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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정호승시인의 시중에는 편지와 관련돤 시들이 많다.  한번쯤은 음미해 볼만한 시이다.

기다리는 편지 
                        정 호 승

서울에도 오랑캐꽃이 피었읍니다 
쑥부쟁이 문둥이풀 바늘꽃과 함께 
피어나도 배가 고픈 오랑캐꽃들이 
산동네마다 무더기로 피었습니다 
리어카를 세워 놓고 병든 아버지는 
오랑캐꽃을 바라보며 술을 마시고 
물지게를 지고 산비탈을 오르던 소년은 
새끼줄에 끼운 연탄을 사들고 
노을이 지는 산 아래 아파트를 바라보며 
오랑캐꽃 한 송이를 꺽었읍니다 
인생은 풀과 같은 것이라고 
산 위를 오르며 개척교회 전도사는 
술취한 아버지에게 자꾸 말을 걸고 
아버지는 오랑캐꽃 더미 속에 파묻혀 말이 없었읍니다 
오랑캐꽃 잎새마다 밤은 오고 
배고픈 사람들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이 
산그늘에 모여 앉아 눈물을 돌로 내려찍는데 
가난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 함께 가난을 나누면 된다는데 
산다는 것은 남몰래 울어보는 것인지 
밤이 오는 서울의 산동네마다 
피다만 오랑캐꽃이 울었읍니다 


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읍니다
날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읍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기슭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가을편지 
                    정호승 

가을에는 
사막에서 온 편지를 읽어라 

가을에는 
창을 통하여 새가 날으는 
사막을 바라보라 

가을에는 
별들이 사막 속에 숨어 있다 

가을에는 
작은 등불을 들고 
사막으로 걸어가 기도하라.
굶주린 한 소년의 눈물을 생각하며 

가을에는 
홀로 사막으로 걸어가도 좋다. 

가을에는 
산새가 낙엽의 운명을 생각하고 
낙엽은 산새의 운명을 생각한다. 

가을에는 
버릴 것을 다 버린 
그런 사람이 무섭다. 
사막의 마지막 햇빛 속에서 
오직 사랑으로 남아 있는 
그런 사람이 더 무섭다.

부치지 않은 편지
                       정 호 승 

그대 죽어 별이 되지 않아도 좋다
푸른강이 없어도 물은 흐르고
밤하늘이 없어도 별은 뜨나니
그대 죽어 별빛으로 빛나지 않아도 좋다

언 땅에 그대 묻고 돌아오던날
산도 강도 뒤따라와 피울음 울었으나
그대 별의 넋이 되지 않아도 좋다.

잎새에 이는 바람이 길을 멈추고
새벽 이슬에 새벽 하늘이 다 젖었다

우리들 인생도 찬비에 젖고
떠오르던 붉은 해도 다시 지나니
밤마다 인생을 미워하고 잠이 들었던
그대 굳이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새벽편지
                     정호승

죽음보다 괴로운 것은
그리움이었다.

사랑도 운명이라고
용기도 운명이라고

홀로 남아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오늘도 내 가엾은 발자국 소리는
네 창가에 머물다 돌아가고 

별들도 강물위에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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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오후에 잠시 서산 시내에 다녀올 일이 있어 사택에서 출발하여 서산 시내를 돌고 오는 회사 셔틀버스에 몸을 실었다.
삼성생명에 꼭 들려야 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회사에 입사해서 당시 보험 모집인 (보험설계사)인 여동생 권유로 적은 액수(당시 급여로 보면 적은 돈은 아니었다)를 십년 불입했었는데 어누새 년금 수령일이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내 나이가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수령하게 될 연금에 대한 수령 방법에 대한 약정을 해야하는데 한번 선택하면 바꿀 수 없는 년금 수령 방식이라 반드시 본인이 직접 선택하고 서명울 해야하는 이유이다.. 비록 수령금액이 많지 않은 소액이지만 기존 방식에 더하여 선택할 수 있는 약정은 여러가지로 늘려 각각의 수령방식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기에 기에 집에서 아내랑 상으의 를 했음에도 막상 서명을 앞두고서는 망설이게 되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애초 가입한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새로운 형태의 년금 수령방법이 년금 수령자를 위한 다양한 선택의 기회이기는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아무래도 회사에게 유리한 방식일지라도 막상 그중의 하나를 고르기는 쉽지않았다. 툭히 한버뉴결정하여 서명을 하면 다시는 바꿀 수 없기에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결국 애초 계약 조건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어차피 보험이라는게 결국 확률에 의한 선택이기에 가장 보편적일 방안으로...

