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통증 그리고 통증치료

 2019. 5. 31. 10:53 에 일차 등록해 놓고서 게으르다는 증거를 오늞에야 고백하는 셈이다.

아내는 말한다.

'"당신은 통증을 느끼는데 무디다." 라고
 

나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그 분들 역시 나의 무딘 통증과 구토가 없다는 점에 그나마 축복받은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엄밀히 말하면 이 통증은 정신적인 관점이 아니라
육체적인 관점으로 좁혀보는 것이고, 반면에 고통은 심리적인 관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고통을 느낀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자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의 하나로 그 고통을 참고 견뎌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 고통 역시 시간에 따라서 조금씩 변하고 엷어져가기 때문이다. 정신적인 고통 역시 인간처럼 자라고 죽는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 같다는 생각을 한다. 실제 나와 함께 쭉 자랐다가 어느날 추억이라는 아이를 낳고 사라지는 걸 여러번 경험했다.

따라서 우리가 살면서 이러한 고통을 피할 수 없기에 긍정적으로 삶의 과정에서 겪는 ‘고난’과 시련‘ 속 인간에게 보내는 응원이자 격려로 보면 더 쉽게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반면에 통증은 신체가 직접 느끼는 육체적 고통이자 아픔이라고 볼 수 있다.

암으로 진단을 받고서 아직까지는 그로 인한 통증, 즉 암성 통증을 겪고 있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내게도 마주쳐야할 벽이기도 하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어느새 나도 이미 그 경계를 살짝 넘어서있다고 스스로 느낀다. 단지 남들보다 무딘 통증감각으로 그 경계가 좀 멀리 있어 남들은 느낄 암성통증이 조금 유보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출발선이 다르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은혜이자 선물일까?

암 환자가 극심한 통증을 굳이 참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한다. 나의 주치의도 늘상 통증을 참지말고 약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게 병원의 역할중 하나라고 한다. 그 통증을 다스려야 다른 치료가 효과적이란다. 내가 봐도 그렇다. 언젠가 복통으로 하얗게 밤을 샌날, 그 다음날은 하루 종일 비몽사몽처럼 무기력하고 일상생활을 감내하기가 힘에 겨웠다.

내게 숙명처럼 다가올 암성통증.
  
특히 전문가들은 말한다.

말기 암 환자의 통증은 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파괴하는 주범이란다. 그 이유는 인생의 마지막 시기에 선 암환자들의 남은 시간, 즉 평화롭고 편안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가기 때문이란다.

그뿐만 아니라 암 환자의 통증은 그 자체로 심각한 스트레스로 작용돼 면역기능을 약화시키고 우울, 불안, 불면 등의 정서적인 고통을 유발해 삶의 의욕을 빼앗아 삶의 의지를 약하게 하여 생명 그 자체를 단축시키게 된다. 그리고 환자의 통증에 따른 고통까지 가미하여 평소의 모습과 달리 신경질이 되고 때로는 보호자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이건 내가 통증을 느낄 때 마다 만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따라서 ​적극적인 통증완화(조절)를 위해 마약성 진통제를 이용하므로써 오히려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증가한 연구보고도 있다고 한다. 통증에 시달려 다른 생각조차도 못하거나 잠을 못잔 이후의 내 개인 경험을 살펴보면 당연한 결과로 본다

얼마전 부터 간헐적(?) 통증을 미연에 잡고자 아침 저녁으로 알약 하나씩 복용을 시작했다. 아주 극소량이지만 내 몸은 곧 이에 순응 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때로는 증량도 되겠지만 그건 그때 일이다.

지금 통증없이 보내면 내게 있어 이게 행복이다.

암환자 뿐만아니라 일반 환자의 통증 크리닉이 즁요한 이유다. 물론 정신적 고통까지 해결해주면 금상첨화일 것을...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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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일상을 통해 사람사는 이야기와 함께, 항암 관련 투병기록 및 관련 정보 공유를 통해 치유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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