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걸어서 출근했다. 오랜 꿈 하나를 이룬 셈이다.
사택에서 회사까지 승용차로 출근하면 고작 십여분이 채 안걸리는 짧은 거리이다.
그러나 왕복 이차선 도로를 3개 회사 직원들이 거의 동시에 이용하다 보니

출근시간대엔 제법 밀려 어쩔 때는 시속40키로에 걸리는 도어락이 걸리지 않는 경우도 왕왕있다.

승욫차로는 4키로가 못 미치는데  실제로 오늘 걸어보니  3.22 KM 거리다.

걷는 동안 내내 기분이 상쾌했다.

꼭 오랜 숙제를 하나 마치고 있다는 기분에서만은 아니었다.
그 동안 관심두지 않았던 주위 풍경도 둘러보고

길가에 핀 들꽃에 하나 하나 눈맞추기도 하면서 걸었다.

걷는 도중에 아는 분이 차창을 열고서 인사를 한다.
나도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번 공장 정기 연차 보수 기간에 평소보다 한시간 먼저 일어난 걸 기화로

아침에 걸어서 출근하기로 마음을 먹고 그 첫날인 오늘 걸어본 것이다.

기분이 좋다.
무언가 마음먹은 일을 미루지않고 마쳤을 때 기분이리라.

내가 사용하는 운동프로그램. 런타스틱 Runtastic  기록 화면이다.
물론 다른 화면에는 자세한 이동 경로가 기록된다.

 
3.22KM.    32:13

[이어서 둘쨋날]
어제는 자동차도로 옆 인도를 따라서 걸었다.
출근하는 차량들이 서행으로 길게 늘어져 있어서

이 보행 도로는 자동차 매연을 피할 길은 없없다.

알아보니 걸어서 출근 길은 크게 세갈래였다.

하나는 어제 의 그길 (도로의 인도를 따라서 걷는) 걷기...
두번째는 오늘 걸은 산 길을 걷기 ...
그리고 마지막은 방파제 길을 따라서 걷기...

뭐 걸을려고만 마음먹는다면 어찌 이 세가지 기만 있을까?

걸으면 그게 길이 되는데 ... ... ... .

오늘은 자동차 매연도 피할겸 산길을 택했다.
초행길이기에 어제보다 십여분 빨리 집을 나섰다.

사택 뒷편 산길에 접어들자

솔잎이 수북히 쌓인 길에서 솔향과 간간히 보이는 진달래로

숲길을 걷는 길이 상쾌한 기분과 함께 새로웠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예정된 일차 목적지 (사거리 지하통로)로 내려가는 길이

개인 사유지인지 철망으로 길이 막혀있었다. (아마 염소 방목용 울타리 같았는데)

그 앞에서 상당한 시간을 지체하다가

결국 어떤 아주머니의 안내 도움을 받아 산을 내려올 수 있었는데

목적지 산길이 아니다보니 도로를 약 600 M  정도 걸어야 했다.

RUNTASTIC 을 보니 그 헤매는 경로가 적나라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예상보다 20분 정도 늦게 사무실에 도착했다.

나름 초행길이라 헤맬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현실이 되자

조금은 막막한 감도 들었는데 

다시 그길로는 반복해서 출근할 수는 없으니 확인 해 볼 일이다.

 

<이어서 셋쨋날>

 

다시 걸어서 출근했다. 어제의 그 길로 다시 ...
반드시 그 사거리로 가는 길이 있을 걸로 믿고서

어제보다 십여분 더 빨리 출발했다. 여섯시 사십오분

 

아니나 다를까.

다시 그 울타리를 만나는 난관에 부딪혔다.

어제의 그 길로 내려갈려다 다시 꼼곰히 살폈다.

"이런 이런" 

그 울타리를 넘도록 보조목이 있었다.

어제는 당황하여 막혔다고만 여기고 사람드이 많이 다닌 흔적길을 따랐는데

알고보니 그곳에 길이 있었다.

 

울타리를 사뿐히 건너서

목적하는 사거리를 지나서 정상적으로 출근했다.

 

역시 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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