사택으로 되돌아오는 셔틀버스의 탑승 시간이 한시간 반 가량 남아 오랫만에 서산 동부시장을 돌아보았다. 과일가게 생선가게 그리고 일반 잡화가게등을 마치 유람하듯 이리 저리 구경하다가 한 아주머니에게서 껍질을 벗겨낸 생땅콩과 서리태를 조금씩 샀다. 물론 국산이라 말하는데 믿기로 했다.
생땅콩은 쪄먹거나 밥에 넣어 땅콩밥으로 먹을 요량이고 서리태 역시 밥에 넣어 먹는 콩밥용이다. 간혹 생땅콩으로 밥을 지어먹으면 땅콩의 영양분과 함께 밥이 찰지게되고  씹히는 땅콩의 맛과 감각이 색다른 풍미를 느끼게 해준다. 껍질이 있는 햇땅콩을 쪄서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주전부리로 먹어도 영양가와 풍미가 최고이다.

그리고 시간이 남아서 잠시 지난번에 들린 터미널 앞 서점(이름이 문화서점이다) 에서 책구경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책 하나를 골랐다.

요즘 유행하는 책들이 무얼까 궁금해서 진열대 서가 사진을 찍었다.
한 중앙에 았는「인생에서 망설이면 안되는 시간 70」이라는 책이 보인다.
내용이 간결하고 실제적인 내용이어서 관심있게 넘겨보았다. 시간나면 소감도 적어볼까 한다.

한동안 시선을 두고 내용을 감상한 책이다
.  법정스님의 글에 남부군 빨치산 할머니 최순희 할머니가 불일암에서 15년 동안 찍은 사진을 곁들인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 -불일암의 사계 . 맑고 향기롭게 엮음」이라는 책을 보면서 오랫만에 법정스님과 함께 불일암을 걷다가 왔다. 최할머니는 15년 사잔안에 법정스님을 담지 않았다. 아마 누를 끼칠까 봐 담지않은 깊은 뜻이리라
책내용 자세히보기 
카페 여행.바람처럼흐르다

마치 책을 읽는둣한 기분이 들 정도로
정말 그대로 맛갈나게 옮겨 놓았습니다..

 

 

특이하게 서산시가 추천하는 소설책인데
왜 추천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다.

「아몬드」라는 소설인데 잠시  흩어 보았지만 추천이유를 유추할 수는 없었다.  서산시민에게는 특별 할인이라는  행사도 곁들였으면 추천 효과가 더 극대화될 것인데...

모처럼 시장도 구경하고
책냄새도 맡아보는 귀한 시간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한켠 그림에 서점에 사람들이 넘쳐나는 모습을 그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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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늘상 좋은 글을 만나도 실천이 어렵다.

아래 7가지 중 한두어개만 먼저 첫발을 딛어내면 쉬 될 것이다. 실제 살면서 가장  어려운 실천은 꾸준함이 아닐까 한다. 아무리 작은 일도 꾸준하면 마부작침처럼 불가능도 가능해질 것이다..

아래 7 가지는 거창하지 않고 뭔가 힘들어서 해야하는 일은 아니기에 뭐 꾸준함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번만 해도 본전치기는 할 것이다.  이렇게 쉬은 일임에도 요즘들어서 가장 어려운 걸로 변한게  있다면 내게 있어 책읽기 같다.

게으름의 극치가 아닐까?
그래도 파란색으로  현재 내  자신을 적어 보았다

 다향한글사랑

어쩌면 별것 아니지만... (옮기는 글)

1년만 실천하면 '반전 인생' 되는 팁 7가지
 
어쩌면 별것 아니지만 1년 정도 실천하면 '반전 인생'을 누릴 수 있는 팁 7가지를 적어봤다. 

거창한 목표는 쉬운 포기를 불러올 수 있다. 여기 있는 내용은 사소한 실천 방법이다. 그렇지만 꾸준히 하면 '인생 커리어'가 달라질 수 있다.

