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짚신 ‘ 볍짚 아닌 부들’로 제작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
2004.6.20

백제 짚신은 일반적인 볏짚이 아니라 강변에 자생하는 여러해살이 풀인 부들(Typha)로 만들어졌으며, 형태도 전통적인 우리나라 짚신과는 달리 신발 바닥만 있는 구조로 일본 현대 짚신과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고대에 짚신 제작기술이 백제에서 일본으로 전해졌음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김용민)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보고서 ‘백제의 짚신’을 최근 발간했다. 책은 부여문화재연구소가 지난 1995년 이후 발굴해온 부여 궁남지유적(사적 135호)과 관북리백제유적(사적 428호)에서 출토된 백제짚신 64점의 분석을 통해 삼국시대 우리 조상이 신고 다녔던 신발과 관련된 생활문화의 한 면을 살펴본 기획·연구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백제 짚신의 출토현황에서부터, 짚·풀 문화의 민속학적 특징,짚신 유물의 과학적 보존처리 방법, 재질에 대한 과학적 분석결과 등을 담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우리 현대 짚신같이 신바닥 앞에 세운 새끼 기둥인 앞총이 없이 가는 당김잇줄로만 묶은 백제 짚신은 신발 바닥만 있는 구조였음이 밝혀졌다. 인병선 짚풀생활사박물관장은 책에 실린 ‘백제 짚신의 특징’이란 글을 통해 “백제 짚신은 현대의 신발처럼 신을 신는 것이 아니라 풀이나 나무껍질로 발을 묶어싸던 원시적인 형태에서 조금 발전한 형태였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특히 신라 짚신도 앞총은 없지만 형태면에서는 우리 현대 짚신과 흡사한 반면, 백제 짚신은 일본 짚신과 유사해 일본문화의 뿌리가 된 백제문화와 삼국통일 후 확실히 우리문화의 뿌리로 자리잡은 신라문화의 역사적인 궤적을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고 인 관장은 설명했다.재질면에서도 백제 짚신의 재료로 쓰인 부들은 현재 짚신의 주재료가 아니어서 부들 짚신은 백제 멸망후 전통이 단절됐을 가능성이 시사됐다. 거친 부들을 사용해 정교한 짚신을 제작한 것은 당시 사람들이 수준 높은 공예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란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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