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1. 22:58 한글나무

조그만 행복

운동을 마치고 옛글을 보다가 그 기분으로 올겨 봅니다.

 
(이하 옛글)
회의중에 전화 벨 소리가 울렸습니다.
나중에 걸겠다고 말하고 급히 끊었는데
집에 퇴근 한 후에야 생각이 났습니다.

토요일 !

출근해서 이것 저것 고민은 많이 했는데 진척은 없었습니다.

한국은 설 명절 후 휴일이기에 보내지는 메일도 없으니 홀가분한 하루였지만, 중국에 와서 줄어든 것들 하나가 전화와 카톡입니다.
아무래도 몸이 멀면 마음도 멀어지고 관심도 멀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러나 갈수록 더 애틋해지고 궁금해지고 보고싶은 것은 사랑한다는 증거요. 그러한 사람이 내게 있어 소중하다는 의미입니다.

전화를 걸면 멀리 전화기를 통해서도 그 사람의 미묘한 마음이 읽혀집니다. 그건 말하지 않아도 그리 전해지는 것입니다.

엊그제인가 딸아이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제 고3 수험생이 되어서 학과 공부에 열심입니다.
한 동안 방황(?)하고 엄마와 잦은 말다툼의 시기를 보내더니 작년 초부터 마음을 바로 세운 후 부터는 도리어 엄마를 위로해 주곤 합니다.
 
전화를 기쁘게 받더니 끝 즈음에 목소리가 잦아들었습니다. 억지로 울음을 참아내느라 울먹임을 감추는 게 눈에 선했습니다.

"아빠 보고싶어요"하면서
끝내 울음 소리를 높였습니다.

딸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서 나도 잠시 천장을 쳐다 보았습니다.

위로의 말을 보냈습니다.

오늘 들어보니 아내에겐 씩씩하게 말 하더랍니다. "아빠와 통화했다"고...
속이 깊은 아이 입니다.
 
엊그젠가 전한 기억이 있는데 저하고 전화를 하면 끝 말미에 내 목소리가 조금은 달라진다고 엄마에게 말하고 내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오랫만에 통화를 했습니다.

생각은 많은데도 시간이 안맞아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도 오늘은 다행히 놓치지 않고 반가웠습니다.
 
       <1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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