오늘부터 부담 갖지 말고 실천해보자. 눈 딱 감고 1년 만이다. 

1. 한 달에 10만 원씩 저금하기

요즘은 돈 쓰는 걸 미덕으로 여기는 세상이 되었다. 돈을 쓰라고 여기저기서 유혹하는 솔깃한 말과 정보가 넘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해도 돈을 쓰는 것 보다 돈을 모으는 것이 내 미래에 훨씬 보탬이 된다. 
처음부터 많은 돈을 모으려고 하면 얼마 가지 않아 지치게되어 결국 포기하게 된다. 위 방법은 그나마 현실적으로, 부담 없이 돈을 조금씩 모아 나가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한 달에 10만 원 정도가 실천하기 쉬운 금액이다. 그러면 1년이면 120만 원이 모여진다. 위급한 일이 생기거나, 가격이 조금 부담스러운 물건을 사야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한 달에 저금하는 금액을 '10만+α'로 설정하면 나중에 더 든든하게 활용할 수 있다. 돈을 모으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어느 정도 돈이 모아지면 '큰 돈'도 만들 수 있다. 
(나도 이십년전에 20만원씩 저금해온 게 벌써 내일 모레면 이십년이 되어간다)


2. 저녁 식사는 최대한 자제하기

요즘 저녁시간 TV를 틀면 온갖 '먹방'이 넘쳐 난다. 심지어 홈쇼핑에서도 맛있는 음식을 사달라고 유혹한다. 저녁만 되면 '원초적인' 욕구인 식욕을 여기저기서 자극한다. 

하지만 저녁시간 당신은 조금 더 단호해질 필요가 있다. 먹방이 나오는 TV를 끄고 '꽉 차지 않은' 편안한 속에 행복해질 수 있어야 한다. 아침과 점심을 넉넉하게 먹으면 저녁에 찾아오는 식욕을 어느 정도 물리칠 수 있다. 그래도 배가 고프면 과일이나 샐러드, 너트 등으로 식욕을 달래면 된다.
저녁식사를 자제하는 건 '세상에서 가장 효과가 좋은' 다이어트 방법 중 하나다. 1년 정도만 눈 딱 감고 실천해보자. 더 예쁘고 멋진 소중한 나를 위해. 

3. 한 달에 책 1권 이상은 무조건 읽기

지식은 도둑도 빼앗아 가지 못하는 '평생의 보물'이다. 돈을 모으는 것 못지않게 지식을 모으는 것도 소홀히 하면 안된다. 잘 모르는 게 많으면 인생의 풍요로움을 누리기 어렵다.  

돈을 모으는 것처럼, 처음부터 많은 지식을 모으려고 하면 중간에 포기하기 쉽다. 많은 책을 한꺼번에 읽으려고 하면 오히려 '책 읽은 습관'을 들이기 어렵다는 말이다. 
한 달에 책 1권 정도는 무조건 읽어보자. 그러면 1년에 보는 책은 12권이 된다.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적지 않은 권수다. 여유가 있다면 한 달에 '1권+α'를 읽으면 더 좋다. 
1년 정도 꾸준히 책을 읽다보면 독서가 내 일상의 한 부분이 된다. 이렇게 들은 습관은 평생 동안 유지할 수 있다. 차곡차곡 다 읽은 책이 쌓일수록 내 인생은 더 풍요로워진다. 
(예전에 가장 쉬운 일이었는데 이제는 가장 어려운 일이되었다. 이런 이런...)

4. 일주일에 1~2번 '부담 없는' 운동하기
 
운동은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동네 주변 산책, 줄넘기, 팔굽혀 펴기, 스트레칭 등 부담스럽지 않은 운동을 선택해보자. 

회수가 많지 않아도 된다. 일주일에 1~2회 정도 해도 좋다. 이런 운동량이 차곡차곡 쌓여 1년 정도 지나면 내 몸에 변화가 생길 정도의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누군가는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단시간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걸 추천하기도 한다. 물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이런 운동법은 중간에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운동은 효과 못지 않게 '습관'이 중요하다. 잠시 반짝 효과를 보는 운동보다는, 평생 운동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는 '부담 없는' 운동을 선택하는 게 더 현실적이다. 
(그나마 두어달 전 까지는... 서울 가면 그래도 한강변을 10km 달렸었는데..)

