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이라고 그것도 '봄날의 추억'이라고 제목을 먼저 정하고 보니 제법 그럴듯 해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별것 아니니 기대는 금물.

봄의 절정인 사월말에서 오월 초순의 산에는 찔레순이 한창 몸매를 드러내며 뽐낸다. 겨울을 잘 이겨낸 자랑이기도 할것이고 빨리 높이 자라서 하얀 찔레꽃을 피우고 싶어서일 것이다.

이맘때 예전에 아버지랑 함께 산에 오를 길이 있으면 그때마다 산자락에 새로 돋은 부드러운 찔레순을 꺽어 껍질을 벗겨서 아들인 내게 주시곤 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달큰한 맛이 감도는 찔레순은 그 때부터 내게는 봄날 산행길에 아버지의 선물로 자리잡고 있다.  조금 지나면 보랏빛 꽃과 함께 기다랗게 고개를 내미는 칡넝쿨의 새순 역시 꺽어서 껍질을 벗겨 먹는 재미 역시 솔솔했다.

요즘 산행길에 탐스런(?) 찔레순을 만나면 아버지의 선물을 떠올리며 추억과 함께 하나 꺽어 입에 넣곤한다.

달큼한 맛과 함께 아버지를 만나는 것이다.
이게 다름아닌 봄날의 추억이다.

아래 "꽃이름"은 무얼까?

남쪽지방에서는 이 꽃이 피면 농사에 이로운 제비가 강남에서 온다고 해서 제비꽃이고,

북쪽지방에서는 이 꽃이 필 무렵에 식량이 떨어진 북쪽 오랑캐 무리가 식량을 뺏으로 우리나라에 쳐들어온다고 해서 민초들이 부르는 이름이 오랑캐꽃이다.

서양 사람들은 정말 단순해서 꽃색깔이 보라색으로 그냥 바이올렛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같은 꽃 하나에도 이 꽃을 접하는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에 따라 이리  이름이 각양각색이다.

오랫만에 만난 제비꽃이자, 오랑캐꽃이며 바이올렛이다.

실제 남쪽보다는 북쪽에서 더 자주 지천으로 만나는 꽃이기도 하다.

이왕 지천으로 만났으니 더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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