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없는 시간을 쪼개어 병문안을 온다.
초췌한 내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병문안을 거절하지만
때로는 예고도 없이 불쑥 들어서곤 한다.

친구 한 녀석
소식을 듣자마자 멀리 여수서 한달음길
그나마 막 시작된 투병의 모습이라 다행이다.
내가뭐라고...
나도 그랬을까?
정 그 자체였다.

한 친구...
다른 일로 전화했다가
아프다는 말에
대뜸 하는 말.
염병지랄하고 자빠졌네
빨리 일어나소.
반대였다면  나도 그리 말할 수 있었을까?
난 아니었을거다.
천성이자 그 녀석만의 진심 표현이기에

한 친구가 병석에 들어섰다.
손을 잡고서는 그냥 눈물만 흘렸다.
너무 반가워서라는 말과 함께
다행히 위로와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한 부부가 다녀갔다.
동호회 회원이자 아내도 그 친구의 부인과 친해서 멀리 온 곳이다.
나를 보지않고 그냥가겠다는 데
마침  곤한 잠에서 깨어 환히 웃어주는
내모습에 안심도 되고 좋았단다.

아직도 몇몇 친구는 차마 나와통화를 못하고
아내를 통해 근황을 묻는단다.
그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전화로 안부를 묻고 싶은데
차마 목소리를 들으면.

얼마전 아내의 언니 즉 처형이 아내와 통화 중에 내 목소리를 듣고싶다했는데
여보세요 여보세요 두번이나 불러도
답은 없고 훌쩍이는 소리만 들렸다.
막상 멀리로 들리는 다 죽어가는 목소리에 차마 말문이 열리지 않더란다.

대부분 병문안 오눈 이들은 수척해진 내 모습을
바로 보는게 두렵기도 하고 실례처럼 여겨지나 보다.

이렇게 각자 다른 방식의 표현이어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 마음들이 내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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