5. 수시로 메모하기

하루에도 수백가지 생각이 내 머릿속을 맴돈다. 이 가운데는 일명 '잡생각'도 있지만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굿 아이디어'도 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드는 생각은 금세 잊힌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내가 아까 무슨 생각을 했지'라고 어리둥절해 한다. 
메모장은 소중한 생각을 모아두는 저금통과 같은 존재다. 1년 정도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굿 아이디어'가 차곡차곡 모아져서 성공하는 인생을 위한 청사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메모하는 습관은 가장 돈이 들지 않으면서도, 가장 가치 있는 성공 비법이다. 
(이건 아직도 유효... 아내는 생활이다)

6. 화가 났을 때 최소 3번 참아보기 

세상 살면서 돈과 지식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인심'이다. 아무리 돈 많고 똑똑한 사람이라도 인심을 잃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인심을 사는 건 꾸준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인심을 잃는 건 한순간이다. 특히 누군가에게 화를 내면 인심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마음의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화를 매번 참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다만 화가 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 참을 수도 있다. 1년 정도 기간을 설정하고 최소 3번 정도 화를 참아보자.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은 누군가에게 이해심 많은, 마음이 넓은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면전에서 지는 사람이 나중에 '이기는 사람'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양보가 선사하는 마법 같은 일이다.  
(이건 오케이....)

7. 한 달에 1번 부모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 

효도는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하는 일이다. 평소 부모님에게 무관심하다 돌아가신 뒤 후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한 달에 1번 부모님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보자. 조금 어색하고 닭살이 돋을 수 있지만 이 짧은 한마디가 세상에서 가장 감동을 주는 효도다. 
부모님도 처음에는 "너 갑자기 왜 그래?"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속으로는 '내가 자식을 참 잘 키웠다'라고 흐뭇해 할 것이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은 내 인생에서 최고로 소중한 순간이다. 원 없이 1년 동안 이렇게 실천해보자. 1년을 넘겨도 좋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부모님을 위해.
(가능하면 매일 전화를 하려고한다. 이젠 쑥스러워도... 중국에 있을땐 자주 말했는데)
Posted by 한글사랑(다향)
 
요즘 시간나면 케이블티비에서 영화를 본다. 영화를 고르다보면 늘상 거기서 거기인데 간혹 이렇게 수작을 건지곤 한다.

오늘 본 영화는 「몬스터볼」

영화는 시작부터 끝날 때 까지 무거운 음악이 흐르고 그 음악처럼 영화 스토리 흐름도 내내 무겁다.

그럼에도 2시간이 훌쩍  흘러 지난다.

영화는 너무나 현실적이고  삶에 대한 진실이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영화였다.

74년 아카데미 역사상 흑인 여배우로서 처음으로 여우 주연상을 선사한 영화 <몬스터볼>
 
내가 생각하기에 그 당시 심사위원들도 아무리 흑인이 주인공이라지만 작품과 연기가 너무 뛰어나서 기존 통념을 버리고 여우 주연상으로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

[행크], 상처 깊은 미국 경찰관의 전형.

영화는 미국의 내재된 아픈 상처를 보여준다.
 
아름다운 나라 미국, 어렸을 때 부터 동경해온 나라이기도 하다. 물질적 풍요와 우리가 누리지 못한 자유로 인해서 미국은 늘 부러운 나라였다. (어렸을 때 자가용을 가진 집이 거의 없을 때 미국은 시골 농부도 차가 두세대라 했으니 ... 현재 우리나라도 이렇게 변해 후진국에선 예전의 내가 그리던 미국일게다)

잘 살면서 부러울 게 없는 아름다운 나라

우리는 늘상 그렇게 생각하고 믿어 왔지만 겉으로는 제 아무리 세계 초일류 강대국이라며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를 위해 적을 물리치고 그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자부하는 것 같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잘 사는 나라. 미국에도 우리네 일상처럼  외로움과 상처들이 가득하다. 어쩌면 더 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가 바로 경찰관 행크(빌리 밥 손튼)의 모습이다.
 
할아버지, 아버지(주인공), 아들 3대에 걸쳐 경찰 가문에 살고 있지만 어머니(여자)가 없는 그들은 행복하지 않다. 삭막 그 자체다.

