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 20. 16:26 GOLF

골프의 10道。

 골프의 10도(道)

작은 내기는 골프를 즐겁게 한다. 
아무런 내기없이 골프를 한다는 것은 묵시적으로 서로의 명예(名譽)와 자존심을 건다는 것이다. 한 번의 라운드에 명예와 자존심을 거는 것은 너무도 큰 내기가 된다. 그래서 작은 금액을 배팅해 명예를 거는 건곤일척의 무서운 승부만은 피해야 하는 것이다. 내기는 골프에 필요한 집중력을 길러 주고 한 타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한 명은 내기 없는 골프는 쓸데없는 작대기질이고 허망한 산보라고 했다.

무릇 내기는 두려움을 버리고 기세를 중시해야 한다. 두려움을 느끼면 벙커와 해저드 등의 장애물이 골퍼의 사고를 지배한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과 맞서는 것이다. 하수일지라도 비굴하지 않고 고수라 해도 교만하지 않는 것.
<이를 용(勇)이라고 한다.>

언제나 품위 있게 올인 한다. 
18홀은 한 인간의 모든 것을 알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는 시간과 공간이다. 믿기 힘든 처참한 스코어를 기록해도 어떤 핑계도 대지 않는다. 양아치의 목을 베는데 한 치의 주저함도 없지만 영웅의 목을 칠 때는 하늘을 원망한다. 
<이를 예(禮)라 한다.>

버디를 사랑하기 전에 동반자를 사랑해야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캐디를 탓하지 않으며 동반자의 배려(配慮)에 소홀함이 없다. 자신의 실력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자연의 질서 또한 거스르지 않는다. 자신에게 엄격하고 동반자에 관대하다. 
<이를 인(仁)이라 한다.>
 
하수에게 겸손하고 고수에게 예를 다한다. 
골프는 학생보다 선생이 많은 유일한 스포츠다. 하수는 배우려다 병이 나고  80대를 치면 가르쳐 주고 싶어 병이 난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것은 자기 자신의 골프실력을 정확하게 아는데 걸리는 시간임을 알았다.  
<이를 각(覺)이라 한다.>

거센 파도만이 강한 어부를 만들 수 있다. 
승부는 흐르는 물과도 같은 것이며 운이란 것도 길게 보면 공평한 것이다. 버디는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며 자신을 이기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포기는 배추를 셀 때밖에 없음도 깨달았다.     
<이를 강(强)이라 한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스윙을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내기에선 자신이 추구하던 우아한 스윙을 잊고 오직 본능과 감각을 믿고 샷을 한다. 어떤 볼을 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홀을 공략하는 가가 승부의 요체다. 아름다운 스윙을 포기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임을 배웠다. 
<이를 미美)라고 한다.>

한 타를 버림으로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 
고수란 한 타를 버릴 줄 아는 사람이고 하수란 한 타를 아끼려다 하루를 망치는 사람이다. 좋은 기초는 50년을 보장하지만 기초가 없는 스윙은 5분에 한 번씩 배신한다. 기술보다 기초에 올 인하고 나쁜 그립은 좋은 스윙을 포기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이를 현(賢)이라 한다.>

내기를 즐거움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돈을 잃는 것은 작은 것을 잃는 거지만 신용을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많이 졌다고 억지로 배판을 부르지 않는다. 심하게 내상(內傷)을 입어도 깨끗하고 품위 있게 지갑을 연다. 이겼을 때는 아낌없이 전리품(戰利品)을 분배하고 즐거이 돌아선다. 
<이를 애(愛)라고 한다.>

룰을 어기지 말아야 한다. 
기량이 뛰어난 플레이어라도 성숙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면 지탄의 대상이 된다. 스코어가 좋으면 부러움을 받지만 매너가 좋으면 존경을 받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볼은 있는 그대로 플레이하며 사소한 룰까지 잘 지킨다. 
<이를 신(信)이라 한다.>
 
고수의 꿈과 이상(理想)마저 초월했다. 
내기는 그저 해탈을 위한 과정이자 도구가 된다. 자연과 교감하며 좋은 벗과 함께 하는 라운드는 취미를 지나서  인생(人生)의 일부가 되었다. 매일 깨지고 집에 가지만 언제나 가족에게 백전백승이라고 뻥을 치는 무아의 경지에 도달했다. 
<이를 도(道)라고 한다.>
 
필자가 골프를 시작하던 80년대 후반에는 작은 내기가 상식처럼 통용되었다. 세월과 함께 골프문화가 변했지만 내기가 인간에게 주는 즐거움은 변하지 않았다. 골퍼는 오직 패전의 경험을 통해서만 이기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내기를 하지 않은 골퍼 보다 내기를 한 골퍼가 실력향상이 3~5배 정도 빠르다.

인디언이 기우제를 지내면 언제나 비가 온다. 그것은 비가 올 때까지 지내기 때문이다. 내기골프에서 경지에 오르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이길 때까지 내기를 계속하는 것이다. 이것 말고 더 좋은 훈련은 없다. 승부의 한 가운데서 고독하게 서성이다 참형(斬刑)당할 지라도 맞짱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래야만 당신의 골프에도 언젠가 비가 올 테니까.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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