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 나태주 -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사랑한다는 말
차마 건네지 못하고 삽니다.
사랑한다는 그 말 끝까지
감당할 수 없기 때문

모진 마음
내게 있어도
모진 말
차마 못하고 삽니다.
나도 모진 말 남들한테 들으면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기 때문

외롭고 슬픈 마음
내게 있어도
외롭고 슬프다는 말
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
외롭고 슬픈 말 남들한테 들으면
나도 덩달아 외롭고 슬퍼지기 때문

사랑하는 마음을 아끼며
삽니다
모진 마음을 달래며
삽니다
될 수록 외롭고 슬픈 마음을
숨기며 삽니다.

나태주

시인.충남 서천군(舒川郡) 기산면(麒山面) 막동리(幕洞里) 출생. 1963년 공주사범학교(公州師範學校) 졸업. 1971년 《대숲 아래서》가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1973면 《대숲 아래서》(47편 수록)라는 제1시집을 내놓았다. 주요작품으로는 《대숲 아래서》 · 《보리추위》 · 《가을 서한(書翰)》 등이 있으며, 현대시의 난해성(難解性)을 탈피(脫皮)하면서 전통적(傳統的)인 한국 서정시를 계승(繼承),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새여울」시동인회(詩同人會) 회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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