교도관으로 일하는 행크,  그에게는 역시 교도관으로 일하는 아들 소니가 있다. 
직업상 감정을 배제하고 담대할 필요가 있지만 행크의 눈에 소니는 여리디 여린 감성쟁이 같다.  아들이 좀더 강해지길 원하기에 그런 여린 마음을 보듬어주지 못하고 늘상 차가운 충고만 하는 아버지 행크,  그리고  28살이라는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히스 레저가 행크의 아들역으로 짧게 나오는데, 아버지처럼 냉정하지 못하고 감성적이어서 가슴이 여리다. 마치 나와 아들의 모습이 짧은 시간이나마 투영되는듯 하다.

여주인공 레티샤의 남편을 사형하는 교도관으로 얄궂은 운명의 장난으로 행크, 소니 부자가 담당 교도관이 된다.

몬스터 볼, 사형수의 마지막 날
그의 파티는 교도관을 그려주는 것이었다.  사형수에게 감정이입을 한 소니는 결국 사형 집행을 하러가는 길에  구토를 하고 마는데, 그런 아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아버지. 그는 좀 더 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들에게 화를 낸다.

그런 아버지에게 늘 상처받았던 아들,
그 아들이 묻는다.

"아버지, 나를 미워하세요?"

그러자 행크는 말한다.

"네가 밉다. 정말로 밉다."

그러자 아들은 아버지에게 마지막 말을 한다.

"나는 아버지를 사랑했었다."고

그리고 자신의 총으로 자살하고 만다. 

소파에 남은 아들의 피를 행크는 닦는다. 하지만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듯이 잘 닦여지지 않아 이내 포기하고 만다. 이 장면은 슬픔과 외로움이 투영되지만 현실적으로 이해는 안되었다. 아들에 대한 생각과 사랑을 결코 지울수 없다는걸까?

사형수의 아내, 레티샤 
사형수 로렌스를 면회하면서 사형이 곧 집행될 것 같은 예감으로 사형수의 아내로써 그녀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든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정서적으로도 힘이 든다. 
그럼에도 그녀에게 아들은 유일한 희망이다. 그래서 아들이 뚱뚱한 모습이 더욱 싫다. 아들이 부족한 아버지의 사랑 대신 초코렛을 즐기고 그로 인해 90키로의 뚱뚱한 흑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에 대하여... ... .

그로인해 아들의 삶이 더욱 고단해질 걸 잘 아는 엄마의 걱정이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때론 걱정을 뛰어넘어 아들을 학대로까지 이르게 된다.
곧장 후회하면서도...
 
레티샤는 남편이 사형으로 세상을 떠난 후, 어느 비 오는 날에 일어난 교통사고로 아들이 죽어가게 되자 빗속에서 "도와달라"고 울부짓는다.
그리고 그곳을 우연히 지나치던 행크가 그녀를 도와 다친 아들을 병원으로 옮기지만 결국 레티샤의 아들은 죽게 되고 홀로 남겨진 레티샤와 외로운 행크 둘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어느 순간 레티샤가 묻는다. 

" 사고 난 그날 밤 왜 도와주었냐?" 라고

레티샤가 묻자 행크는

"그냥..도와주어야 할 것 같아서.." 라고 말한다.

아들을 잃은 두 남녀, 
서로의 상처와 상처가 만났을 때! 
또 다른 삶이 그들 앞에 놓여진...
그러나 둘은 담담한 희망을 이어간다.

처음에 만나서 둘이 나누는 대화는
흑인과 백인, 남자와 여자, 무언가 국적 대비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서로 각자 가지고 있는 상처를 통해 그들을 가로막고 있던 벽들을 조금씩 허물게 된다.
그러나 서로는  만나는 것에 너무 조심스럽다. 그리고 둘은 자연스레 사랑을 나누게 된다.

레티샤가 홀로 남겨진 외로움과 슬픔을 웃으며 울며 얘기할 때, 행크는 홀로 듣는다. 이 둘의 갑작스런 사랑은 어쩌면 둘이 가지고 있는 과거 상처에 대한 치유의 시작처럼 보인다.

