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밀린 메일 두개를 읽으면서 짧은 시간 이나마  내 자신에 대해 잠시나마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이 곳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그 메일 하나에는 누군가 자전거 타기를  시작하면서 올해 몇 KM 를 타겠다고 작정한 후 중간 점검을 한 내용이었다.
문득 최근 아니 얼해 내모습을 돌아보니 구체적인 목표는 없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되눈 일이 없을 수 밖에..

예전에는 무언가를 시작하면 먼저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단계별 세부 실행 계획을 세워 중간 중간 점검하므로써 만일 갭이 발생하면 나름 그 갭을 메우려 노력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구체적인 목표가 없으니 당연한 결과로 엉망이 아닐까했다. 최근들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게 있다면  딱 하나 건강 프로그램에서 한달간 80 km 달리기로 했는데 그건 목표가 구체적이기도 하고  불쌍한 아이들을 돕는 기부운동이기에 마움이 좀 더 달리 쓰이기도 하고 더군다나 중간 중간 주간 실적을 알려주니 목표에 거의 근접해 있다.

이러한 일차적 자국에 연이어 읽은 아래 메일은 내게 자극을 넘어서 채찍이 되어 주었다.

이제 일차적으로 구체적 항목을 정하고 올해말 목표치와 함께 10년 뒤 내 모습을 그리려고 한다.
 
 “나중에” 하지 말고, 지금 해!

 “만약 지금이 2007년이라면?”
 “만약 내가 10년 더 젊었다면?”

혹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는지?
이런 생각의 심리에는 과거로 돌아가면
인생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덧없다.

후배에게 “내가 네 나이라면…” 하고 훈계하는 것도 ‘꼰대 짓’일 뿐이다.

차라리 이런 상상을 해보자. “지금이 2027년이라면 나는 2017년의 나에게 뭐라고 이야기할까?” 

10년이 지난 미래 시점에서 지금의 나를 본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을까.

최근 ‘모두의 학교’(교장 소설가 김탁환)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내가 참석자들에게 던졌던 질문이다.

 ‘미래의 기억’으로 이름 붙인 이 질문은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말 걸어 보는 작업이다.

이 질문에 답하다 보면 내 삶에 유통기한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내 나이가 30대 후반이고 현재 직장에서 바쁘게 잘 지내고 있다고 치자.

10년 뒤면 40대 후반이 될 것이고, 그때는 이미 직장을 나왔거나 밀려나기 시작할 지점인지 모른다.

현재 50대 초반이 평균 퇴직 연령이니 10년 뒤에는 40대 후반이거나 더 빨라졌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미래의 시점에서 지금을 보게 되면 나에게 건강하게 몸을 움직이거나, 글을 쓰거나, 멀리 여행을 하거나, 돈을 벌거나, 남에게 도움을 주거나,

가족이나 친구와 맛있는 것을 먹고 술을 마실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 거꾸로 확인하게 된다.

미래의 기억은 시간에 대한 시각을 축소시킨다. 미래가 막연하게 무한한 것이 아니라 매우 제한된 시간이며,

지금부터 무엇인가 변화를 시작하지 않으면 10년 뒤에도 똑같은 후회나 미련을 갖게 될 것임을 깨닫게 만든다.
 
내가 처음 미래의 역사를 써본 것은 10년 전인 2007년이다.

경영사상가였던 고 구본형 씨와 2박 3일을 보내면서 2017년의 미래 시점에서 지난 10년(2007∼2017년) 사이에 벌어졌던 내 삶의 10대 풍광을 만들어 보았다.

당시 나는 2017년이라는 먼 미래 시점에서 내 삶을 돌아보았다. 그 미래의 기억 속에서 나는 시간의 자유를 누리고 있었으며,

책을 쓴 저자가 되어 있었고, 나만의 작업실을 마련하고, 목공소도 운영하고 있기를 바랐다.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된 2017년에 돌아보았을 때, 그때의 풍광들은 놀랍게도 많은 부분이 이루어져 있었다.

2007년에 그려 놓은 미래의 기억의 방향으로 지난 10년간 내 삶이 많이 변해 있었다. 

미래의 기억을 만들기 위한 단계가 있다. 

첫째는 산수.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수명은 85세, 남성이 79세이다. 여기에서 현재의 나이를 빼면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갈 날이 얼마 남아있는지 대략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인생의 마지막 10년은 아프거나 적어도 활동적이지 못하다고 쳐야 하니 10년을 더 줄여서 생각해보자.

경제생활을 하거나 직장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는 기간을 따져 보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알게 된다.
둘째,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최고의 순간을 떠올려본다. 언제 가장 성취와 보람이 있었으며 신났었는가.

미래 시점으로 가기 전 내가 어떨 때 가장 행복한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셋째, 2027년의 시점에 내 인생의 가장 신난 최고의 상태라면 어떤 그림이 떠오르는지를 구체적으로 그려본다.

무슨 일을 하고 있고, 누구와 함께 지내며,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마지막으로 2027년에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친구와 함께 지난 10년 동안의 최고의 기억을 떠올린다면 어떤 것이기를 바라는지 적어본다.

미래를 기억해보는 이유는 미래의 시점에서 지금을 바라볼 때 아쉬워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지금 내 시간과 에너지를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더 배분하기 위함이다. 
 
죽음에 대한 연구를 통해 삶의 진리를 살폈던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는 데이비드 케슬러와 공저한 명저 ‘인생수업’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마십시오.

지금 그들을 보러 가십시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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