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17. 00:53 가족과 함께

목소리

 

   <성당에서 춘절에 준 성경 구절과 복주머니 장식>

 

회의중에 전화 벨 소리가 울렸습니다.

나중에 걸겠다고 말하고 급히 끊었는데

집에 퇴근 한 후에야 생각이 났습니다.

 

토요일 !

출근해서 이것 저것 고민은 많이 했는데 진척은 없었습니다.

한국은 설 명절 후 휴일이기에 보내지는 메일도 없으니 홀가분한 하루였지만.

 

중국에 와서 줄어든 것들 하나가 전화와 가톡입니다.

 

아무래도 몸이 멀면 마음도 멀어지고 관심도 멀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러나 갈수록 더 애틋해지고 궁금해지고 보고싶은 것은 사랑한다는 증거요

그러한 사람이 내게 있어 소중하다는 의미입니다.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면 멀리 전화기를 통해서도 그 사람의 미묘한 마음이 읽혀집니다.

그건 말하지 않아도 그리 전해지는 것입니다.

 

엊그제인가 딸아이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제 고3 수험생이 되어서 학과 공부에 열심입니다.

한 동안 방황(?)하고 엄마와 잦은 말다툼의 시기를 보내더니

작년 초부터 마음을 바로 세운 후 부터는 도리어 엄마를 위로해 주곤 합니다.

 

전화를 기쁘게 받더니 끝 즈음에 목소리가 잦아들었습니다.

억지로 울음을 참아내느라 울먹임을 감추는 게 눈에 선했습니다.

"아빠 보고싶어요"하면서 끝내 울먹이는 소리를 높였습니다.

딸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서 나도 잠시 천정을 보았습니다.

위로의 말을 보냈습니다.

오늘 들어보니 아내에겐 씩씩하게 말 하더랍니다. "아빠와 통화했다"고

 

엊그젠가 전한 기억이 있는데 저하고 전화를 하면 끝 말미에

내 목소리가 조금은 달라진다고 엄마에게 말하고 내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오랫만에 통화를 했습니다.

생각은 많은데도 시간이 안맞아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도

오늘은 다행히 놓치지 않고 반가웠습니다.

 

       <1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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