행크와 레티샤,
사랑은 상처를 딛고 함께 있을 때 빛나는 것이 아닐까? 
영화는 이들의 사랑이 아직 시작에 불과함을 보여준다. 이말은 앞으로도 더 어려움에 마주칠 것을 예감하게 한다.
 
레티샤가 고이 간직한 반지를 팔아서 하얀 모자를 선물로  안고 늘 도와주던 행크의 집으로 갔을 때 처음 만난 행크의 아버지로부터 흑인 여자라는 이유로 상처를 받게 된다.
백인인 아들이 흑인 여자라 한번 그냥 즐기려 사랑을 나눴을거라고.

마침 집에 온 행크가 그간 사정을 말하려 하지만 이미 아버지의 말과 행동에 상처받은 레티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냥 떠나게된다.

행크가 레티샤가 일하는 레스토랑에 찾아가 사정도 해보지만 매몰차게 거절해 버린다. 

행크는 아버지를 요양원에 맡긴다.
그 동안 아버지라는 이유로 모셨던 이유가 이를 계기로 없어진 것이다.

요양원에서 작별인사 도중에

"행크, 나 이곳에서 죽고 싶지 않았다."

라며 애원해보지만, 아들의 단호함에 이내 체념하고

행크는 아버지와는 다른 희망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돌아와 집안을 정리하면서 방의 내벽을 하얀색으로 칠한다.
아마 조금은 칙칙함에서 밝은 하얀 색으로 방을 칠한다는 건 무언가 변화에 대한 복선이 아닐까?

영화 서두에서 사형수 남편을 면회하면서 말한대로 집이 경매로 넘어가고 압류 집행관에 의해서 짐 몇 가지와 함께 길가로 쫓겨나게 되는데 이때 행크가 그 곳에 오고 어쩔 수없이 그녀도 행크의 집으로 오게 된다. 집에 오자마자 복선으로 깔린 도배 색을 새로 칠했다고 말하면서 서로의 본심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행크의 집에서 행크의 죽은 아들 방을 살펴보면서 두 사람 모두 아들을 잃은 상처가 있기에 누구나 서로가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걸 마치 우리에게 보여 주는 듯 하다.

사랑을 나눈 후 행크가 초코 아이스 크림을 사로 간 사이  우연히 보게 된 초상화에서 남편이 죽기 전에 그려준 초상화란 걸 알게되고  자신의 남편의  사형 집행관이 행크라는 걸 알고 흐느낀다.  이 후 레티샤는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는 행크와 함께 밤 하늘의 별을 함께 보면서 행크의 눈과 밤하늘의 별을 동시에 본다.

행크의 눈과 밤하늘의 별

레티샤의 가슴에 새로운 삶의 희망을 대변해주는 건 아닐까?

영화는 둘이 함께 별을 보는 뒷모습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어둔 밤 하늘의 반짝이는 별들과 함께 마지막 자막이 흐르며 끝난다.
 
아마 이 마지막 장면에서 감독이 보여주고자 했던 메시지는 과거의 상처에 대한 슬픔과 분노가 아니라 그 상처를 딛고 함께 걸어 갈 현재의 사랑이 훨씬 가치있고  중요하다는 걸 자연스레 보여주려 했던건 아닐까?

흑진주, 할리 베리
그녀가 보여주는 섬세한 연기력은 정말로 뛰어나다.  흑인이 갖는 깊디 깊은 슬픔이 저절로 베여나는 그녀의 연기였다.
은근히(어쩌면 드러 내놓고) 여배우의 미모로 흥행을 노리는 우리 나라 영화계의 아픈 현실이지만 이렇게 깊이있는 연기를 할 수 있는 한국 여배우들도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직까지는 한국이 갖는 역사적인 어둠이 짙게 물들어 있는 현실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 영화는 너무 남성 중심이어서 대부분 여자는 조연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뭐 어찌되었든 간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74년의 역사를 이 작품을 통해 고정관념을 깨고 흑인 여우 주연상을 받은 그녀가 미국의 오랜 관습과 통념을  한번에 깨트릴 수는 없었겠지만 역사적인 첫 출발점으로 하나의 이정표로 중요했고 특히나 그녀의 연기를 보면서 아름다운 흑진주로 불리우는 배우인 이유를 저절로 알게되었다는 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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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글사랑(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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