>

 

직장이나 집에서 간편하게 차를 우리는 법

(순전히 제 개인적으로 한국에서도 그대로 사용하던 편리한 방법임)

 

1. 원두 커피 대신 거름필터에 반발효차(황차)나 흑차(홍차나 보이차)를 놓고서

   일단 소량의 물을 부은 후 그냥 원두 커피 내리듯 스위치를 켜면 적당히 차가

   우려지는데 반드시 중국차의 경우 처음 우린 찻물(첫물)은 버린 후

   두번째 우린 후 마신다 (차의 양에 맞게 적당량의 물을 이용하여 차를 우림)

 

2. 차나 백차 또는 청차 계열 역시 위 방법대로 따르되 물이 지나치게 뜨겁거나

    시간이 오래되면 차 맛이 쓰게 되므로 그 거름필터에 차를 넣고 스위치 대신

    덮개를 연 상태에서 뜨거운 물을 바로 부어서 차를 우려내면 된다.

    때로는 1번 방법과 같이 우려내어도 괜찮은데 다른 점은  차를 우려낸 후 

    전원 스위치를 끄거나 유리포트를 끄집어 내어서 차가 쓴맛을 띄지 않도록 주의한다. 

 

3. 위 방법으로 여러번 우려내어도 무방하다(물론 첫물이 아니므로 버리지않음)

   (좋은 차일수록 여러번 우려내어도 차 맛이 약해지지 않는다) 

 

 + 참조 : 중국차는 꼭 첫물은 버리도록 한다.

            위 방법은 한번에 많은 차를 우려내므로 처음 우린 첫물을 버려야 하므로

            어느 정도 싯겨낼 정도의 물로 차를 헹궈낸다고 생각하고 우려 버린다.)

            (중국 차의 제조법이 한국과 달라 먼지나 불순물,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곰팡이나 농약성분을 제거하는 목적이다)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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